저유가에 국산-수입차 '대형 SUV' 격돌

맥스크루즈·렉스턴 판매 확대...수입차 업계도 가세

카테크입력 :2015/10/28 13:39    수정: 2015/10/28 16:40

정기수 기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놓고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기존 강자로 군림하던 기아자동차 '모하비' 등이 유로6 적용을 위해 잠정 단종된 틈을 타 각 업체마다 다양한 모델들을 선보이고 점유율 확대에 본격 나섰다.

저유가(低油價)도 한 몫 했다. 연비가 좋은 중·소형 SUV에서 공간 활용도가 높은 대형 SUV에 소비자들의 수요가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더 뉴 맥스크루즈(사진=지디넷코리아)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맥스크루즈'는 지난달 1천101대가 판매돼 전년동기 대비 119.8% 늘었다. 전월 대비로도 162.8% 크게 신장했다.

맥스크루즈는 올 1~8월 4천853대가 팔려, 월 평균 600여대의 판매고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들어 판매량이 급증했다.

현대차 베라크루즈가 단종되고 기아차 모하비 역시 내년 초까지 유로6 엔진 개발로 잠정 단종된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마땅한 대안 차종이 없는 고객들의 수요가 맥스크루즈로 쏠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달 초 '더 뉴 맥스크루즈'를 선보인 점도 향후 판매 확대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신형 맥스크루즈는 친환경 고성능 e-VGT R2.2 디젤엔진과 스몰오버랩 대응 차체구조를 적용했다.

더 뉴 맥스크루즈의 판매가격은 2.2 디젤 모델이 3천294만~4천103만원이다. 3.3 가솔린 모델은 3천593만원이다.

신형 렉스턴W(사진=쌍용차)

쌍용자동차도 유로6 환경기준을 만족하는 고성능 파워트레인을 적용, 주행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신형 렉스턴'을 지난달 초 선보이고 SUV 명가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렉스턴은 올 1~9월 내수시장에서 3천861대가 팔려 전년동기 대비 26.9% 감소했다. 다만 신형 모델을 선보인 지난달에는 579대가 판매돼 전월 대비 32.2% 늘어나 회복세로 돌아섰다.

'뉴 파워'라는 수사(修辭)가 더해진 신형 렉스턴 W에는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e-XDi220 LET 2.2 디젤 엔진과 벤츠 7단 자동변속기가 조합을 이룬 새로운 파워트레인이 적용, 최고출력 178마력을 발휘한다. 기존 모델보다 14.8% 성능이 향상됐다. 최대토크도 40.8kg·m으로 11.2% 높아졌다.

내외관 디테일에도 변화를 줘 새로운 느낌을 부여했다. 신형 렉스턴 W의 판매가격은 2천818만~3천876만원이다.

2016 뉴 익스플로러(사진=포드코리아)

수입차업계도 다양한 모델들을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특히 폭스바겐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디젤차량에 대한 신뢰가 저하된 틈을 타 가솔린 차량이 주력을 이룬다.

포드는 대형 SUV 익스플로러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2016 뉴 익스플로러'를 선보였다. 익스플로러는 매달 국내에서 300대 이상 팔리며 수입 대형 SUV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모델이다.

지난해 포드의 전체 판매량(8천718대) 중 익스플로러의 비중은 약 34%(2천985대)에 달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2천875대가 판매되며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출시 첫 달 2.3모델은 지난달 349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전체 수입 가솔린 차량 중 메르세데스-벤츠 C200(502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10위권 내 이름을 올린 모델 중 대형 SUV로는 유일하다. 연말 3.5ℓ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뉴 익스플로러에는 개선된 2.3ℓ 에코부스트 엔진이 최초로 탑재됐다. 첨단 트윈 터보 차저 시스템과 가솔린 직분사 기술이 적용돼 기존 3.5리터 모델 대비 15% 이상 향상된 최대 41.5kg·m의 최대 토크를 나타내며 274마력의 성능을 낸다. 가격은 2.3L 리미티드 모델이 5천600만원이다.

2016 올 뉴 링컨 MKX(사진=포드코리아)

포드의 럭셔리 브랜드 링컨도 내달 초 프리미엄 대형 SUV '2016 올 뉴 링컨 MKX'를 국내에 선보인다. 2.7ℓ 트윈터보 에코부스트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340마력과 최대토크 53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지난 27일 사전 예약에 돌입했다. 가격은 6천300만원이다.

올 뉴 파일럿(사진=혼다코리아)

혼다도 지난 21일 7년여 만에 3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인 대형 SUV '올 뉴 파일럿'을 선보였다.

신형 파일럿은 높은 안전성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다. 초고장력 강판 등의 비율을 55.9% 늘렸고 신규 '3-본(3-bone)하부 프레임' 및 차세대 '에이스 바디(ACE Body)'를 적용, 충돌안전성과 주행안전성을 대폭 강화했다. 미국 고속도로보험협회(IIHS)에서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받기도 했다.

기존 모델보다 45mm 길어진 휠 베이스(축간 거리)로 3열 시트에 성인 3명이 탈 수 있고, 3열 시트를 접지 않아도 약 80ℓ의 대형 아이스박스를 싣는 것이 가능해 공간 활용도 역시 높다. 지난달 21일 사전계약에 돌입한 이후 100여대의 계약량을 기록했다. 지금 계약해도 차를 건네받는 데 최소 3개월가량 걸린다. 가격은 5천3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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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코리아도 내년 상반기 대형 SUV 'XC 90'을 내놓는다. 새로 개발된 SPA 플랫폼을 기반으로, 2.0리터 4기통 신형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로 구성된 파워트레인이 적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레저 붐에 저유가의 바람을 타고 SUV 열풍이 대형차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판매량 면에서 내수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던 기아차 모하비가 잠시 이탈한 사이 고객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한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