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IT에 길을 묻다②…친환경차 시대

VW 사태 이후 '전기차 vs 수소차' 패권 경쟁 치열

카테크입력 :2015/10/11 09:52    수정: 2015/10/11 10:02

“수소차의 판매 가격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는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기상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전무)가 지난 5월 일산 킨텍스서 열린 세계전기자동차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히자 행사장 내부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 전무의 이같은 발언은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 전무는 “오는 2020년에는 전기차와 수소차에 대한 기술적 단계가 구별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9월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안겨다 준 폭스바겐 디젤 스캔들(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친환경차 발전을 좀 더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GM의 대표 전기차 모델 쉐보레 볼트 (사진=GM)

■친환경차 시대 알린 쉘(shell)의 브랜드 가치 하락

세계 최대 에너지 및 석유화학 분야 글로벌 기업인 쉘은 최근 친환경차 시대를 앞두고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등 전조를 나타내고 있다.

쉘은 지난 5일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발표한 ‘2015년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순위에 55억 달러의 브랜드 가치로 상위 100대 기업 중 78위에 올랐다. 지난해 순위보다 13계단 하락한 결과다. 쉘의 브랜드 가치 증가율은 -12%다. 쉘은 결국 올해 브랜드 가치 하락률 상위 5개 기업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게됐다.

문지훈 인터브랜드 한국법인 대표는 6일 열린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서울 행사에서 “쉘이 최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쉘의 브랜드 가치가 12% 넘게 하락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테슬라 CEO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가솔린·디젤 한계 보여줘”

지난 9월 발생한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으로 기존 내연기관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 이로 인해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CEO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벨기에의 한 TV 매체에 출연해 가솔린과 디젤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머스크는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사건은 가솔린과 디젤의 가능성에 대한 한계를 보여준 것과 다름없다”며 “이제 새로운 기술 시대가 도래했다”고 언급했다.

테슬라 모델 X 팰컨 윙 도어 구조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테슬라)

머스크는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위치한 테슬라 공장에서 첫 전기차 SUV '모델 X' 출시 행사를 진행했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이 발생한지 직후 행사가 열린 셈이다.

테슬라는 내년 초부터 모델 X 중국 판매에 이어 준중형급 크로스오버 차량 '모델 3'를 선보일 계획이다. 테슬라의 신차 출시 계획이 점차 윤곽을 잡히면서 머스크의 리더십이 더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기차 vs 수소차’ 미래 친환경차 패권 경쟁 치열할 듯

친환경차 시대가 성큼 다가옴에 따라 전기차와 수소차의 패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현대기아차 주도의 수소차와 한국GM이 내년 도입할 차세대 볼트의 자존심 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초 수소차 활성화를 위해 대당 1억5000만원인 투싼 ix 수소연료전지 모델의 가격을 무려 43.3% 낮춘 8천500만원에 책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8천500만이라는 차값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해 현대기아차는 수소차 가격을 절반 이상 내릴 수 있는 가격 정책을 고민중이다.

현대자동차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사진=현대자동차)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 (사진 = 씨넷)

토요타도 현대차와 같이 수소차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토요타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수소차 '미라이'를 생산하는 일본 모토마치 공장 내부를 공개했다. 수소차 활성화를 위한 일본 정부의 의지가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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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닛케이 BP 클린텍 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소연료전지 산업은 2040년까지 10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이 산업이 약 17만5천여명의 고용효과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차의 발전 가능성이 높아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수소차는 매우 바보같은 존재”라며 수소차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완성차 업계 CEO가 수소차에 대한 독설을 퍼부은 것은 유례가 없다. 그의 말은 향후 전기차와 수소차간의 패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반증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