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젠 성패, IoT·중국·인도에 달렸다

3.0 버전 공개…신흥 대국 시장 흔들어야

홈&모바일입력 :2015/09/18 16:18    수정: 2015/09/20 00:05

정현정 기자

‘사물인터넷(IoT)과 신흥시장’

삼성전자가 독자 운영체제(OS) 타이젠(Tizen) 저변 확대를 위해 주력하고 있는 두 가지 키워드다.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의 양강 체제가 공고한 모바일과 선진 시장에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중국 IT 산업의 메카로 꼽히는 선전(심천) 쉐라톤 푸티엔 호텔에서 1천여명의 개발자와 업계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TDC·Tizen Developer Conference) 2015를 열었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도하는 타이젠 연합이 개발한 타이젠은 HTML5 기반의 개방형 운영체제(OS)로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뿐만 아니라 스마트TV와 가전 등 다양한 제품과 호환되는 것이 특징이다.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는 지난 2012년 처음 개최된 이후 줄곧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다.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가 미국을 떠나 열리는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이 중심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TV를 기반으로 타이젠 생태계를 확장하면서 궁극적으로 사물인터넷(IoT) 시대 핵심 플랫폼으로 타이젠을 내세우기 위한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타이젠 OS가 모바일 기기와 웨어러블, TV를 넘어서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제품과 향후 스마트홈, 교통 건강, 빌딩, 스마트시티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중국 IT 산업의 메카로 꼽히는 선전(심천) 쉐라톤 푸티엔 호텔에서 1천여명의 개발자와 업계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TDC·Tizen Developer Conference) 2015를 열었다. (사진=삼성투모로우)

■'모든 제품 연결' 타이젠3.0 공개

올해 행사의 주제는 ‘타이젠, 모든 것을 연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Tizen, The Best Way to Connect Everything)’이다. 타이젠을 사물인터넷 시대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차세대 타이젠 OS인 ‘타이젠3.0’ 플랫폼이 공개됐다. 타이젠3.0은 모바일 기기나 웨어러블, TV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간 상호 연결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사물인터넷 시대에 대응해 호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리눅스재단의 오픈인터커넥트컨소시엄(OIC)의 IoT 기기용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인 아이오티비티(IoTivity)를 통해 더 많은 제품들과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이 소개됐다.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아틱(Artik)과 헬스케어 플랫폼 사미(SAMI)도 소개됐다.

이번 행사에는 6개의 기조연설과 애플리케이션 개발, 디자인, 게이밍, 텔레비전, IoT, 웨어러블 등 카테고리에서 38개의 기술세션 발표가 이뤄졌다. 기조연설자로는 이효건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 부사장 외에 중국 최대 인터넷 업체인 바이두와 텐센트의 임원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리우 쥔 바이두 부사장은 “바이두와 삼성전자는 타이젠 플랫폼 기반의 기술 협력을 지속하면서 개발자 중심의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모바일과 웨어러블 기기 분야를 넘어서 가까운 미래에 타이젠 플랫폼이 사물인터넷에도 도입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中·印 잡아야 승산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월에는 인도의 IT 산업 중심지인 벵갈루루에서 소규모 지역 개발자 행사인 '타이젠 개발자 서밋(Tizen Developer Summit)' 행사를 열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인도와 방글라데시,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 타이젠 생태계 확산에 주력하는 것도 iOS와 안드로이드의 양강 구도가 공고한 선진 시장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신흥 시장에서 충성도 높은 타이젠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존 사용자들을 다른 OS로 갈아타게 만드는 것은 힘들지만 스마트폰을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는 소비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침투가 쉬울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기반으로 타이젠 생태계를 확장하면서 궁극적으로 사물인터넷 시대 핵심 플랫폼으로 타이젠을 내세우기 위한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와 인도의 개발자들에게 타이젠의 비전과 전략을 설명하며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관련기사

소기의 성과도 있다. 올해 초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에 출시한 첫 번째 타이젠폰 Z1은 올 상반기까지 인도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이 팔려나갔다. 당초 이번 행사에서 Z1의 후속작인 두 번째 타이젠폰 Z3가 정식 공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이번 행사에서는 별도 마련된 전시공간을 통해 타이젠을 탑재한 첫 원형 스마트워치 기어S2와 타이젠 기반 스마트 TV, 타이젠3.0 플랫폼 등이 시연됐다.

이효건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 부사장은 “이번 행사의 프레젠테이션과 쇼케이스, 시연을 통해 많은 개발자들과 파트너들이 타이젠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특히 중국 시장에서 타이젠이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