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망중립성 '표현의 자유' 침해 공방

FCC "인터넷은 통로…수정헌법 1조 적용 부당"

방송/통신입력 :2015/09/16 11:2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망중립성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았다.”

미국 인터넷 서비스업체(ISP)들과 망중립성 소송을 앞두고 있는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ISP들에게 커먼 캐리어 의무를 부과한 것이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한 것이란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FCC는 15일(현지 시각) 콜롬비아 자치구 순회 항소법원에 157쪽 분량의 준비서면(BRIEF FOR RESPONDENTS)을 제출했다.

톰 휠러 FCC 위원장이 미국 하원 소위원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사진=씨넷)

■ FCC "인터넷 서비스업체는 전화회사와 같은 역할"

이번 문건은 통신연맹을 비롯한 통신사업자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응하기 위한 것. 이들은 FCC가 지난 4월 유선 뿐 아니라 무선사업자에게도 ‘커먼캐리어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망중립성 원칙을 발표하자 곧바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접수한 콜롬비아 자치구 순회항소법원은 오는 12월 4일 첫 구두 변론을 개최할 예정이다.

AT&T를 비롯한 통신사업자들은 이번 소송에서 ‘수정헌법 1조 위반’ 주장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차별금지와 차단금지 행위를 금지하는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란 주장이다.

이 주장은 지난 2012년 버라이즌이 FCC와 소송 때 사용했던 논리다. 당시 버라이즌은 항소법원에서 승소했다.

FCC

이날 문건에서 FCC는 “ISP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경로일 뿐 고유의 메시지를 전달해주지는 않는다”면서 “따라서 인터넷 콘텐츠의 차별과 차단을 금지하는 조장은 헌법에 보장된 ISP의 권리를 위반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FCC는 또 “사람들이 브라우저로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페이지에 접속할 때 그 곳에 표현된 견해가 망사업자들의 것이라고 생각할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망사업자들이 고객이 요구한 콘텐츠를 전송해주는 일을 할 때는 전화 사업자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란 게 FCC의 논리다.

■ "케이블TV와 인터넷은 다르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텍사스의 중소 ISP인 알라모는 “ISP들이 어떤 의견을 전송해줄 지 결정할 때 케이블 텔레비전업체와 같은 편집 판단을 수행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FCC는 “케이블TV와 인터넷 접속은 다르다”고 맞섰다. 케이블TV는 채널에만 접속할 수 있는 반면 ISP들은 모든 합법적 콘텐츠에 접속하도록 하는 데 어떤 기술적 장애물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망중립성의 핵심 조항인 차별금지와 차단금지가 콘텐츠에 대한 접속 범위를 줄여주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FCC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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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C는 망중립성을 다루는 이번 소송은 ‘수정헌법 1조’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설사 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망중립성 원칙이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FCC는 그 근거로 망중립성을 규정한 ‘오픈인터넷 규칙’은 콘텐츠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콘텐츠나 관점에 대해선 어떠한 구분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