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요 은행, 블록체인 연구 본격 시동

컴퓨팅입력 :2015/09/16 10:42    수정: 2015/12/22 15:46

손경호 기자

세계 주요 은행들이 비트코인의 거래내역을 기록하는데 사용되는 분산화된 거대한 거래장부인 '블록체인'을 자사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합했다.

최근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스, JP모건, 스테이트스트리트, UBS, 스코틀랜드 왕립은행, 크레딧스위스, BBVA, 호주 커먼웰스은행 등 9개 은행이 미국 뉴욕 소재 금융기술회사인 R3CEV가 만든 블록체인 기반 프레임워크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혔다.

R3의 최고경영자인 데이비드 루터는 세계적인 금융브로커 회사인 ICAP에서 전자 트레이딩 업무를 담당해 왔다. 그는 "여러차례 라운드테이블을 가지며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 왔다"며 "비용을 절감하고, 시간을 단축시키면서 월스트리트와 금융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생태계를 움직이는 거대한 거래장부인 블록체인을 공인인증서 시스템에 활용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사진=코인데스크)

블록체인은 전 세계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컴퓨팅 자원을 활용해 암호화 화폐인 비트코인의 거래내역을 기록한 분산화된 거대한 장부(ledger)다. 여기에는 최대 40바이트까지 암호화된 정보를 올릴 수 있으며, 누구나 쉽게 거래내역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따라서 은행들이 자사 서비스에 대한 거래내역을 이곳에 기록하는 방법으로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R3와 이들 은행이 비트코인이 사용하고 있는 블록체인을 그대로 쓸지 아니면 에테리움처럼 비트코인2.0으로 불리는 새로운 블록체인을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R3는 워킹그룹을 만들어 블록체인 프로토타입을 개발 중이며, 개념증명(POC)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은행들이 활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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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는 "은행들이 그동안 낡은 백오피스 시스템에 대한 업그레이드로부터 자동화된 계약실행을 위해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아웃소싱비용 등까지 감당하고 있는 시점에서 모험적인 방법을 통해 매일 일어나는 수많은 작업에 대한 재조정하려 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러한 모험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벌어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은행들은 R3를 통한 검증을 끝낸 뒤에 블록체인을 기업어음을 발행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어음은 신용상태가 양호한 기업이 단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융통어음이다. 때문에 블록체인 상에 단기거래내역을 저장한 뒤, 이를 별다른 유지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수시로 조회해볼 수 있게 하는 일이 가능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