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담배가 정말 덜 해로울까?

“다른 유해물질 있을 수 있어…과학적 연구 더 필요”

과학입력 :2015/09/13 12:16    수정: 2015/09/14 08:50

담배 값 인상과 함께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인식 탓에 전자 담배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자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건강에 덜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히 확인된 사실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전용 액체를 가열해 발생하는 증기를 피는 게 바로 전자 담배다. 연기가 나지 않아 체내에 발암 물질 타르가 축적되지 않고 액체에 니코틴조차 들어 있지 않다. 이런 이유로 담배보다 건강하게 보이는 전자 담배지만, 액체 중에는 향료 등의 화학 물질이 포함돼 있어 담배와는 다른 유해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담배와 전자 담배는 실제로 어느 쪽이 몸에 나쁜 것인가” 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검증 한 동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담배 잎을 종이로 감싸 만든 것이 시판 중인 일반 담배다. 라이터 등으로 가열해 연기가 발생한다. 열에 의해 발생한 연기는 니코틴이 포함돼 있으며 이를 흡입하면 성분이 폐를 통해 혈액에 흡수된다.

그 결과 심박수 상승과 혈관의 수축이 발생하는 것 외에, 뇌를 깨우는 작용을 하는 도파민이 방출된다. 그러나 여러 번 니코틴을 체내에 섭취하면 니코틴 작용에 의해 중독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흡연은 흡입한지 불과 6초만에 신경계에 생리 활성 물질이 도달한다. 담배 잎을 태운 연기에는 타르도 포함돼 있다. 타르는 발암성이 있는 것 외에 치아를 검게 하고 입맛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등 건강에 해가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전자 담배'다. 만약 화합물의 연소 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주요 성분만을 가열해 에어로졸화 시킬 수 있다면 이론적으로는 연기를 흡입하는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고도 빠르게 흡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전형적인 전자 담배 흡입기구는 유리 또는 금속 내부에 전열 발생부를 갖고 있다. 전열 가열 온도를 제어 할 수 있어 최소한의 연소만으로 유효 성분을 기화시킬 수 있다.

전자 담배가 등장하기 이전부터도 ‘베포라이자’라는 마리화나 사용자에게 인기 있는 흡입기구가 있었다. 185~210도에서 마리화나 잎을 가열, 유효 성분의 탄화수소만을 추출해 기체를 흡입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다.

전자 담배는 베포라이자와 달리 담배 잎을 가열하는 것이 아니라, ‘E 액체’라고 하는 특수한 액체를 가열한다. E 액체는 물이나 니코틴을 기반으로 몇 가지 향미를 포함한 것으로, 잎을 직접 가열하는 것보다 훨씬 낮은 온도에서 증발한다. E 액체는 화장품이나 식품 등에 첨가되는 프로필렌 글리콜과 같은 흡습성의 유상 액체가 사용된다. 이 물질은 연극장 등의 훈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눈과 호흡기에 자극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필렌 글리콜을 포함 E 액체를 빨아들이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미국에서는 FDA의 승인을 받은 E 액체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아직 조사 중이며 아직 유해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E 액체는 제조사에 따라 첨가되는 성분이 다르다. 일부 E 액체는 버터나 치즈 같은 향기를 가진 ‘디 아세틸’이라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디 아세틸은 팝콘에 사용하던 것으로, 팝콘 공장 직원이 폐와 기도에 손상을 입어 ‘팝콘 폐 ’가 돼 버린 일화도 있다. 전자 담배로의 흡입 무해 여부가 애매모호한 상태에서 디 아세틸이 E 액체에 첨가되는 것은 E 액체의 품질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밝혀진 전자 담배의 장점은 흡입하는 연기가 적기 때문에 니코틴 등 발암 물질에 의한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것.

그러나 블루베리와 포도 같은 E 액체의 맛은 니코틴과 다른 유해 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 발견 됐다. 또한 전자 담배 연기(수증기)는 '초미립자'로 알려져 있는데 간접흡연에 의한 주위 사람의 폐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전자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건강'하기 때문에 미성년자의 전자 담배 흡연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전자 담배는 등장한지가 얼마 되지 않아 간헐적인 연구 결과 밖에 알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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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는 전자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유해성이 약 95% 낮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자 담배의 장기 사용이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 새로운 연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