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SW업체가 1천만 다운로드 앱 만든 비결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 인터뷰

컴퓨팅입력 :2015/09/14 10:21    수정: 2015/09/15 11:12

앱 홍수 시대다. 하루에도 수 백, 수 천 개의 앱이 새롭게 출시된다. 이런 경쟁을 뚫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됐다. 1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면 소위 '대박 앱’이라고 부를만 하다.

이런 일을 기업간거래(B2B)를 주로 해온 소프트웨어(SW) 업체가 해냈다고 한다. 원격제어 솔루션 전문 업체 알서포트 얘기다. 알서포트가 2년 전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공개한 모바일 원격제어 앱 ‘모비즌’이 최근 글로벌 1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알서포트 모비즌은 기업용SW 전문 업체가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아주드문 경우다. 기업용 SW 시장과 일반 사용자용 SW시장은 성격이 많이 다르다. 기업용 SW업체들이 섣불리 도전했다가 손해만 보고 접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훨씬 시장 규모가 큰 일반 사용자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자 한다. 알서포트의 성공 사례에 더 관심이 가는 이유다.

최근 알서포트 서형수 대표를 만나 모비즌을 1천만 앱으로 만든 비결과 모비즌을 통해 거둔 소기의 성과를 어떻게 키워나갈지에 대한 계획을 들어봤다.

“모비즌은 하루에 4만~5만 건씩 다운로드되고 있습니다. 다운로드 숫자로보면 거의 최고의 성공한 앱들과 맞먹는다고 할 수 있어요”

그가 생각하는 모비즌의 성공 비결은 ‘제품 자체의 독특한 기능’과 ‘한발 빠르게 시장 트렌드를 읽은 감(感)’이라고 했다.

모비즌은 PC를 통해 스마트폰 화면을 그대로 미러링 하고 원격으로 제어할 수는 앱이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앱도 있다. 하지만 PC 웹브라우저를 통해서도 스마트폰 원격제거가 가능하다는 점과 스마트폰 화면을 녹화할 수 있는 점은 알서포트가 자랑하는 독보적인 기능이다.

제품 자체가 독보적여야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시장의 요구가 뒷받침돼야 한다. 모비즌은 운좋게도 '게임 방송 유행’이라는 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졌다. 모바일 게임 플레이를 녹화하고 싶어 하는 사용자들이 모비즌을찾았다. 처음부터 모바일 게이머들을 타겟으로 만든 제품은 아니지만 알서포트는 빠르게 트렌드를 읽고 모비즌에 녹화 기능을 강화해 나갔다.

“한국 사용자들이 30%정도되고 나머지 국가들은 전세계에 다 퍼져 있어습니다. 대만, 미국, 스페인, 브라질 다양해요. 특별한 마케팅을 한 것도 아니고 단지 구글 플레이에만 올려놨을 뿐이데...제품이 특이하니까 '이런 게 필요했는데 나왔다’고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주는 분들이 많아요."

1천만 앱이지만 무료이기 때문에 때문에 알서포트에게 별다른 수익을 가져다 주진 않는다. 하지만 그동안 B2B 사업만 해오던 회사가 모비즌을 통해 B2C 시장에 대해 깊이 공부했다는 점에서 큰 수확을 얻었다는 게 서 대표의 생각이다.

"사용자에 접근하는 관점부터 내부 SW개발 방법론까지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일반 사용자 제품을 개발하다보니 이 시장은 안정적인 제품이 중요한게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업데이트해서 기능화시켜서 유저에게 다가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배우게 됐습니다."

"모든 SW기업의 꿈"이라 할 수 있는 플랫폼 지향적인 서비스에 도전할 용기도 얻었다. 알서포트는 자회사를 통해 게임덕이라는 게임 중심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오픈했다. 모비즌이 녹화 툴을 제공했다면 게임덕은 녹화한 영상을 공유하고 같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다.

유튜브나 아프리카TV에서 인기를 끄는 게임 방송과는 좀 다르다. 게임덕은 한명의 BJ가 여러명을 상대로 유창하게 방송을 하는 곳이 아니라 좀 어설퍼도 좋으니 서로 자기 플레이를 녹화하고 공유하는 놀이 공간을 만들 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게임덕 앱은 게임 녹화, 편집, 공유, 메시지전송 기능을 다 갖췄다.

알서포트는 모비즌기반으로 또 다른 B2C 서비스들을 계속 키워나갈 계획이다.

“B2C 사업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단순히 기능적인 앱을 만들려는 게 아니라 결국엔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를 해보기 위한 투자입니다. 자기 주도적인 비즈니스, 글로벌하게 통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이런 걸 꿈꾸는게 모든 SW기업의 욕망아니겠어요?"

물론 B2B 사업에 대한 고민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올초엔 리모트미팅이라는 웹브라우저 기반 원격화상 회의, 데이터 공유 서비스를 베타 버전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B2B 원격제어 솔루션부터 게임 중심 소셜미디어까지. 타겟 시장과 서비스 모델이 다를뿐이지 실제 본질은 원격제어라는 코어 기반 기술아래 만들어졌다. 응용이 다를뿐이지 기반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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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서형수 대표는 B2C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SW기업들에게도 "기존 사업에서 금맥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사실은 기존 사업에 금맥이 있습니다. 그 광산에서 금을 파고 있었기 때문에 또 다른 꿈을 꿔서 다른 금맥을 찾는 건 쉽지 않습니다. 기존에 하고 있는 것들을 방치하지 말고 다시 되돌아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