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핀테크 플랫폼으로 진화

텐센트, 위챗으로 개인 대출...카카오 행보도 주목

홈&모바일입력 :2015/09/12 07:14    수정: 2015/09/12 09:25

황치규 기자

모바일 메신저가 강력한 핀테크 플랫폼을 부상할수 있을까? 핀테크 플랫폼으로서 모바일 메신저의 가능성은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관련 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대형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텐센트가 6억명이 실제로 쓰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통해 개인 대상 대출 서비스를 9월말부터 시작한다는 소식이다. 디지털 금융 서비스 분야로 확장하기 위한 또 하나의 행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온라인 게임과 SNS에 주특기로 하는 텐센트는 온라인 결제를 넘어 이미 인터넷 전문은행 분야로까지 진출했다. 텐센트는 중국 인터넷전문은행인 위뱅크 최대주주로 지분 30%를 갖고 있다. 텐센트의 맞수인 알리바바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마이뱅크를 운영중이다.

텐센트는 수억명에 달하는 스마트폰 사용자들로부터 수집되는 데이터를 갖고 기존 은행에 접근이 쉽지 않았던 개인들에 대한 소액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왔다.

텐센트가 서비스 중인 모바일 메신저 위챗

위뱅크는 자체 모바일앱은 물론 텐센트 QQ메신저 모바일 버전을 통해 올해 개인 대출 서비스인 '웨일리다이'를 시작했다. 그러다 이번에 위챗으로 서비스 제공 범위를 확대하게 됐다. 위챗으로의 확장은 나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WSJ은 위챗 실제 사용자수는 6억명 수준이며, 주요 도시 화이트칼라 직장인들도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웨일리다이 기능 추가로 위챗 사용자들은 몇분만에 돈을 빌리는 것이 가능해진다. 기존 은행 계좌 등 기초적인 개인 정보를 제공하면 텐센트는 자체 데이터와 중국 인민은행이 보유한 개인들의 대출 상태 정보를 활용해 신용을 평가 한 뒤 대출 여부를 승인한다. 신용 평가 과정은 1분도 걸리지 않으며, 이자율은 개인 각자의 신용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고 WSJ은 전했다.

국내서도 핀테크 플랫폼으로서 모바일 메신저가 가진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를 서비스하는 다음카카오도 모바일 메신저와 금융의 결합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허가한 가운데, 다음카카오는 KB국민은행, 한국금융지주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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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컨소시엄은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의지를 밝히면서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모바일뱅크를 지향하겠다고 강조해왔다. 다음카카오에서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준비를 총괄하는 윤호영 부사장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참석해 "핀테크 업체들이 카카오뱅크에 쉽게 접근하도록해 미국 심플과 같은 회사들이 많이 나올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애플이나 구글처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하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구현하겠다는 얘기다. 심플은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은행 면허를 받지 않고 기존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심플이 독자 개발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기존 은행 네트워크에 결합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구현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