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전문박람회 '세빗'이 전망한 내년 화두는?

삼성·SK 등 韓기업 참가 예약…디코노미(D'conomy) 논의

홈&모바일입력 :2015/09/09 15:45    수정: 2015/09/09 15:46

정현정 기자

기업간 거래(B2B) 중심의 글로벌 ICT 박람회로 성공적인 변신을 이룬 세빗(CeBIT)이 내년에도 글로벌 B2B 사업 기회를 엿보는 전세계 IT 기업들의 향연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하노버정보통신박람회(이하 세빗)을 주최하는 도이치메세는 9일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빗 2016’이 내년 3월 14일부터 18일까지 독일 하노버 국제전시장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한때 디지털기기 전시회로 유명했던 세빗은 2000년대 들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나 3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에 주도권을 내주게 됐다. 여기에 지난 2009년 삼성전자 마저 불참을 선언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는 듯 했다.

하지만 세빗은 2년 전부터 B2B 특화 박람회로 변신을 꾀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미국 IBM과 독일 G데이터 등이 재참가를 결정하고 화웨이나 ZTE 같은 중국 기업들도 참가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2012년부터 B2B 제품을 중심으로 다시 세빗에 참가하기 시작했고, 올해 세빗에서는 새로운 B2B 브랜드인 ‘삼성 비즈니스’를 첫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기업들이 브랜드 가치 제고 차원에서 박람회 참가를 결정했던 과거와 달리 철저하게 투자대비 성과(ROI)를 따지게 되면서 세빗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 박람회 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B2B 사업 진출과 매출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전시회로 여겨지면서 기업 간 매출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기업들의 발길을 잡게 됐다.

지난 2013년 말부터 세빗을 총괄하면서 변화를 이끈 올리버 프레제 세빗 총괄 사장은 “현재 기업들이 직면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많은 업체들이 세빗에 참가한다”면서 “혁신과 B2B 관점에서 디지털 트렌드를 제시하는 전시회는 세빗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말했다.

올리버 프레제 도이치메세 세빗 총괄 사장 (사진=도이치메세)

올해 세빗은 ‘디코노미(D'conomy)’라는 새로운 화두를 제시했다. 디지털 이코노미, 즉 디지털 경제의 약자로 많은 기업과 정부들이 고민하고 있는 ‘디지털화(Digitization)’가 이슈로 등장했다. 세빗 2016 역시 이같은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디코노미 - 참여, 창조, 성공’을 주요 주제로 정했다.

이러한 화두 아래 전세계 70여개 국가에서 4천여개 가까운 업체가 참여해 ▲모빌리티 ▲사물인터넷(IoT) ▲보안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의 B2B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른 박람회들의 경우 소비자 가전이나 최신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화의 개별적인 측면만을 다루지만 세빗은 ▲상업과 산업 분야의 디지털화 ▲정부와 행정의 디지털화 ▲사회 전체의 디지털화 등 세 가지 측면을 모두 다룬다. 실제 올해 세빗에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전시장을 찾기도 했다.

프레제 사장은 “세빗은 글로벌 ICT 박람회로는 유일하게 경제와 정치의 접점을 이끌어내서 새로운 시대의 중요한 주제를 같이 논의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한다”면서 “매년 130여명의 정부 대표단이 참여해서 기업의 주요 임원들과 여러 현황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디지털 경제에서 트렌드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포착한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도 세빗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힘을 싣는다. EC는 규제 장벽을 철폐하고 28개의 개별 시장을 단일 시장으로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디지털 단일 시장’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귄터 외팅거 EU 디지털경제사회부문 집행위원은 내년 세빗부터 이를 논의하는 고위급 컨퍼런스를 연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나흘 간 100시간에 걸쳐 열리는 세빗 글로벌 컨퍼런스는 디코노미, 사물인터넷(IoT), 보안과 프라이버시, 파괴적 혁신 기술 등을 주제로 3개의 무대에서 다양한 주제로 열린다. 외팅거 EC 집행위원 외에 크리스티안 프레드릭슨 F-시큐어 최고경영자(CEO), 야마나 쇼에이 코니카미놀타 일본 사장, 아우구스트-빌헬름 쉬어 쉬어그룹 CEO 등이 컨퍼런스의 연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아울러 벤처기업(스타트업) 역시 내년 세빗 행사의 주요한 초점 중 하나다. 11홀에 마련될 스케일11(SCALE 11)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150여 유망 벤처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업 모델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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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세빗 2016 공식 동반국가로는 스위스가 선정됐다. 매년 세빗은 동반국가를 선정해 함께하고 있다. 올해는 중국이 동반국가로 선정돼 마윈 회장과 레이쥔 샤오미 설립자 등이 하노버를 찾았다. 올해 초 내년 세빗 동반국가로 한국이 논의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정부부처와 다방면에서 협의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프레제 사장은 국내 기업 및 정부 관계자들과 다방면의 논의를 진행 중이다.

프레제 사장은 “전세계 국가 중 처음으로 열리는 세빗 2016 기자간담회와 함께 삼성과 SK 등 주요 파트너사들을 만나 내년 전시 콘셉트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면서 “대기업 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 진출 기회를 찾는 한국 중소 기업들에게 세빗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