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 난치병 아들 위해 만든 '슬픈 게임'

인디 게임 개발자 "아들을 기록하고 싶었다”

포토뉴스입력 :2015/09/08 09:27    수정: 2015/09/09 18:13

뇌암 말기 판정을 받은 한 살짜리 아들을 위해 한 게임 개발자가 개발한 게임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인디 게임 개발자인 라이언 그린 씨는 최근 난치병에 걸린 아들을 위해 자신의 가족을 투영한 어드벤처 게임 ‘댓 드래곤 캔서’(That Dragon Cancer)와 이들의 생활을 그린 다큐멘터리 ‘땡큐 포 플레잉’(Thank You For Playing)을 공개했다.

다큐멘터리는 불과 한 살의 나이에 말기 암을 앓고 있는 아들 조엘 때문에 게임을 개발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라이언 씨는 아들이 말기 암이라는 사실을 선고 받았을 때 깊은 슬픔에 빠졌지만 “아들이 인생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을 하고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게임명은 댓 드래곤 캔서로, 조엘 군의 어려운 투병 생활을 드래곤과의 싸움에 비유한 게임이다. 등장인물이나 내레이션은 라이언 씨와 그 가족이 맡았다.

라이언 씨는 게임을 통해 조엘 군의 존재를 세계에 알리고, 또 조엘이 살아온 증거를 게임에 남기고 싶었다. 게임에는 라이언 씨가 해가 들어오는 방에서 링거를 꽂고 있는 아들 조엘 군을 안고 있는 장면도 나온다.

라이언 씨는 게임 제작을 위해 조엘 군의 모든 것을 기록했다. 조엘 군의 웃음과 울음소리를 기록해 게임에 사용했다. 게임은 집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의 모습도 포함돼 있다. 거대한 장치로 검사를 받는 조엘 군과 이를 지켜보는 라이언 씨도 나온다.

라이언 씨는 “나는 이 게임을 아들이 살아있었다는 증거로 남기기 위해 만들었다”면서 “내 자신보다 빨리 죽게 되는 아들을 간병하는 것은 정신적인 부담이 너무 컸고 게임을 만들어 도망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게임 속에서 손을 잡고 있는 조엘 군과 라이언 씨. 현실에서는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걸을 날이 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안타까운 라이언 씨의 마음이 게임을 통해 잘 전달된다.

댓 드래곤 캔서는 개발 중인 게임이지만 이미 몇몇 인기 게임 이벤트에 출전한 적이 있다. 게임에는 아버지인 라이언 씨의 감정이 곳곳에 묻어나 데모 플레이를 체험한 사람 중에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게임 웹 사이트에는 실제 게임의 스크린 샷이 일부 게재돼 있다. 조엘 군을 안고 있는 어머니 에이미 씨를 그린 장면, 교회 안에서 책을 읽는 조엘 등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라이언 씨의 일가가 경험한 삶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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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마지막에 라이언 씨는 “정신적인 부담에서 도망치고 싶었다”며 “그런데 평생 계속 도망칠 수는 없어요”라는 말을 남겼다.

다큐멘터리 영화 땡큐 유 포 플레잉은 미국의 공영 방송 서비스(PBS)가 내년에 방송할 예정이다. ▶트레일러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