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가 인수한 '김기사' 성공 비결은?

방송/통신입력 :2015/08/31 10:37    수정: 2015/08/31 10:48

박소연 기자

“사용자 입장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통신사 내비게이션을 쓰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김기사만의 핵심경쟁력을 많이 고민했다. 김기사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이 되어 당장 돈을 벌지는 못하더라도 꾸준히 성장했으면 했다. 그래서 잡은 게 소셜과 빅데이터다.”

내비게이션 어플리케이션 하나로 다음카카오에 인수된 록앤올의 박종환 대표는 지난 28일 프라이머 데모데이 현장에서 차별화를 ‘김기사’의 빠른 성장 비결로 꼽았다.

길만 안내하고 끝나는 기존 내비게이션과 달리 김기사는 소셜과 빅데이터를 접목해 혼자가 아닌 여럿이 쓰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박종환 록앤올 대표

김기사는 사용자들의 내비게이션 이용 데이터를 저장해 맛집 추천 등 기타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비게이션 이용 정보를 이용하니 SNS 등에 올라온 후기가 아니라 실제 사용자들의 많이 가고 많이 저장한 진짜 맛집을 추천할 수 있다.

김기사 이용 데이터는 지도와 실시간 교통정보를 만드는 데도 활용된다. 한 달 간 수집되는 데이터 용량만 400기가바이트, 일평균 1천800에서 2천500만 건까지 수집되는 이용 정보가 무기다.

김기사가 1시간 이내에 수집하는 교통정보의 전국 도로 커버리지가 평일 기준 90% 이상, 주말 기준 95% 이상인 것을 생각하면 사실상 김기사 이용 정보만으로 전국 지도를 그릴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다음카카오 로드뷰 실사차량과 협력해 보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 번은 송도 신도시 부근에서 차가 바다 위를 달리는 데이터가 발견됐다. 알고 보니 다리가 만들어진 거였다. 이런 식으로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도 지도를 만들 수 있다. ‘21세기판 김정호 선생이 되자. 단 주체는 사용자들의 빅데이터다’라는 게 김기사가 추구하는 콘셉트다.”

빅데이터 특성상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100% 다 커버되지 않더라도 괜찮다. 수집되지 않는 구간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굳이 구집할 필요가 없다는 게 박종환 대표의 설명이다.

지금까지의 이력을 본다면 박종환 대표의 구상은 맞아 떨어졌다. 지난 2011년 3월 출시된 김기사는 지난달 기준 길안내건수 1억6천, 누적 다운로드수 1천만을 넘어섰다. 사용자들의 요구로 지난 2월에는 다음카카오와의 협력으로 카카오택시 기사용 어플리케이션에 도입되기도 했다.

“경쟁자들과 같은 방식으로 했으면 가능성을 가질 수 없었을 거다. 창업 당시에는 페이스북, 포스퀘어, 트위터같은 서비스를 만들어보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카피캣 서비스를 만들라는 건가라는 생각에 한 달 정도 써봤는데 재미가 없었다. 내가 재미가 없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재밌게 쓰라고 만들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결국 다 포기하고 원래하려던 김기사를 하자고 결정했다.”

결국 지난 2010년 5월 자본금 1억5천만 원으로 설립된 록앤롤은 지난 5월 626억 원에 다음카카오에 인수합병되며 대표적인 스타트업 성공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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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박종환 대표는 프라이머 데모데이 현장에 모인 스타트업 창업 희망자들에게 사람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줬다. 록앤롤의 경우 지난 1998년 대한민국 최초의 웹 GIS 엔진 프리맵을 만든 김원태 공동대표와 세계 최초의 휴대폰 기반 통신형 내비게이션 케이웨이스 개발한 신명진 부사장이 될 것이다.

“혹시나 나라면 충분히 세상에 없는 걸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부심, 자만으로 사업을 한다면 백전백패다. 물론 그렇게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우리의 창업 생태계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똑똑한 사람도 진짜 많다. 지식으로 창업해 성공하겠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선택이다. 나랑 잘 맞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