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젖줄…크라우드펀딩 관심 커져

증권형 크라우드펀딩법 국회 통과로 활성화 길 터

방송/통신입력 :2015/08/28 11:05    수정: 2015/08/28 15:04

박소연 기자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초기 스타트업의 관심이 높다. 단순히 초기 자금을 조달하는 데서 나아가 스타트업 시작 단계에서부터 회사와 제품 또는 서비스를 알리고 관심 있는 이용자들과 동반자적 관계를 쌓아가는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특히 지난 7월 국회에서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법안이 통과되면서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스타트업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영화, 웹툰 등 문화 콘텐츠에서부터 최신 IT 제품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인터넷에 공개, 관심 있는 다수에게 투자를 받는 방식의 펀딩이다. 각 프로젝트 마다 목표액과 모금기간, 목표액에 따른 보상이 정해져있어 가용 범위 내에서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킥스타터에서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을 진행한 엔씽의 플랜티

해외에서는 이미 킥스타터, 인디고고 등 유명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중심으로 오큘러스, 페블테크놀로지 등 유명 성공 사례가 여럿 배출되며 스타트업 업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소설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도시 미나스 티리스를 현실로 불러오자는 언뜻 황당한 프로젝트가 뜨거운 반응을 얻을 정도로 폭발력이 크다. 엔씽의 IoT 화분 플랜티, 웨이웨어러블의 피부관리 IoT 기기 웨이, 인라이튼의 배터리 재활용 기기 배터리 등 국내 스타트업들도 해외 크라우드 펀딩의 수혜를 받았다.

반면 국내에서는 지난 달에야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법안이라 불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 크라우드 펀딩의 세 축 후원형, 기부형, 증권형이 모두 가능해졌다.

한 발 늦은 시작이지만 크라우드 펀딩 업계의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르다. 펀딩 성공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으며 유명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들도 빠르게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텀블벅

한 예로 지난 2011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텀블벅(대표 염재승)은 최근까지 1천10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약44억 원에 달하는 누적 펀딩 금액을 기록했다. 네이버 등으로부터 17억 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지난 2013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영화 ‘지슬’, 지난해 여름 입소문만으로 관객수 4만5천을 돌파한 영화 ‘족구왕’, 송호준 씨의 세계 최초 개인 인공위성 프로젝트 ‘망원동 인공위성’ 등 톡톡튀는 프로젝트들이 텀블벅을 통해 자금을 모았다.

와디즈(대표 신혜성)에서는 월 평균 70개에서 100개의 펀딩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공익 나눔, 개인모금, 온라인 서비스, IT 기기, 문화 콘텐츠 등 프로젝트들의 분야도 다양하다.

최근 온라인에서 큰 이슈가 되었던 대디스랩의 3D 프린팅 시계 한글시계, 헬로긱스의 소프트웨어 융합교육 교보재 비트브릭, 온라인 레고 대여 서비스 레츠고레고, JM스마트의 지능형 웨어러블 밴드 슬립닥 등이 와디즈를 거쳐 갔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크라우드펀딩의 영역은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며 “더 많은 영역에서 크라우드펀딩이 활용될 수 있도록 시장 초기단계인 지금부터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도입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투자유치가 가능해지면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투자에 따른 증권 및 채권 발행이 가능할 경우 스타트업에 몰리는 자금도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해외 성공 사례도 있다.

영국의 대출투자형 크라우드 펀딩 크라우드큐브는 12만 명 이상이 5천만 파운드(한화 약 810억 원) 이상을 투자해 200개에 가까운 기업이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와디즈 등이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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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내달부터 크라우드 펀딩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스타트업 업계 한 관계자는 “진행되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들을 보면 크라우드 펀딩이 가진 폭넓은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며 “크라우드 펀딩은 핵심 수요층을 빠르게 파악하고 제품 출시 혹은 서비스 시작 이후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며 고객과의 접점도 만들 수 있어 추후 다양한 영역과의 융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