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플레이 "스타트업, 기술에 집중한다"

방송/통신입력 :2015/08/25 10:48    수정: 2015/08/25 13:36

박소연 기자

같은 스타트업이지만 기술 기반 스타트업과 서비스 기반 스타트업은 확실히 다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만 있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열정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서비스 기반 스타트업과 달리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는 기반이 될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

성장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이나 성장 과정에서의 사이클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기술 스타트업은 최소 3년 정도의 숙성 기간이 필요하다.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 완성에 시간이 든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선 기술 스타트업에 맞춤한 정부 지원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미국 등 해외와 달리 대기업의 기술 스타트업 인수도 활발하지 않다. 대기업이 인수에 적극적이지 않다보니 성공 사례도 나오기 힘들다.

해외에서는 대기업이 가능성 있는 기술 스타트업을 조기에 인수해 새로운 분야에 뛰어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페이스북이 가상현실 기술 개발사 오큘러스를, 구글이 스마트홈 기기 제조사 네스트를 인수하는 등이다. 대기업은 새로운 기술력을 얻고 스타트업은 성공리에 엑시트(투자금 회수)하며 스타트업 생태계가 꾸려진다.

퓨처플레이(대표 류중희)는 이 같은 환경을 국내에도 만들어 보겠다고 나선 기술 스타트업 전문 컴퍼니 빌더다. 투자만 하는 벤처캐피탈(VC)이나 관여 단계가 깊지 않은 액셀러레이터와 달리 회사의 처음부터 차근차근 같이 성장시켜 나간다.

퓨처플레이 한재선 CTO

퓨처플레이 한재선 최고기술경영자(CTO)는 “퓨처플레이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만들거나 그에 투자하는 회사”라며 “스타트업에 씨앗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 회사를 만드는 과정까지를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특허 아이디어를 내는 데서부터 팀원을 꾸리고 마케팅을 하는 것까지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을만한 스테이지 이상으로 성장하는 과정 전반에 깊이 관여한다.

기술력은 있지만 사업 아이디어는 없는 팀에도 과감히 투자한다. 기술력만 있다면 아이템은 같이 만들어낼 수 있어서다. 동영상 기반 도보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만드는 앨리스원더랩과 스마트폰으로 제어 가능한 소형 카메라를 제작한 포도 등이 예다.

한재선 CTO는 “아이템은 추후에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엔지니어들이 가진 기술적 역량이 얼마나 엣지를 가지느냐를 중요하게 본다”며 “예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가지고 음식점 추천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잘 안되면 그 기술을 다른 데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퓨처플레이가 기술 스타트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술이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 스타트업 붐이 불면서 쿠팡, 배달의 민족, 직방 등 서비스 스타트업이 조명되고 있지만 이들처럼 크게 성장할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다. 서비스 스타트업은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그만큼 실패하기도 쉽다.

반면 기술 스타트업은 기술력이라는 진입장벽이 있는 대신 기술력을 잘 쌓아 일정 이상의 완성도를 만들어 내면 엑시트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 이후를 만들어 낼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글로벌 회사들의 요구가 높다.

포스트 스마트폰이라는 키워드로 묶일 수 있는 모든 기술이 다 가능성을 가진다. 드론, 가상현실(VR), 헬스케어, 핀테크, 빅데이터, 웨어러블 등 무궁무진하다.

한재선 CTO는 “단순히 현재 있는 제품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기존 기술의 한계를 깨고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기술에 관심이 있다”며 “당장은 고객이 얼마 없을지 몰라도 추후에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을 만들어낼 기술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 먼저 잠재력 있는 예비 창업가를 조기 발굴해 육성하는 테크업 프로그램 2기가 내달부터 시작된다.

자체적인 창업도 진행한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분류해 관련 특허를 하나로 묶어 IP 홀딩스 컴퍼니를 만드는 방식이다. 다음소프트 등 전문회사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같이 아이템을 발굴하는 작업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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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설립 이후 일 년 여간 18개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앞으로도 한 회사에 최대 1억 원씩 1년에 최대 20개 정도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

한재선 CTO는 “서포트를 중심으로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중국,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를 이끌어 내고 궁극적으로 엑시트 케이스를 만들어 국내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를 늘리는 게 퓨처플레이의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