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 불참...유찰 가능성도

삼성생명·현대건설 "높은 인수 예상가격에 사업성 낮아"

카테크입력 :2015/08/24 19:30    수정: 2015/08/25 07:22

정기수 기자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24일 마감한 서울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에 모두 불참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번 서울의료원 부지 인수를 놓고 지난해 한전부지를 놓고 경합했던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자존심을 건 두 번째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두 그룹이 최종적으로 인수전 참여 포기를 밝히면서 다소 싱겁게 막을 내리게 됐다.

24일 삼성·현대차 등에 따르면 이들 그룹은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을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경매사이트 온비드를 통해 진행해 온 전자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입찰은 이날 오후 4시 마감됐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매입한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은 당초 옛 한국감정원 부지와의 연계 개발 가능성 등으로 입찰 참여가 유력했으나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면밀히 검토했으나 삼성생명이 응찰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미 2011년 2328억원을 들여 확보한 옛 한국감정원부지 1만988㎡가 이번에 인수한 서울의료원 바로 옆에 인접해 있어, 총 4만2천531㎡에 달하는 땅을 연계해 통합 개발할 경우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돼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다만 높은 인수가격과 낮은 사업성 등의 이유로 입찰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에서는 건설 계열사인 현대건설이 입찰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사업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 불참을 결정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서울의료원 부지 인수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거쳤다"면서 "최종적으로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 결국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사업성 검토를 통해 서울의료원 부지가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가 들어설 예정인 한전부지와 100여m 떨어져 있는 데다 중간에 도로와 빌라·건물 등이 있어 연계 개발을 통한 시너지를 발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내부적으로 추정한 인수 예상가격과 용적률(400%) 등도 불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을 포기한 데 대해서는 한전부지 대금 납부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거액이 들어가는 투자에 나서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연말까지 약 3조원의 한전부지 잔금을 납부해야 한다. 만약 현대차그룹이 서울의료원 부지를 낙찰받게 되면 낙찰금의 45%에 달하는 매각대금을 마찬가지로 올해 말까지 내야 한다. 한전부지 인수 당시 빚어졌던 역풍이 다시 불어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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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당초 삼성과 현대차의 경쟁이 예상됐던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은 유력 인수후보들이 모두 불참함에 따라 주인을 찾지 못하고 유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옛 서울의료원 부지는 약 3만1천657㎡(약 9천600평) 규모로 감정평가기관의 매각 예정가격은 9천725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