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임팔라, 그랜저·아슬란 잡는다

선 굵은 외관에 강력한 퍼포먼스…광활한 실내공간도 만족

카테크입력 :2015/08/16 08:59    수정: 2015/08/16 16:22

정기수 기자

(경남 남해=정기수기자)한국GM이 쉐보레 최상위 플래그십 세단 '임팔라'를 내놓고 국내 준대형시장에서 야심찬 도약을 노린다.

한국GM은 글로벌 시장에서 10세대에 걸쳐 인정받아 온 성능에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앞세워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임팔라는 이미 사전계약 10여일 만에 2천대를 돌파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일평균 200여대에 달하는 수치다. 이 추세가 실제 판매로 이어진다면 한국GM이 연간 최대 판매 목표로 제시한 2만대를 훌쩍 뛰어넘게 된다. 한국GM은 임팔라의 경쟁 상대로 현대차 그랜저와 아슬란, 기아차 K7, 포드 토러스 등을 꼽았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임팔라는 현대차 그랜저와 아슬란, 기아차 K7, 포드 토러스 등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며 "임팔라 성공은 상위 세그먼트에서 쉐보레 브랜드 입지를 강화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쉐보레 임팔라 주행(사진=한국GM)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차 그랜저의 대항마로 지목받고 있는 임팔라를 직접 타보고 성능을 살펴봤다.

임팔라의 시승은 여수공항에서 남해 사우스 케이프 오너스클럽에 이르는 약 95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차는 3.6리터 6기통 직분사 엔진을 얹은 풀옵션 LTZ 트림이었다. 색상은 미드나이트 블랙이다.

우선 눈에 띄는 점은 디자인이다. 부리부리한 LED 헤드램프와 대형 와이드 V자 그릴이 조합된 전면부는 역동적인 인상을 구현했다. 대담한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동급 최대 사이즈의 전장(5천110mm), 20인치 알로이 휠은 준대형 세단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다만 후면부를 마감한 싱글 할로겐 램프는 준대형 차급치고는 다소 아쉽다.

블랙과 브라운 컬러가 조화를 이룬 모하비 투톤 인테리어는 대시보드와 센터 터널까지 동일한 색상의 가죽소재로 마감하고 프렌치 스티칭을 적용해 고급스럽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

쉐보레 임팔라 인테리어(사진=한국GM)

시인성을 높인 심플한 센터페시아도 눈에 띈다. 큼지막하게 내비게이션이 포함된 4.2인치 LCD 디스플레이는 한 눈에 들어오고 버튼 조작도 편의성 있게 배치됐다. 기본 적용된 마이링크 역시 눈길을 끈다. 애플 카플레이가 동급 최초로 적용돼 전화, 문자, 음악, 팟캐스트 등 다양한 컨텐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안드로이드 오토도 사용이 가능하다.

세계 최초로 적용된 액티브 폰 쿨링 시스템도 흥미롭다. 이 시스템은 무선충전 패드 근처 송풍구에서 시원한 바람을 보내 스마트폰의 온도를 낮춰준다. 스마트폰의 온도가 높아질 경우 마이링크 시스템이나 블루투스 기능이 일시적으로 안 될 경우를 미연에 방지해 준다.

임팔라에는 동급 최초로 애플 카플레이가 적용됐다(사진=지디넷코리아)

시동 버튼을 누르자 묵직한 가솔린 엔진음이 들려오더니 시나브로 사라졌다. 가속페달에 발을 얹고 속도를 올릴수록 강력한 엔진의 힘이 느껴진다.

여수공항을 벗어나 시원스레 뚫린 남해고속도로에 접어들어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시속 100km까지 순식간에 가속됐다. 최고출력 309마력, 최대 토크 36.5㎏·m의 3.6리터 6기통 직분사엔진이 지닌 강력한 성능은 중저속 구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페달에 힘을 주며 급가속을 시도하자 순식간에 시속 150㎞를 넘어 200㎞까지 치고 올라갔다.

고속의 와인딩 구간에서는 탁월한 코너링 성능을 발휘했다. 직선 주로에서 무게감을 잃지 않는 스티어링휠은 연속되는 회전 구간에 접어들자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안정감 있는 자세를 유지해 준다. 20인치 브릿지스톤 타이어의 접지력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탄탄한 하체도 인상적이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차체가 낮게 깔렸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출렁이는 느낌도 없었다. 과속 방지 구간을 앞두고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았지만 감속 충격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임팔라 3.6ℓ LTZ 엔진룸(사진=지디넷코리아)

고속 주행에서도 정숙한 실내 역시 만족스러웠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고속 주행에서도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는 데 별 다른 문제가 없었다. 임팔라에는 3중 실링도어와 5.0mm 이중 접합차음 유리가 적용돼 정숙성을 강화했다.

그동안 한국GM이 선보인 상위 세그먼트에서 느꼈던 협소한 뒷좌석 공간의 아쉬움도 불식시켰다. 휴식처로 마련한 졸음쉼터에서 동승자에게 운전대를 넘기고 뒷좌석에 앉자 넓다 못해 광활하다는 느낌이다. 키 177cm인 기자가 앉아도 한껏 여유롭다. 535리터의 동급 최대 트렁크 적재 공간 역시 차별화된 요소다.

임팔라 3.6L LTZ의 복합연비는 9.2㎞/ℓ다. 이날 시승 후 실연비는 7.4㎞/ℓ가 나왔다. 과속과 급제동을 거듭하는 시승의 특성을 감안하면 의미가 없는 수치다. 경쟁 모델로 지목한 그랜저의 최저 연비는 10.4㎞/ℓ다. K7과 아슬란은 각각 10.0㎞/ℓ, 9.5㎞/ℓ 수준이다.

쉐보레 임팔라 미드나이트 블랙 3.6ℓ LTZ (사진=지디넷코리아)

미국에서 판매되는 동일한 트림과 사양 기준으로 저렴하게 책정된 국내 판매가격 역시 임팔라가 지닌 매력적인 요소다.

임팔라의 국내 판매가격은 ▲2.5ℓ LT 모델 3천409만원 ▲2.5ℓ LTZ 3천851만원 ▲3.6ℓ LTZ 4천191만원이다. 미국 현지 판매가격은 ▲2.5ℓ LT 3천747만원(3만2천85달러) ▲2.5 LTZ 4천378만원(3만7천485달러) ▲3.6 LTZ 4천492만원(3만8천460달러)이다. 미국 현지 가격보다 최대 500만원가량 저렴하다.

임팔라에 대거 적용된 안전·편의사양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은 배가된다. 임팔라는 동급 중 가장 많은 10개의 에어백을 장착했다. 또 지난해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실시한 신차평가 프로그램 '안전성 종합평가 부문'에서 최고 등급(별 다섯),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충돌테스트에서 최고 등급 '만족(Good)' 판정을 받은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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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임팔라에는 그랜저와 아슬란, K7의 상위트림에만 적용돼 있는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LDWS)과 후측방 경고 시스템(RCTA) 등이 기본 적용된다. 현재 사전계약을 받고 있는 임팔라는 오는 27일부터 출고를 시작한다.

마크 코모 한국GM 판매·AS·마케팅 부사장은 "임팔라의 사전계약 반응이 당초 예상했던 수준 이상"이라며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의 판도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