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무인배달 현실화?...아직은 글쎄

컴퓨팅입력 :2015/07/30 09:50

손경호 기자

드론이 먼 거리를 비행해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 주문한 물건을 배송하는 일이 가능할까. 아마존을 시작으로 구글까지 상상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에 도전하고 있으나 여전히 자동으로 비행하는 드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일반 시민들의 반발감이 더해지면서 이것이 실행가능한 아이디어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수년 이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은 2013년 말 무인항공기(UAV)인 드론을 활용해 주문한 물건을 자동으로 배달하게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실행해 옮기기 시작했다. '아마존 에어'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2013년 말 이 회사는 직접 '프라임 에어'라는 배달용 드론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드론이 군사용, 개인 취미생활용으로 쓰여왔던 것을 넘어서 상업용으로까지 활용가능성이 검토되기 시작한 것이다. 구글 역시 구글X 연구소를 통해 '프로젝트 윙'을 가동해 유사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다른 항공기들이 자리잡고 있는 하늘에 수많은 드론들이 엉켜서 뒤죽박죽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드론들끼리 충돌사고는 물론 항공기들의 진로를 방해해 목숨까지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드론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한 도촬 및 감시활동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져 미국, 영국 등에서는 드론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방침을 내리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연방항공청(FAA)의 지침에 따라 드론은 조작하는 사람이 볼 수 있는 거리에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현 시점에서는 드론을 물건 배달을 위한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는 셈이다.

영국에서는 항공조종사협회(BALPA)가 자국민 2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 중 40%가 도심에서 드론을 조종하기 위해서는 보다 엄격한 제재를 가해야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취미용을 벗어나 상업용 드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안전문제를 우려해 더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BALPA 책임자 중 하나인 짐 매커슬란은 "드론 기술은 이미 보급되고 있으며, 우리는 항공기의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 선에서 비즈니스, 레저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일종의 조종사 면허제도를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안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 중 하나로 아마존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나사가 주최한 컨퍼런스에 참석, 드론들을 위한 영공을 할당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를테면 배달용으로 제작된 프라임 에어과 같이 드론 중에서도 고속 비행이 필요한 경우 200피트~400피트(60m~121m) 상공에서만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그 이상인 400피트~500피트(121m~152m) 사이에서는 사람이 직접 탑승한 항공기만 운항할 수 있도록 해서 드론과 충돌할 가능성을 없애겠다는 아이디어다. 일종의 드론 전용 교통구간이 생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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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또한 드론이 하늘에서 모니터링 돼야한다고 설명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계획한 드론교통제어시스템에서 착안한 것이다.

구르 킴치 아마존 에어 프로젝트 책임자는 "우리는 혁신을 위해 자유로운 모델을 원하며, 그 중 큰 부분이 어떻게 오늘날 존재하는 것을 바꾸는가에 달렸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새로운 도전이 실험으로 그칠지, 현실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