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vs요기요, 수수료 0% 셈법은?

“매출 줄어도 고객 확보 통한 시장 선점 먼저”

유통입력 :2015/07/29 14:57    수정: 2015/07/29 17:17

“8월 중 주문수수료는 물론 외부결제수수료까지 0%인 월 고정비 상품을 출시하겠다.”

하루 전 ‘모바일 결제 중개 수수료 0%, 외부결제수수료 0.5% 인하’를 발표한 배달의민족에 이어 요기요가 모든 수수료를 없앤 월 고정비 상품을 내달 내놓겠다고 29일 깜짝 발표했다.

3개월 전 기획해 약 한 달 전부터 시범 서비스 중이던 새로운 가맹 상품을 요기요가 오늘 갑자기 공개한 이유는 배달의민족이 예상을 깨고 모바일 결제 수수료 제로를 앞서 선언한 탓이다.

그 동안 배달의민족은 매출의 5.5~9.0%를 모바일 결제 중개 수수료로 받아왔으며, 가맹점에 따라 3만원 또는 5만원 광고비를 고정적으로 받아왔다. 요기요는 광고비가 없는 대신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인 12.5%를 중개 수수료로 챙겨왔다. 두 회사 모두 결제사에 지급되는 외부결제 수수료 3.5%에, 나라에 내는 부가세는 별도로 받아왔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은 전체 매출의 약 30%에 해당되는 모바일 결제 중개 및 결제 수수료를 내려놨고, 요기요는 기존 결제수수료 상품과 별도로 고정비만 내면 아무런 수수료가 붙지 않는 상품을 추가하기로 했다. 두 회사 모두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시장 흐름에 발맞춰 “일단 한다”는 입장이다.

나제원 요기요 대표(왼쪽), 김봉진 배달의민족 대표.

■회사는 얼마나 손실일까?

김봉진 대표는 지난 28일 기자 간담회에서 매출 중 모바일 결제 중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30%라고 밝혔다. 작년 매출 291억원 중 87억원을 중개 수수료로 벌었다는 말인데, 바꿔 말하면 배달의민족은 87억을 포기한 셈이다.

요기요 역시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모든 가맹점들이 기존 수수료 지급 방식에서 월고정비 상품으로 바꾼다고 가정할 경우 요기요 매출이 반토막 아래로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회사는 가맹점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 방식’과 ‘월고정비 방식’ 중 더 나은 상품을 추천한다는 계획이나 어느 정도 매출 하락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요기요는 월 고정비 상품의 경우 외부결제수수료 3.5% 모두를 대납해주는 구조여서 상당한 지출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 반면 배달의민족은 외부결제수수료를 3.5%에서 3.0%로 낮추기로 했는데, 이는 각각의 결제대행사들과 협의해 할인 받는 형태로 간다는 방침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바로 결제 수수료 0% 계획을 말하고 있다. 회사 매출의 바로 결제 수수료 비중은 30%. 광고비로 인한 매출 비중은 50% 이상이다. 배달의민족은 외부결제 수수료도 3.5%에서 3.0% 낮출 예정이다.

■가맹점은 얼마나 이득일까?

요기요 결제로만 한 달 100만원 매출을 올리던 가맹점이 있다고 가정하면 중개 수수료 12만5천원에 외부결제 수수료 3만5천원을 아끼는 셈이다. 대신 월 고정비를 5만원 낸다고 해도 11만원이 절약된다.

같은 조건의 배달의민족 가맹점은 모바일 결제 중개 수수료 5만5천원~9만원에, 외부결제 수수료 인하로 5천원 정도 절감 혜택을 본다. 둘을 더하면 최소 6만원에서 9만5천원 비용이 줄어드는 셈이다. 광고비 3만원(파워콜), 5만원(울트라콜)은 기존과 동일하다.

바꿔 말하면 회사 기준에서 요기요가 배달의민족보다 매출 감소가 더 클 수 있고, 가맹점 입장에선 할인 혜택이 큰 요기요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배달앱 업체들이 원래 없던 수수료를 만들어 놓고 없앤다는 발표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요기요 전화주문.

■대책 있는 계획일까?

양사 모두 일단 줄어드는 매출을 늘어나는 가맹점과 이로 인한 사용자 증가를 기반으로 추후에 보전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배달의민족은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인 ‘배민 프레시’와 외식 배달 서비스 ‘배민 라이더스’, 반조리 음식 배달 서비스 ‘배민 쿡’ 등 신규 서비스로 매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고객관계관리(CRM) 등 신규 광고 상품도 준비 중이다.

또 요기요는 음식점 운영에 필요한 배달 소모품들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알뜰쇼핑’ 서비스와, ‘푸드플라이’ 및 ‘부탁해’와 제휴해 선보인 맛집 배달 서비스로 몸집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두 회사의 수수료 폐지 정책을 두고 시장의 요구와 흐름에 따른 결정으로 보고 있다. 매출 손실을 감당하더라도 사용자 확보를 통한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현재 배달앱 3사 수익모델 비교표. 8월부터 배달의민족은 모바일 결제 수수료가 없어지고 요기요는 월고정비 상품이 추가된다.

여기에 정부가 높은 수수료를 문제 삼기 직전이고, 다음카카오 등 대형 업체들의 배달 시장 진출이 가시화됨에 따라 이로 인한 선제적 대응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두 회사 모두 신규 서비스와 사업 확장으로 단기간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지도 않다.

요기요 박지희 부사장은 “모든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월고정비를 받는 상품은 수수료 인하가 아닌 상품의 다양화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라며 “이달 1일부터 우수 가맹점 817곳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 했지만 아직 운영 기간이 채 한 달도 안 돼 정확한 매출 변동이 계산되진 않지만 여러 가지 방향을 두고 새로운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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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월고정비 외에 CRM 등 광고 상품 도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요기요가 자랑하는 공정한 랭킹 로직이나 클린리뷰 등에 영향을 미치는 광고 상품은 추가할 생각이 없다”면서 “배달의민족이 광고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라면 요기요는 부가혜택을 더 주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로켓배송 등 자체 배송으로 쿠팡의 영업이익이 안 좋았다고 하지만, 그 만큼 고객의 만족도는 높아졌다”며 “아마존도 영업이익을 0%로 맞추면서도 사용자에게 더 좋은 만족감을 준 것처럼 배달의민족도 당장의 매출 보다는 고객에 집중해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