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업계 생존 전략은...'협업'

게임입력 :2015/07/28 10:52

박소연 기자

최근 게임 업계에서 협업 바람이 거세다. 닌텐도,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대형 게임사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다른 DNA를 가진 두 회사가 협업이라는 이름으로 창출해낼 결과물이 이들에게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되어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임 업계에서는 올 초부터 협업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2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가 전략적 제휴를, 지난 3월 닌텐도와 디엔에이가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27일에는 룽투코리아와 라인 주식회사가 전략적 합작회사 설립을 알렸다.

성장이 한계에 달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글로벌 경쟁이 극심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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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난 27일 전략적 합작회사 란투게임즈(대표 양성휘)를 설립한 룽투코리아(대표 양성휘)와 라인 주식회사(대표 이데자와 타케시)는 란투게임즈를 아시아 모바일 시장 공략을 위한 본진 기지로 삼을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란투게임즈라는 이름은 라인의 앞 글자와 룽투의 뒷글자를 합쳐 만든 것으로 한자어로는 청사진을 뜻한다. 자산은 2천만 불(한화 234억 원) 규모로 룽투코리아와 라인이 지분을 50%씩 소유한다. 본사는 홍콩에 있으며 양성휘 룽투 대표가 대표를, 라인 송기욱 실장이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맡는다.

둘의 무기는 룽투게임즈가 ‘도탑전기’ 등으로 중화권 시장에서 닦은 기반과 지난 1분기 기준 글로벌 MAU 2억500만 명에 달하는 라인의 플랫폼 경쟁력이다.

란투게임즈는 이를 기반으로 한국, 일본 모바일 게임의 중국 출시와 중국 모바일 게임의 해외 시장 출시에 집중할 계획이다. 공동투자, 공동개발, 상호 퍼블리싱 협력 등 다양한 협력 모델이 총동원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양사 협력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뜨겁다. 란투게임즈 설립 소식 직후인 28일 오전 룽투코리아 주가가 신고가를 경신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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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청사진이 보이기 시작한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와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협업도 업계를 뜨겁게 달군 빅뉴스 가운데 하나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지난 2월 상호 지분투자를 골자로 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엔씨소프트의 지적재산권(IP)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제휴 체결 4개월 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둘의 협업은 지난 15일 모습을 드러냈다.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 ‘리니지’가 둘의 히든카드였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리니지2’의 IP를 활용해 모바일 MMORPG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리니지’는 출시 17년이 지난 지금까지 엔씨소프트의 주요 매출원 노릇을 하는 효자 IP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매출 8천287억 원 중 ‘리지니1’의 매출이 약 31%, ‘리니지2’의 매출이 약 14%다.

강력한 IP로 최상의 결과를 끌어내겠다는 둘의 다짐이 보이는 선택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이 시급한 엔씨소프트와 글로벌 모바일 시장 재패를 갈망하는 넷마블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닌텐도의 대표적인 게임 타이틀 '슈퍼마리오'

닌텐도 역시 콘솔 시장에서의 부진을 털어내고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지난 3월 디엔에이(DeNA)와 업무 제휴를 맺었다.

보유하고 있는 유명 IP을 활용해 모바일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게 닌텐도의 계획이다. ‘슈퍼마리오’ ‘포켓몬스터’ ‘젤다의 전설’ 등 글로벌 인기 IP가 물망에 오른다. 아직까지 상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닌텐도가 가진 IP 파워가 상당한 만큼 일정 이상의 성과가 예상된다.

닌텐도는 중국 진출까지 연기하고 모바일 게임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초까지 모바일 게임 5개를 출시하겠다는 닌텐도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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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각 대형 게임 회사들이 협업에 활발히 나서는 이유는 각사가 가진 강점을 모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한 것이다. 대형 게임사라고 쉽사리 도전할 수 없을 만큼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쟁이 심각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되자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연합을 맺어가며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라며 “인기 IP, 이용자 풀 등 각사가 가진 장점을 적절히 융합할 경우 더 큰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겠으나 아예 다른 두 회사가 협력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닌 만큼 그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