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스마트홈 생태계, 개발자 유혹할까?

음성 개인비서 서비스 '알렉사' 개발자에게 공개

컴퓨팅입력 :2015/07/06 17:47

아마존이 자사 음성기반 개인 비서 서비스인 '알렉사(Alexa)'를 중심으로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알렉사를 외부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개발자들에게 공개해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IT 공룡들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스마트홈 분야에는 이미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뛰어들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마존이 얼마나 많은 외부 개발자들을 끌어 모아 스마트홈 플랫폼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아마존은 외부 개발자들이 자신의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에 음성 인식 및 명령 기능을 결합시킬 수 있게 알렉사의 소프트웨어개발자키트(SDK)를 공개했다. 아마존은 이 SDK에 '알렉사 스킬 키트(ASK)'라는 이름을 붙였다.

알렉사는 클라우드 기반 음성 인식 및 명령 서비스로 아마존 에코의 두뇌 역할을 하고 있다. 에코는 아마존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원통 모양의 스마트홈 디바이스로 내장된 마이크를 통해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하고 이에 맞는 정보와 기능을 제공한다. "알렉사, 내일 날씨는 어때?" 라고 물어보면 날씨 정보를 알려주는 식이다. 음성으로 음악을 틀거나 오디오북을 들을 수도 있다.

아마존에 따르면 외부 개발자들도 알렉사 SDK를 이용해 아주 쉽게 알렉사 기능을 자신의 서비스에 통합할 수 있다. 음성 인식이나 자연어 처리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없어도 상관없다.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해하고 처리하는 모든 일은 아마존 담당하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이런 어려운 부분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며, 단지 서비스 콜을 자신의 서비스 프론트엔드 단에 연결시키기 위해 코드 몇 줄만 작성하면 된다는 게 아마존의 설명이다.

상상하던 스마트홈이 현실로...

아마존의 설명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이나 웹페이지에 알렉사를 연결시킬 수 있다. 초등학교 홈페이지에 알렉사가 통합된다고 생각해보자. 학부모들은 아침에 간단하게 "알렉사, OO초등학교 오늘 점심 메뉴가 뭐야?"라고 물어 본 뒤 급식대신 도시락을 싸줄지 어떤 간식을 챙겨 보낼지 등을 결정할 수 있다.

하드웨어에 알렉사를 통합할 수도 있다.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스프링클러를 만들 수 있는 제조업체는 알렉사를 통합시켜 고객들이 "알렉사, 15분동안 잔디에 물을 뿌리라고 해"라고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스마트 청소기 제조사도 알렉사를 사용할 수 있다. 고객들은 청소기에 대고 "알렉사 거실 청소를 시작하라고 해"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알렉사 SDK를 활용해 만든 제품도 나와 있다. 고객 맞춤형 블루투스 추적장치를 만드는 하드웨어 회사, 페블비(Pebblebee)는 알렉사 SDK를 이용해 고객들이 음성으로 사물 위치를 파악하고 센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페블비 고객들은 "알렉사, 내 키를 찾아줘", "알렉사 애기 방은 얼마나 따뜻한지 확인해줘", "알렉사, 강아지가 어디 있는지 알려줘" 같이 말함으로써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페블비 CEO는 "기능이 너무 많을 땐 그래픽 UI를 사용하는 것이 직관적이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음성 명령을 통한 인터페이스는 고객들의 복잡성을 간소화시켜 준다"고 말했다.

알렉사 SDK 작동 방식

이렇듯 알렉사와 통합된 제품을 쓰는 사용자들은 스마트 가전에 음성으로 작동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웹사이트와 결합되면 음성 명령만으로 업데이트된 뉴스나 다양한 정보를 듣는 것도 가능해 진다. 아마존의 설명을 보고 있으면 그 동안 공상과학 영화에서 상상으로 그려졌던 스마트홈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는 시점이 멀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존 알렉사, 스마트홈 중추될까?

알렉사는 외부 개발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아 스마트홈 컨트롤러 역할을 쟁취할 수 있을까?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에코에 대한 반응을 보면 알렉사의 미래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뉴욕타임즈는 최근 포스팅한 에코 리뷰를 통해 "일주일만 써본다면, 이 기기가 홈테크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조명, 온도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포함해 집 안 온갖 제품들을 제어하는 비서를 갖는 것이 단지 상상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고 평가했다.

엔가젯은 구글 나우나 애플 시리가 음성 명령에 대해 아직 미숙하게 반응하는 것과 달리 에코가 명령 실행에 더 최적화돼 개발됐다는 점을 칭찬하며 "음성 명령을 듣고 이해할 때 시리나, 구글 나우와 달리 (제대로) 작동한다"며 "전원을 연결하고 몇 가지 알렉사 명령어를 익히면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에코와 알렉사를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1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도 투입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알렉사를 활용해 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 제조사, 스타트업에 재정적 지원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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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최근 에코를 누구나 180달러에 구매할 수 있도록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이전까지 에코는 초대장이 있는 경우에만 구입이 가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에코가 정식 판매 된 것을 포함해 알렉사 SDK를 공개하는 등의 행보를 놓고 음성 비서 서비스 분야에서 아마존이 애플이나 구글에게 경쟁자로써 자신의 위치를 더 강력하게 설정하고자 하는 의도인 동시에 결국 미래 스마트홈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겠다는 야망을 펼쳐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에코와 알렉사를 중심으로 홈스마트 생태계가 연결된다면 아마존은 자신들의 주특기인 이커머스 사업을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은 알렉사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 개개인의 생활방식, 행동패턴에 대한 정보를 음성정보로 수집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아마존 프라임 계정을 통해 더 정교한 상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빠르게 구매까지 연결 시킨다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상상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