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기변경만 급증...보조금 줄이니 번호이동은 급감

올 상반기, 단말기 경쟁에서 요금제 경쟁구도로 전환

방송/통신입력 :2015/07/01 15:12    수정: 2015/07/01 15:22

상반기 이동통신 시장에서 번호이동은 줄고 기기변경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보조금 폭탄으로 상대방의 가입자를 뺏어오는 일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된지 만 9개월이 되면서, 올 상반기 이동통신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번호이동 시장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월 한달간 번호이동 건수(자사 MNP 포함)는 52만5천584건으로, 1월 75만6천654건 대비 약 31% 감소했다.

번호이동 건수의 감소는 무엇보다 단말기 유통법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법에 따라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등 가입유형에 따른 지원금 차별이 금지되고, 과거 번호이동 시장에 투입됐던 마케팅비가 가입자 유형에 따라 여러 형태로 분산되면서 굳이 번호이동 가입을 택할 이유가 사라졌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 010 신규, 기기변경, 번호이동 가운데 대부분의 가입 유형을 차지하던 번호이동은 꾸준히 축소해 기기변경 건수 밑을 맴돌기 시작했다.

2015년 상반기 월별 번호이동 감소 추세 [cslab1]자료=KTOA data-verif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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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4월 단말기 교체 가입자 가운데 기기변경 가입자가 010 신규와 번호이동의 비중을 추월했다. 회사 측은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된 초기와 비교해 40~50%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원금이 동일한 상황에서 위약금, 유심비 등 전환비용이 발생하는 번호이동을 굳이 택할 이유가 사라졌다”며 “시장 운영 기조를 리텐션 중심으로 전환하고 기존 가입자가 누릴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단말기 지원금 경쟁구도에서 요금제 중심의 경쟁구도로 새 판이 짜여진 점도 상반기 시장의 주요 특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통3사의 잇따른 데이터 요금제 출시다. 이통 3사는 약 보름에 걸친 기간 동안 경쟁 사업자를 추격하며 요금제 경쟁을 벌였다.

시장 경쟁의 패러다임이 단말기 정책 중심에서 요금제로 전환하는 전기가 됐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단통법 이후 시장변화와 고객 관점의 효과’라는 보고서를 통해 “고객들이 통신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이었던 단말 비용의 영향력이 감소했다”며 “통신사간 차별성과 통신사 선택시 주요 고려 요인을 모두 고려할 경우 경쟁 패러다임이 요금제 등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분석은 연구소가 진행한 고객 인식 조사 결과가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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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통신사간 단말 할인 차이 인식이 40.1%에 이른다는 결과와 달리 지난 4월에는 23.1%까지 급락한 것이다. 또 통신사 선택시 주요 고려 요인으로 단말기 비용을 꼽았던 이들이 같은 기간 20.9%에서 13.7%로 동반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통신사를 고를 때 요금제를 주요 요인으로 생각한다는 고객은 지난해 11월 10.3%에서 13.7%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