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품질경영 악재...현대차 "안 풀리네"

[상반기 결산]주력신차 판매부진에 안전성 낙제 통보...환율 악재 겹쳐

카테크입력 :2015/06/30 16:27    수정: 2015/06/30 17:57

현대자동차의 올해 상반기는 상처로 가득했다.

지난 6개월 동안 현대차는 내수와 수출 등에서 고전했다. 특히 내수 시장에서는 아슬란 등 승용 부문 판매량 부진의 타격이 컸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유로화 및 신흥국 통화 대비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4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수모까지 겪기도 했다.

현대차는 품질경영의 핵심인 안전성 분야에서도 타격을 입었다. 현대차 싼타페는 지난 5월 중순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종합 충돌 테스트에서 미흡 단계인 ‘Marginal' 등급을 받았다.

■'백약이 무효' 현대차 아슬란, 판매 부진

지난해 10월 출시된 현대차 전륜구동 고급세단 아슬란은 현대차의 얼굴이 될 것이란 당초 기대 대신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아슬란의 누적 판매량은 4천459대다. 이는 5월 한달 아반떼(6천620대), 쏘나타(9천495대), 그랜저(6천609대)의 판매량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대자동차 전륜 구동 세단 아슬란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아슬란을 살리기 위해 각종 이벤트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지난 3월 9일부터 5월 10일까지 약 2달간 총 270명의 고객 대상으로 출장자를 위한 아슬란 시승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또 지난 3월 20일부터 4월 23일까지 아슬란에 탑재된 렉시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는 아슬란 클래식 시승 이벤트도 열렸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소비자들로부터 큰 반응을 일으키지 못했다. 아슬란의 4월 판매량은 965대로 지난 3월(866대) 판매량보다 약 100여대 늘었지만, 5월 판매량은 504대로 4월 판매량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참담한 결과를 내놓게 됐다.

현재까지 현대차가 계획중인 아슬란 관련 이벤트 프로그램은 없다. 현대차는 각종 첨단 사양이 탑재된 신형 에쿠스를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만큼, 판매가 떨어지는 아슬란에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안전성도 타격...현대차 품질경영에 상처

현대차의 승용 부문 누적 판매량(1월~5월)은 전년 누계 대비 7.1% 떨어진 14만599대를 기록했다. 아슬란 판매 부진과 신차 관련 대기 수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탓이다. 현대차 승용부문 5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그랜저와 제네시스를 제외한 모든 모델의 내수 판매량이 감소했다.

현대차는 또 미국 IIHS로부터 SUV 싼타페 안전성 테스트와 관련 낙제에 가까운 결과를 통보받는 수모도 겪었다. IIHS는 “싼타페는 신형 디자인에서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특히 부분 충돌 테스트에서는 미흡 단계인 'M'(미흡, Marginal)등급을 받게 됐다”고 꼬집었다.

안전성 강화 모델로 이달초 출시된 현대차 싼타페 더 프라임 (사진=지디넷코리아)

IIHS 결과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수차례 강조한 품질경영 최우선을 감안하면 충격이나 다름없었다. IIHS에 따르면 싼타페의 차제구조 안정성이 취약해 충돌 사고가 발생할 경우 탑승객의 다리와 발에 큰 부상을 입힐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자존심 회복을 위해 이달초 안정성을 강화한 모델인 '싼타페 더 프라임'을 출시했다. 차체 내외관 디자인은 이전 모델에 비해 큰 차이점은 없지만, 차체 보강재 확대가 눈에 띈다.

현대차는 싼타페 더 프라임 소개자료에서 IIHS 충돌 테스트를 여러번 언급했다. IIHS 충돌 테스트 결과가 현대차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준 것과 다름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싼타페 더 프라임이 이전 모델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점은 차체 앞부분”이라며 “차체 보강재를 확대 적용해 차체구조를 개선했다”며 “IIHS 스몰 오버랩 테스트 최고 등급인 'Good(우수)' 등급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2분기 실적 전망 '암울'

지난 1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판매 감소와 유로화 및 신흥국 통화 대비 원화 강세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18.1% 감소한 1조5천880억원을 기록했다. 경상이익과 순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각각 13.8%, 2.2% 감소한 2조3천210억원, 1조9천833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현대차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3.7% 감소한 15만4천802대를, 해외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3.6% 감소한 102만 8천32대를 기록했다. 총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3% 감소한 20조9천428억원이다.

현대차는 5월 미국 판매량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 기간 현대차의 미국 총 판매량은 6만3천610대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0% 하락했다.

밥 프라드진스키 현대차 미국 판매 담당 부사장은 “5월은 더 많은 소비자들이 대형 트럭과 SUV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현대차에게 어려웠던 기간”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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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지디넷코리아)

다음달 발표되는 현대차의 2분기 실적도 지난해에 비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 2분기 출고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1.1% 줄어든 약 202만대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실적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5월 현대차의 전체 내수 판매량(상용 포함)은 5만4천990대로 지난 4월 대비 12.8% 줄어든 것도 2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내달 쏘나타 1.6 터보, 1.7 디젤 모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가을 이후에는 신형 아반떼 등을 선보여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고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