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모바일 중심 전략' 파괴력은?

"시장 판도 변화" vs "새로운 것 없다"

인터넷입력 :2015/06/23 16:14    수정: 2015/06/23 16:15

다음카카오가 대대적인 모바일 공세로 나오자 네이버 주도 플랫폼 시장에 변화가 생길 지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올해 O2O 서비스인 ‘카카오택시’를 출시한 뒤 신규 모바일 서비스를 무더기로 내놓으며 공격적인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는 물론, 네이버가 주도해온 텍스트, 사진, 영상 등의 콘텐츠를 모두 카톡 안으로 품고 있다. 또한 O2O 및 금융 결제 서비스를 모두 모바일로 끌어안는 전략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16일 카톡에 모바일 소셜 영상 서비스인 ‘카카오TV’와 영상통화 서비스인 ‘페이스톡’을 선보였다. 온라인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이 텍스트와 사진에서 동영상으로 확대되면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다음카카오 최세훈, 이석우 공동대표

이로써 카카오톡 사용자들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영상을 카톡 친구들과 손쉽게 공유하고, 실시간 방송을 카톡 방 안에서 단체로 시청할 수 있다. 또한 단순한 채팅이나 음성통화를 넘어 언제 어디서나 카톡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본 것과 같은 영상통화까지 가능해졌다.

모바일 시장 장악을 위한 다음카카오의 야심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또 다른 비장의 무기는 오는 30일 오픈할 샵검색과 카카오톡 채널.

먼저 샵검색은 카톡 채팅창에서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 궁금증이 생겼을 때 바로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다. 검색포털 다음의 검색 엔진과 콘텐츠가 활용될 예정이다.

다음카카오 채널

같은 날 정식 서비스가 이뤄질 채널은 연예, 스포츠, 패션뷰티, 동영상, 웹툰 등 모바일 사용자들이 관심있는 콘텐츠를 바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 허브다. 흥미위주의 가벼운 글부터, 사회 이슈 등 최신 뉴스까지 카톡의 채널 카테고리에서 서비스될 계획이다.

이로써 모바일 사용자들은 카톡만 켜면 네이버와 같은 별도의 앱을 실행시키지 않고도 지인들과 연락을 취하고 검색도 할 수 있으며, 또 심심할 땐 동영상이나 흥미로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톡이란 범 국민적인 모바일 플랫폼을 무기로 본격적인 시장공략이 본격화된 것이다.

다음카카오의 성장 전략은 모바일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도 넘보고 있다. 나아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와 모바일 송금 서비스인 ‘뱅크월렛 카카오’로 이미 금융 서비스 문을 연 다음카카오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공식화 했다. 기존 은행이나 카드사들이 주도해온 금융 사업과 서비스 시장의 본격 진출을 선언한 것.

나아가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와 같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서비스도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서비스로는 카카오 대리운전이 유력시되고 있다.

카카오택시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지난달 말 미국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패스 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패스’ 인수를 통해 동남아 시장정벌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패스는 인도네시아 3대 인기 SNS 중 하나로, 1천만이 넘는 월평균이용자수를 자랑한다. 현지에서 인기 있는 서비스나 회사를 인수, 투자함으로써 위험요소는 줄이고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에서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업도 추진중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시장에서 전방위로 나서면서, 네이버를 얼마나 따라 잡을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관인 메트릭스에 따르면 이용자들의 총이용횟수를 기준으로 올 3월 산출한 모바일 검색점유율은 네이버가 63.8%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15.9%, 구글이 14.0%를 기록했다. 아직까지 웹뿐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네이버가 다음이나 구글을 크게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음카카오가 카톡을 통해 검색 기능과 콘텐츠서비스를 품게 되면서 기존 모바일 검색 점유율 판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스마트폰에서 필수품이 돼버린 카톡 하나면 다른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기능들이 다 갖춰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카톡이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품더라도 소비자들의 이용 패턴을 바꾸기엔 역부족이란 시각도 있다. “새로운 것들은 많은데 막상 보면 새롭지도 않고 별 것 없다”는 반응들도 곳곳에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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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업계 한 전문가는 “그 동안 웹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를 넘는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면서 “그러나 3천800만 가입자를 거느린 카카오톡에 검색과 뉴스 서비스가 동시에 올라갈 경우, 네이버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에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다음카카오가 카톡에 선보인 카카오TV와 사전 체험 서비스에 들어간 채널을 살펴본 결과 새롭다거나 경쟁력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며 “인기 플랫폼에 여러 서비스를 몰아넣는다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콘텐츠의 질이 결국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