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개발하라'...오피스365의 플랫폼 변신

외부 앱과 연동 가능...개발자 생태계 확산 주목

컴퓨팅입력 :2015/06/21 13:32    수정: 2015/06/21 14:05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대표 생산성도구인 오피스365를 플랫폼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외부 개발자들이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셰어포인트 등 오피스 앱에 자신이 개발한 새로운 앱을 결합시킬 수 있게 했다. 사용자들은 익숙한 오피스 앱을 떠나지 않아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오피스365를 중심으로 외부 개발자들과 사용자들이 만날 수 있는 장(場)을 열어 놓은 것이다.

지난 4월 말 MS는 개발자행사 빌드 컨퍼런스를 통해 오피스 앱을 외부 앱과 통합시킬 수 있게 됐다고 발표하며 오피스365의 플랫폼 변신을 선언했다.

최근 만난 한국MS의 김영욱 DX 에반젤리스트 부장은 오피스365 API 공개가 "전세계 12억 명의 오피스 사용자를 상대로 개발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을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 개발자들이 오피스365를 활용하는 2가지 방법

먼저 개발자들은 오피스365 기능을 이용해 별도의 웹사이트나 웹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 웹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와 iOS 앱도 만들 수도 있다.

MS는 오피스365 레스트풀 API를 공개했다. API를 호출해서 바로 별도의 웹사이트나 웹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 또 안드로이드, iOS 앱 개발자들을 위해 플랫폼별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따로 제공한다. 앱 개발자들이 레스트풀 호출을 불편하게 생각하기 때무네 SDK를 쓰면 레스트풀이 호출되도록 제공한 것이다.

우버택시를 아웃룩닷컴과 연동한다고 가정하면 아웃룩에서 첫 번째 일정이 끝날 때 맞춰 우버 택시를 미리 예약해 놓을 수가 있게 된다.

김영욱 부장은 "회의를 마치고 나서 1층에 내려왔을 때 우버택시가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게 되고 아웃룩에 다음 일정이 입력돼 있기 때문에 목적지를 따로 얘기할 필요도 없다. 또 우버앱에 입력된 카드 번호로 결제까지 다 돼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카카오택시 같은 택시앱과 충분이 연동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들 수도 있다. MS는 이미 오피스2013부터 다양한 외부 앱을 결합해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피스스토어를 열어 놓고 있다.

워드를 예로 들면 '삽입'메뉴에 '스토어'가 있다. 지금도 위키피디아나 워드프레스 등 사용자들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앱들이 몇 개 올라와 있다.

위키피디아 앱을 선택하면 워드 오른쪽에 위키피디아가 열리고 문서에서 선택한 단어를 위키피디아에 바로 검색하고 필요한 이미지도 바로 삽입할 수 있다. 문서 작업할 때 웹브라우저와 워드를 번갈아 가며 열어보는 수고를 줄여준 앱이다.

MS는 개발자들이 쉽게 오피스API를 활용해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위키피디아 앱을 포함해 다양한 샘플 앱들의 소스를 코드 호스팅 서비스 기트허브에 공개해 놓고 있다.

■오피스는, 국내 개발자들도 새로운 기회

김영욱 부장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도 MS 오피스API를 다른 엔터프라이즈 앱과 결합해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벌써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피스API를 활용하면 엑셀에서 데이터만 다 입력했는데 필요한 시스템에 다 연동돼 있고 엑셀을 열었는데 다른 사람이 입력한 데이터까지 올라와 있는 일이 가능해 진다.

기업들도 전산화를 진행하면서 많은 솔루션을 도입하고 또 시스템통합(SI)을 통해 필요한 기능을 가져다 붙여도 봤지만 결국엔 그냥 직원들이 가장 익숙한 오피스를 쓰게 하는 게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라는 생각할 가능성이 많다.

그런 점에서 오피스 스토어는 국내 개발자들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ERP나 CRM 회사들이 자사 시스템과 연동되도록 템플릿 형태의 앱을 만들어 스토어를 통해 배포하면 사용자들이 자신의 PC 엑셀에서 입력한 숫자들이 알아서 시스템에 들어가 있게 되는 것도 가능하다.

엑셀에서 연말정산 앱을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세청에서 다운 받은 연말정산 데이터를 엑셀로 불러와서 양식에 맞게 맞춰주고 얼마나 환급 받는지 알려주는 앱도 나올 수 있다.

김영욱 부장은"HTML 자바스크립트만 공부하면 오피스API를 통해 엄청난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오피스 앱은 개발자들이 도전해 볼만한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 오피스의 플랫폼화를 치밀하게 준비해온 MS

MS는 오피스를 플랫폼으로 개방하기까지 꽤 착실한 준비를 해왔다. 오피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시키고 iOS와 안드로이드 등 타 플랫폼까지 지원하도록 확장시킨 것이 플랫폼으로 진화하는데 밑바탕이 됐다.

특히 오피스의 무게중심을 클라우드 옮긴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오피스의 핵심이 클라우드에 있기 때문에 어떤 플랫폼이나 디바이스도 쉽게 지원할 수 있게 됐고 다른 앱들과 결합하기도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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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MS가 기대하는 것은 개발자와 사용자들이 MS가 벌려 놓은 플랫폼에서 마음대로 필요한 것들을 만들면서 생태계를 꾸려나가는 것이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MS가 다 만들어 주겠다는 지금까지의 방식을 모두 버렸다.

김영욱 부장은 "지금까지 MS가 오피스를 박스제품으로 파는데 그쳤다면 이제는 플랫폼을 열고 개발자와 사용자를 모으는 것만으로도 큰 이득이라는 관점을 가지게 됐다"며 "MS는 이제 개발자들에게 우리 플랫폼에 와서 마음껏 꿈을 펼쳐 보이라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