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원, 아직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

홈&모바일입력 :2015/06/13 10:24

황치규 기자

지난해 6월 구글이 개최한 연례 I/O 개발자 컨퍼런스 현장.

구글은 제 3세계 시장을 겨냥해 제조 업체들이 100달러 밑에서 안드로이드폰을 만들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안드로이드원 프로젝트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안드로이드 원은 구글이 제조 업체들이 개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표준 규격을 제공하는 인증 프로그램이다.

구글이 하드웨어 업체가 쉽게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안드로이드원에는 구글 안드로이드 원본인 순정(stock) 안드로이드 버전이 탑재되며, 구글 플레이 스토어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한다.

안드로이드원 공개 이후 구글은 대단히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세계 각국 제조 업체들과 손잡고 안드로이드원 출시 국가를 넓혀나갔다. 그러나 아직까지 결과는 신통치가 않은 것 같다. 최근 열린 2015년 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안드로이드원은 지난해와 같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터키에 선보인 구글 안드로이드원 스마트폰

이런 가운데 리코드가 12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소비자와 제조 업체들 모두 안드로이드원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원인을 분석한 기사를 보도해 주목된다.

안드로이드원은 현재까지 7개국에 진출했다. 5월에는 터키 시장에 입성했다. 구글은 인도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원 관련해 추가 파트너도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11번째 안드로이드원 기기가 선보이게 된다.

리코드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안드로이드원 프로그램이 처음 시작되고 나서 첫 100일간 70만대의 안드로이드원 기기가 출하됐다. 인도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후 5개월간 출하된 안드로이드원 기기도 70만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원 판매량을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숫자만 놓고보면 안드로이드원이 모바일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켰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제조 업체들이 안드로이드원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설 인센티브가 많지 않다는 점에 비중을 뒀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원을 선보이면서 현지 제조 업체들과의 제휴에 무게를 뒀다.인도를 넘어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에서도 현지 제조 업체들과 손을 잡았다. 현재로선 제조 업체들은 안드로이드원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설 인센티브를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리코드는 인도 제조 업체인 마이크로맥스를 예로 들었다. 마이크로맥스는 초창기 안드로이드원 주요 파트너중 하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마이크로맥스는 한달에 100만대 정도의 스마트폰을 출하한다. 그러나 이중 안드로이드원 기기는 많지 않다. 리코드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마이크로맥스가 안드로이드원에 별 관심이 없고, 또 다른 제품을 내놓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드로이드원을 내놓고 나서 2개월 후 마이크로맥스는 사이아노젠과 제휴를 발표했다. 사이아노젠은 구글 안드로이드와 경쟁하는 변종 안드로이드 업체다.

글로벌 플레이어가 아니라 현지 제조 업체들과 손을 잡는 전략은 구글 입장에선 합리적일 수 있다. 이들은 안드로이드원에 대한 구글의 통제를 상대적으로 쉽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적은 마진을 갖고 삼성전자, 모토로라, 샤오미와 같은 회사들과 싸워야 한다. 일대일로 싸우기는 만만치가 않을 수 있다. 구글의 통제는 안드로이드원을 갖고서는 차별화를 꾀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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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드는 마진이 적은 모바일 시장에서, 제조 업체들은 수익이나 규모가 필요한데 구글은 안드로이원을 통해 둘다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유통 등 안드로이드원을 판매할 있는 실행 가능한 전략을 세우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구글은 기기 판매량을 성공의 지표로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최신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일 수 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걸쳐 최신 구글 소프퉤어를 확산시키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일 수 밖에 없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나 안드로이드웨어에도 안드로이드원과 유사한 통제를 가하고 있다고 리코드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