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키노트 'iOS9부터 애플뮤직까지'

개발자들 가장 큰 환호는 '스위프트' 오픈소스 공개 발표

홈&모바일입력 :2015/06/09 05:45    수정: 2015/06/09 10:59

정현정 기자

'OS X 10.11 엘 캐피탄, iOS9, 워치OS 2, 그리고 애플뮤직'

애플이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웨스트에서 열린 애플의 연례 개발자 행사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 2015에서 전세계 개발자들에게 풀어놓은 선물보따리다.

이날 WWDC 개막을 알리며 무대에 오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WWDC에는 70개 국가에서 개발자들이 참석했으며, 이 중 80%가 처음으로 WWDC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또 350명의 장학생이 선발됐으며 100개 이상의 세션들이 제공되고, 1천명 이상의 애플 엔지니어들이 참석한다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애플은 6월에 열리는 WWDC를 통해 새로운 iOS 운영체제와 맥 OS X의 새 버전을 선보여왔다. 올해 역시 첫 무대를 장식한 주인공은 맥 OS X 새 버전과 차세대 iOS9이었다.

두 시간 반 가량 진행된 이날 기조연설에서는 이밖에 애플워치용 새 운영체제와 개발툴, 새로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뮤직,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애플페이 관련 뉴스들이 소개됐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과 관련된 추가적인 업데이트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고 애플TV 새 모델이나 아이패드 프로 등 하드웨어도 예상했던대로 등장하지 않았다.

■새 OS X 이름은 '엘 캐피탄'

관심을 모았던 OS X 새 버전의명칭은 '엘 캐피탄'이었다. 엘 캐피탄은 미국 요세미티 국립 공원에 있는 세계 최고 난이도의 수직 암벽이다. 이전 버전인 OS X 10.10 요세미티와 연관되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애플은 OS X 새 버전을 출시하면서 대대적인 기능 변화보다는 사용자 경험과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OS X 소개를 위해 무대에 오른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맥 사용자의 55%가 최신 버전인 요세미티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최신 윈도 버전의 경우 7%에 불과하다"고 경쟁사 견제도 잊지 않았다.

OS X 엘 캐피탄은 스포트라이트 검색 기능을 대폭 강화해 키워드 뿐만 아니라 자연어 검색이 가능해졌다. 크기 조절과 미리보기 기능도 추가됐다.

윈도우 관리 기능도 향상돼 실행 창을 드래그 하면 화면을 양쪽으로 분할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스피커 아이콘을 제공해 음량 조절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3D 엔진은 오픈GL 대신 메탈을 채택해 기존 요세미티 대비 속도가 1.4배 빨라졌다. 렌더링 효율도 40% 높아졌고 애플리케이션 전환 속도는 2배 향상됐다.

엘 캐피탄 정식 버전은 올 가을 출시 예정이며, 7월 중 일반 사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는 퍼블릭 베타가 배포될 예정이다.

■iOS9 더 똑똑해졌다

모바일 운영체제 새 버전인 'iOS9'도 베일을 벗었다. 더 능동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시리(Siri)와 새로운 지도 관련 기능, 아이패드에서의 멀티태스킹 등이 특징이다.

우선 시리의 상황 판단 기능과 검색 기능이 강화됐다. 가령 스포츠 경기 동영상을 검색하라고 하면, 기존에는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데 그친 반면, 이제는 아예 가장 적절한 영상을 실행까지 해준다.

또 구글 나우와 유사한 개인 비서 기능인 '프로액티브(Proactive)'도 새롭게 도입돼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파악해 기기를 조작하기 전에 능동적으로 기능을 실행해준다.

지도에는 대중 교통 경로 안내 기능이 추가됐다. 지도에서 정류장을 누르면 버스나 지하철 등 모든 대중 교통 수단을 볼 수 있다. 미국 뉴욕과 시카고, 캐나다 토론토,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 멕시코 멕시코시티 등은 물론 중국의 베이징, 선전, 청두, 우한, 시안, 광저우, 항저우, 정저우 등 300여개 도시에서 우선 사용할 수 있다.

아이패드에서는 멀티태스킹 기능을 지원한다. 2개의 앱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고, 화면 비율은 7:3이나 5:5로 조절해 쓸 수 있다. 동영상의 경우 한 쪽 구석에서 미리보기 화면을 실행할 수도 있다. 키보드에는 트랙패드 기능을 추가해 맥에서처럼 멀티 제스처 인식을 지원한다.

애플은 iOS9 개발자용 베타를 이날 공개하고, 정식 버전 배포는 가을에 진행할 예정이다.

■애플페이 영국 진출

iOS9과 함께 지난해 출시한 애플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 관련 소식도 업데이트됐다.

제니퍼 베일리 애플 인터넷서비스 담당 부사장은 우선 스퀘어와 던킨도너츠 등 미국 내 서비스 협력 확대를 전한데 이어, 핀터레스트 앱 내에서 수 백 가지 물품을 곧장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7월 중에는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매장 수가 100만개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하기도 했다.

다음달부터는 영국에서도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애플은 영국 주요 은행의 70%와 협약을 체결했고, 25만개 가맹점을 확보했다.

스타벅스나 맥도날드 등 주로 미국계 체인 업체 위주지만 BP나 런던 대중교통 등 현지 가맹점도 다수 확보했다. 특히 대중교통 결제가 가능한 점이 주목 받았다.

애플은 또 애플페이 이용자가 가맹점 이용 시 각 업체에 맞는 적립 카드를 연결해주는 ‘리워드카드(Reward Card)’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자주 가는 매장에 대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패스북(Passbook) 애플리케이션은 애플페이에 통합해 명칭을 '월렛(Walet)' 으로 바꾸고 다양한 카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도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추가

애플은 iOS9에 플립보드처럼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뉴스(News)' 애플리케이션을 새롭게 추가한다.

이날 뉴스 앱 소개를 위해 무대에 오른 수잔 프레스콧 부사장은 "뉴스 역시 인터랙티브"라면서 "뉴스 앱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가장 훌륭한 모바일 읽기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 앱은 사용자가 관심있는 분야의 뉴스를 한 곳에서 모아 잡지 같은 레이아웃으로 볼 수 있도록 해준다. 필요한 뉴스는 북마크 해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읽을 수도 있다.

애플은 뉴욕타임스, 포브스, CNN, 타임, 와이어드, ESPN, 버즈피드, 더버지 등 매체와 콘텐츠 제휴를 맺고 이들이 제공하는 뉴스를 모바일에 최적화된 포맷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뉴스 앱은 iOS9과 함께 미국과 영국, 호주에서 우선 서비스 될 예정이다.

■'가장 큰 환호' 스위프트 오픈소스 공개

이날 기조연설에서 개발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은 부분은 iOS와 OS X용 앱 개발 언어인 ‘스위프트(Swift)’를 오픈소스로 공개한다는 발표다.

이날 페더리기 애플 부사장은 올해 말 스위프트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iOS, OS X뿐 아니라 리눅스에서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더 생산적인 앱 개발을 돕는 스위프트2를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류 관리를 더 쉽게 할 수 있는 등 개발자의 작업을 보다 원활하게 지원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현재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 중 스위프트를 통해 개발한 앱은 1만5천여개다.

■애플워치 네이티브 앱 제작 가능해졌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애플워치 관련 개발툴도 다양해졌다. 이날 애플워치 개발을 주도한 케빈 린치 기술 담당 부사장은 새로운 '워치OS(watchOS) 2'를 소개했다.

워치OS 2는 일부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개선하고 지도, 애플페이, 시리 등 기능적인 면도 향상시켰다. 우선 애플워치 배경화면으로 앨범 속에 있는 사진을 사용할 수 있으며, 새롭게 24시간 타임랩스 첫 화면도 제공한다.

새로운 '컴플리케이션' 기능은 항공기 일정, 자동차 충전, 스포츠 경기 결과 등을 보여준다. 또 용두(Digital Crown)을 앞뒤로 돌려 새로운 컴플리케이션 업데이트를 볼 수 있게 하는 '타임트래블' 기능도 새롭게 들어갔다.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향상됐다. 애플워치에서 12명의 친구의 연락처를 추가할 수 있다. 손으로 그린 스케치를 전송할 수 있는 '디지털 터치' 기능은 여러 가지 색상으로 그릴 수 있게 됐다.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답장도 할 수 있다. 또 전화 수신과 함께 페이스타임오디오 기능을 지원한다. 피트니스 기능도 목표를 설정해 달성 여부를 알려줘 운동을 도와줄 수 있도록 했다.

개발자들에게 애플워치용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인 '워치킷(WatchKit)'을 공개한다. 그동안은 아이폰을 기반으로 애플워치용 앱들이 구동됐지만 로직이워치 기반으로 바뀌었다. 이를 통해 성능과 반응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개발자들은 워치킷을 통해 애플워치용 네이티브 앱 제작이 가능해졌다.

또 개발자들은 새롭게 마이크, 헬스킷, 가속도계, 탭틱엔진, 디지털크라운 등에 접근이 가능해져서 이를 활용한 앱 개발이 가능하다. 워치OS 2 베타는 이날 개발자들에게 배포됐으며 정식 버전은 올 가을 출시된다.

■One more thing은 '뮤직'이었다

워치OS 2 발표가 끝난 후 팀 쿡 CEO는 무대에 올라 '하나 더(One more thing)'을 외쳤다. WWDC 개막 전부터 등장이 예상되던 새로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였다.

애플에 인수된 비츠뮤직 공동창업자 지미 아이오빈은 애플 임원으로 선 첫 무대에서 애플 뮤직(Apple Music) 서비스를 소개했다.

월 9.99달러(약 1만1천원) 이용료로 이용할 수 있는 애플 뮤직 서비스는 이달 30일부터 애플 기기에서 사용 가능하며, 첫 3개월은 무료로 제공한다. 최대 6명까지 월 14.99달러에 이용 가능한 가족 전용 패키지 서비스도 선보였다.

애플뮤직의 차별화된 서비스는 ‘큐레이팅’ 서비스다. 사용자가 한 음원을 선택해서 들으면 사용자의 평소 패턴 등을 고려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감성을 파악해 다른 음원을 추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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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빈에 이어 에디 큐 애플 인터넷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부문 수석부사장도 무대에 올라 “이제 아이폰에 저장돼있지 않은 수 백만 가지의 음원을 곧바로 들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새로운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뉴(New)’를 통해 신규 음원에 대한 소개를 제공하는 점도 소개했다.

이 밖에 힙합 뮤지션 '드레이크'가 무대에 올라 아이튠즈와 애플뮤직으로 이어지는 애플의 음원 유통 생태계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 무대 말미에는 신인 가수인 위켄드(Weekend)가 신곡 무대를 선보이며 기조연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