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로 돈 몰린다...스타트업 확대일로

주식-헤지펀드-은행 등도 핀테크 적극 공략

컴퓨팅입력 :2015/06/08 15:28    수정: 2015/06/09 07:49

손경호 기자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성공을 가늠하고 있는 가운데, 주식, 헤지펀드, 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전통 금융기업들은 자회사를 차려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가하면, 새로운 기술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 나섰다. 국내 은행, 카드사, 증권사 등이 핀테크 지원팀을 별도로 꾸리고 있는 것도 이런 움직임을 반영하고 있다.

액센츄어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핀테크에 투자된 자금이 120억달러(약13조4천652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해 3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전 세계에서 금융과 IT의 결합에 대한 아이디어에 자금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중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최근 가장 많은 펀딩을 받은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금융교육사이트인 너드월렛과 수수료 없는 증권거래앱을 제공하는 로빈후드다. 이들 기업은 각각 6천400만달러(약717억6천320만원), 5천만달러(약560억6천500만원)를 투자받았다. 그러나 이들 스타트업은 여전히 일반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골드만삭스 비즈니스 부문을 분석한 결과,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보다 많은 9천명의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금융분야에서 IT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추세는 골드만삭스 뿐만이 아니다. 핀테크 산업은 주식거래, 헤지펀드, 은행, 자기자본거래(proprietary trading)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기존 금융사들이 기술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실제 자신들의 플랫폼에 이식하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시카고에서 최근 개최된 '핀테크익스체인지2015'는 금융기술회사들이 사용하는 최신 기술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다. 일반 소비자들보다는 금융회사가 필요로 하는 증권거래 소프트웨어, 분석, 시장데이터 배포, 클라우드 컴퓨팅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이 행사에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외에도 IBM왓슨,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IT회사들이 발표를 맡았다는 점은 빅데이터, 네트워킹, 소셜미디어, 앱 생태계가 금융회사들에게도 이전보다 중요해졌다는 증거다. 이룰 두고 테크크런치는 "금융시장 및 증권거래 분야에서도 '빠른실패(fail fast)'라는 스타트업 문화가 번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아노바 테크놀로지는 레이저, 마이크로웨이브로 데이터를 더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속도가 중요한 증권거래에 활용하게 한다.

옵션스시티 소프트웨어는 주식거래를 위한 앱스토어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 곳은 서드파티 개발자들이나 증권거래소가 위기관리, 주가 예측 및 분석툴들을 직접 투자자들이 사용하는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속보들을 빠르게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맞춤형 헤지펀드나 알고리즘 기반 증권거래 등에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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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선물거래소 역할을 해왔던 CME 그룹은 지난해 '리퀴디티 벤처스(Lquidity Ventures)'라는 자회사를 차리고 50만달러~500만달러 규모로 자사 비즈니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밖에도 스페인 은행인 BBVA,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각각 투자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벤처캐피털을 창업했다.

테크크런치는 "금융시장은 매우 역동적이며, 은행, 헤지펀드, 증권 트레이더들은 굳이 S&P500에 포함된 기업들의 주식을 거래하지 않더라도 문제삼지 않는다며, 핀테크 스타트업들에게 이러한 시장은 아직까지 파괴적 혁신(disruption)'을 위해 열려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