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원 빙글 대표 “연쇄 창업 비결은 메이커스 DNA”

홈&모바일입력 :2015/05/26 07:55

박소연 기자

스타트업 업계에 몸을 담근 이라면 문지원 대표의 이름을 모를 리 없다. 동영상 자막 서비스 비키, 관심사 기반 SNS 빙글에 이어 엔젤투자사 더벤처스를 창업하며 업계를 종횡무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 대표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빙글은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소셜 큐레이션 SNS라는 독특한 전 세계 700만 이용자를 보유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출시 6개월 만에 이용자 수 15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해외 반응도 뜨겁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전 세계인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라는 게 빙글의 강점이다.

지난해 1월 설립한 더벤처스는 디지털 마케팅, 중고차 경매 앱, 모바일 인터넷 전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 중이다. 단순히 투자뿐 아니라 실무 멘토링, 글로벌 네트워킹 제공 등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전반적으로 돕는다.

하나도 성공시키기 힘든 스타트업 업계에서 끊임없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문 대표의 비결은 뭘까. 문 대표는 이를 가리켜 메이커 DNA라고 말했다.

다음은 문지원 대표와 진행한 일문일답.

-빙글의 사업 모델은?

“빙글에는 사람들이 관심사별로 모여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 볼 때 일반적인 타겟티드가 아니라 완전히 레이저 타겟티드된 그룹들이 묶여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문을 열 생각은 없다. 빙글 커뮤니티와 브랜드들이 어떻게 서로 윈윈하는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빙글 커뮤니티에 접근하고 싶어하며 커뮤니티도 모든 산업적인 활동은 싫어하는 건 아니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은 뭐가 될 수 있을지가 최근의 고민거리다. 다만 지금은 좋은 플랫폼을 만들고 알리는 단계라고 생각해 수익 창출을 급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문화를 만드는 게 먼저라고 본다.”

-빙글 신규 이용자 유입을 위한 전략이 있다면?

“빙글은 모든 걸 다 담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다양한 관심사를 다 다루다 보니까 플랫폼을 만드는 데 좀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앞으로는 신규 이용자 유입을 위한 노력에 집중할 계획이다.”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빙글이 원하는 인재상은 뭔가.

“빙글의 규모는 계속 성장 중이며 현재 인원은 45명 정도다. 빙글의 문화는 굉장히 특이하다. 다른 기업들처럼 상명하복식 문화가 아니다. 때문에 주도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핵심이다. 빙글의 철학 자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행복하게 살자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 빙글 직원들이 빙글에 와서 가장 좋은 게 무한상상을 할 수 있는 거라고 말한다. 그런 사람이라면 빙글에 딱 어울릴 것 같다.”

-더벤처스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사업을 해본 사람이 사업가들의 고충을 더 잘 안다. 나 자신도 창업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어려움들을 겪어 봤다. 도움의 손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항상 있었다. 투자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를 받았다고 비즈니스가 되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매일 매일 닥치는 어려움들을 끊임없이 풀어 나가야 하는데 자본이 없는 초기 스타트업은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겪다 끝나기가 쉽다. 초기 기업들이 시행착오들을 덜 겪고 활주로를 쌩하니 최전속력으로 달려 이륙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걸 줄여주고 잘 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더벤처스의 역할은?

“투자는 더벤처스가 하는 서포트의 일부일 뿐 파트너사들의 실무를 더벤처스가 함께 해나가는 데 중점을 둔다. 더벤처스 내에 경영, 기술, 디자인, 마케팅 등을 도와줄 수 있는 시니어 레벨의 전문가 그룹을 만들었다. 더벤처스를 컴패니 빌더 혹은 벤처 스튜디오라고 부르는 이유다. 예를 들어 개발자 출신이 아닐 경우 IT 쪽에서 투자를 받기가 굉장히 어렵다. 제품을 어떻게 만들 거냐는 거다. 하지만 우리는 투자를 한다. 나머지를 우리가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결과들이 다 좋았다.”

-연속적으로 창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

“딱히 없다. 그냥 재밌겠다는 마음에 좋아서하는 거다. 메이커스 DNA를 타고난 것 같다. 자꾸 뭔가를 만드는 게 재밌다. 최근에는 더벤처스가 투자한 파트너사를 통해 계속 새로운 걸 시도하고 있다. 사실 더벤처스도 투자자보다는 메이커스의 기질로 운영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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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달라.

“어차피 남이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창업이다. 즐기면서 하되 좋은 선배들이 있으니 조언들을 구해서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현명하게 할 수 있을 듯하다. 내가 처음 할때만해도 정보가 공유되지도 않았고 그렇다할 선배가 많지도 않아 힘들었다. 정부에서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반면 최근에는 더벤처스를 비롯해 지원해주는 곳들이 많다. 체계적으로 인큐베이팅해주는 곳을 잘 찾아 많이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