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BOM 코스트'를 낮춰라

삼성 갤S6에 온도·습도·제스쳐·UV 센서 대거 탈락

홈&모바일입력 :2015/05/19 22:59    수정: 2015/05/20 07:12

정현정 기자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경쟁은 심화되면서 제조사들이 제품 차별화에 골몰하면서도 동시에 수익성 강화를 위해 부품원가(BOM·Bill of Materials)는 낮추는 두 가지 목표 달성에 부심하고 있다.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관련 부품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그외 주요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불필요한 기능은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신제품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에 전작들에 탑재됐던 온·습도 센서와 제스쳐 센서, 자외선(UV) 센서, MHL 연결 기능 등이 대거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출시한 '갤럭시S4'에 처음으로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하지 않아도 콘텐츠를 미리 보거나 손동작만으로 전화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에어뷰'와 '에어 제스쳐' 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제스쳐 센서를 탑재했다. 제스쳐 센서는 전작인 '갤럭시S5'에도 탑재됐지만 신제품 갤럭시S6에는 해당 기능이 제외됐다.역시 갤럭시S4에 처음 탑재됐던 온도·습도 센서는 전작인 갤럭시S5부터 제외됐다.

온도·습도 센서는 주변 환경으 온도와 습도를 파악해주는 환경 센서 중 하나다. 갤럭시S5와 갤럭시S6에는 온·습도 센서를 제외하고 현재 위치의 기압을 파악해주는 기압센서(Barometer)만이 추가됐다.지난해 나온 갤럭시노트4에 추가됐던 자외선(UV) 센서도 갤럭시S6에는 탑재되지 않았다. UV 센서는 자신이 위치한 곳의 자외선 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 신제품 갤럭시S6에는 스마트폰 화면을 TV 등 외부로 출력해주는 유선 연결 표준인 MHL 기능도 빠졌다.

▲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5'에 탑재된 센서 목록 <사진=삼성투모로우>

단말기 이동상태를 측정하는 가속도 센서, 기기의 기울임을 인식하는 자이로 센서, 자력 변화를 인식하는 지자기 센서, 플립커버 덮개를 열지 않고도 전화 통화를 가능하게 하는 홀 센서, 광원의 세기를 측정해 화면 밝기를 조정하는데 쓰이는 조도 센서, 전화를 받을 때 자동으로 화면을 어둡게 만들어 통화 중 터치스크린이 동작되지 않도록 하는 근접 센서 등 기본적인 센서를 제외하고는 갤럭시S5에 처음으로 추가됐던 지문인식 센서과 심박 센서만이 갤럭시S6에도 그대로 탑재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주요 제조사들은 자사 주요 제품에 각종 첨단 센서를 탑재하면서 이 센서들이 제공하는 신기능을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해왔다.

제스쳐 센서나 지문인식 센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신기능들이 소비자들에게 널리 수용되지 못할 경우에는 불필요한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특히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성능이나 메탈 소재를 활용한 디자인 등으로 기본 원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이를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최대한 원가를 절감해야할 필요성이 커졌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라인업인 갤럭시S 시리즈의 경우 지속적으로 신기능이 추가되면서 원가가 상승해왔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갤럭시S6 부품원가는 248.1달러로 전작인 갤럭시S5의 231.2달러 대비 17달러 가까이 올랐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베이스밴드 칩 관련 부품 비용이 전작 대비 11달러 상승했고 램(RAM) 성능도 2GB DDR4에서 3GB DDR4로 향상되면서 10달러 가까이 상승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IHS는 분석했다.

▲ 주요 스마트폰의 부품원가(BOM) 분석 추정치 <자료=IHS>

양면 엣지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갤럭시S6 엣지의 경우 부품원가는 272.2달러(32GB 기준)로 더 올라간다. 듀얼 엣지 디스플레이 관련 원가가 85달러로 일반 갤럭시S6의 61달러 대비 24달러나 높기 때문이다.

앤드루 라스와일러 IHS 시니어디렉터는 "갤럭시S6 엣지의 BOM은 지금까지 출시한 삼성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높다"면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 라인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꾸준히 더 많은 기능을 더해왔고 원가도 계속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BOM 관리에 엄격한 대표적인 업체로 애플을 꼽는다. 실제 아이폰6 플러스 64GB 제품의 경우 부품원가는 236.04달러에 불과하다. 제품 용량이 64GB라는 점을 감안해도 일반 갤럭시S6 보다 12달러나 싸다. 반면 이 제품의 애플 온라인스토어 판매가격 849.00달러가 갤럭시S6 엣지 보다 50달러 더 비싸다.

한 업계관계자는 "애플은 지속적으로 사용자들의 이용패턴을 모니터링해 소비자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제외시키면서 BOM 코스트를 관리하고 있다"면서 "그러면서도 평균판매단가(ASP)는 최고 수준으로 유지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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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경우 지난해 출시된 G3가 전작인 G2 보다 BOM 코스트는 줄이면서 평균판매단가(ASP)는 높여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강화됐다. 시장조사업체 IHS가 추정한 LG G3의 BOM 코스트는 192.1달러로 전작인 G2의 BOM 코스트 232.9달러 대비 40달러나 줄었다. 특히 반도체 관련 부품과 카메라, 기타 부품 등의 가격이 전작 대비 줄었다.

업계관계자는 "필요없는 기능을 줄이면서 BOM 코스트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G3의 경우 G2 보다 BOM 코스트는 낮추면서도 판매량은 더 많아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