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리더십 전문가 "인생의 벡터 설정하라"

진로를 설정하려면 방향성을 가져야 합니다. 인생의 벡터(Vector)를 설정하세요.

삼성의 리더십·조직문화 전문가인 류지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13일 부경대학교에서 열린 '삼성캠퍼스톡 業&UP'에서 1천여명의 대학생들에게 물리 용어인 '벡터'에 비유해 진로 설정 방법을 제시했다. 어떤 진로로 가야 할지를 뜻하는 '방향'과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역량'(힘의 크기)을 함께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삼성캠퍼스톡은 다양한 분야의 삼성 임직원들이 전국 대학생들을 만나 진로 고민 해결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이날 부경대학교에서 진행된 부산·경남편은 대구·경북편과 전북편에 이어 세 번째로 진행됐다.

류지성 전문위원은 토익이나 스펙에 매달리면서도 자신의 진로 방향을 정하지 않는 것은 방향키가 고장 나 제자리를 맴도는 자동차와 같다고 지적하면서 전공 속에서 진로를 찾기 어렵다면 시야를 확장하라고 조언했다. 모든 것이 연결된 융복합의 시대에는 다른 분야에서도 진로를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류 위원은 첫 직장 선택에 부담감과 두려움을 갖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첫 직장, 첫 직무가 인생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취업 후에도 진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면 더 나은 기회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 시작한 일은 적어도 3년 이상 익히며 마스터하라고 덧붙였다.

이번 부산·경남 편에서는 류 위원과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 정무경 수석, 삼성전기 품질보증실 권승대 책임이 강연자로 나섰다.

20년차 베테랑 반도체 엔지니어인 삼성전자 정무경 수석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만드는 자신의 직무를 소개했다. 갤럭시S6의 AP칩 설계에 참여한 그는 매일 수천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기존 모델보다 더 작고 빠르며 더 많은 기능을 담고 발열은 최소화 한 차세대 칩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또 설계, 공정, 제조의 반도체 3대 실무를 모두 거친 베테랑 엔지니어로서 ▲설계 업무는 수천만 가지 경우의 수를 모두 고려해 대응 동작을 준비하는 프로그래밍 업무를 ▲공정은 설계에서 구현한 소프트웨어를 미세한 칩 속에 집어넣는 정교한 작업을 ▲제조는 제품을 가공하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 방지하는 업무라고 소개해 대학생들의 이해를 돕기도 했다.

정 수석은 세 업무를 관통하는 핵심 역량으로 '한 가지 문제에 여러 가지 답을 찾는 일문다답(一問多答)'의 마인드를 꼽았다. 특히 다각도로 생각하는 '소프트웨어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강연자인 삼성전기 권승대 책임은 품질 관련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개선과 혁신을 유도하는 품질보증 엔지니어다. 권 책임은 이번 삼성캠퍼스톡이 열린 부경대 출신으로 초·중·고·대학을 모두 부산에서 다녔다.

권 책임은 '100-1=0'이라는 이색 공식을 소개했다. 한 부분이라도 품질에 이상이 있으면 그 제품의 가치는 제로(0)와 같다는 뜻이다. 또 품질보증 엔지니어는 제품 개발 시점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부서간 이견을 조율하고 고객사의 개선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소개하면서 자신의 직무를 제품 출시를 위한 업무 전반에서 조화로운 소통을 유도하는 '컨덕터로 정의했다.

그는 자신의 대학 시절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위해 자투리 시간도 알차게 보냈다면서 전공공부, 어학공부, 대외활동, 취미생활을 '5:2:2:1'의 비율로 관리한 '대학생활 시간 활용법'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