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엣지로 공공·금융·쇼핑 사이트 써보니…

컴퓨팅입력 :2015/05/06 08:09    수정: 2016/07/12 16:54

손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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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1)MS 새 브라우저가 웹 생태계에 던진 메시지

2)엣지에 비친 MS 브라우저 전략의 비밀

3)한국이 MS 엣지를 특히 주목해야 할 이유

4) MS 엣지로 공공·금융·쇼핑 사이트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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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혀 다른 DNA를 가진 웹브라우저 엣지를 내놓았다. 새로운 인터넷익스플로러(IE) 버전이 나올 때마다 최적화 이슈로 골치 아팠던 국내 웹환경에서 주요 공공, 민간분야 웹사이트와 엣지의 궁합은 어떨까. 프리뷰 버전을 갖고 직접 테스트를 해봤다.

결론은 현재 시점에서 엣지로 국내 주요 웹환경을 이용할 경우 애플 사파리 브라우저를 쓰는 것보다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기자는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랭키닷컴 기준 국민이 많이 사용하는 대민서비스 홈페이지 73곳을 대상으로 엣지에서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봤다.

실행환경은 스파르탄 브라우저(현 엣지)가 지원되는 윈도10 프로 인사이더 프리뷰 빌드10049/10074였으며, 기기는 윈도와 호환성이 높은 서피스 프로 128GB모델을 대상으로 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민원서비스를 신청하거나 회원가입을 위해 본인인증을 요청하는 사이트는 예외없이 사용에 제약이 있었다. 일부 웹사이트는 아예 접속자체가 불가능했으며, 정보조회서비스만 제공하는 정부부처 사이트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다.

73개 사이트 중 이용에 제약이 있었던 곳은 71%로 사이트 접속 및 단순정보조회는 가능했으나 회원가입, 민원신청 등을 이유로 본인인증이 필요한 경우 제대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었다. 이용이 가능했던 곳은 21%, 이용이 불가능했던 곳이 8%로 집계됐다.

테스트 결과 가장 많이 본 화면은 '보안프로그램 설치 안내'였다. 전체 조사 대상 중 보안프로그램 미설치 사이트는 26%로 나머지 74%가 모두 보안프로그램 설치를 필수로 요청했다.

공공사이트에서 엣지를 사용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게 한 것은 본인인증이었다. 현재 공공기관 사이트 대부분은 민원신청이나 회원가입을 위해 휴대폰 인증 혹은 아이핀 인증을 요청한다. 두 가지 방식 모두 키보드보안프로그램을 필수로 깔아야하고, 별도 인증용 창을 띄우는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흥미로웠던 점은 이들 사이트가 엣지 브라우저를 IE가 아니라 마치 크롬처럼 인식한다는 점이다. '귀하께서는 현재 윈도의 크롬 39.0.2171.71로 접속하셨습니다'라는 문구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테스트 도중 빌드10049에서 10074로 자동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그 결과 이전까지 없었던 화면이 등장했다. '이 웹사이트는 인터넷익스플로러가 필요합니다(This website needs Internet Explorer)'는 문구가 표시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엣지는 '이 웹사이트는 인터넷익스플로러에서 가장 잘 작동하는 기술을 사용했습니다'라고 친절하게(?) 안내한다.

크롬으로 인식된 엣지는 윈도 실행파일인 exe 형태의 범용프로그램파일을 다운로드 받지만 실제로 설치까지 진행해도 그 다음 서비스를 사용하기가 어렵다. 일반 소프트웨어도 윈도10 프리뷰 버전에서 실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현재로서는 파일 형식의 보안프로그램만 설치/실행이 안 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민간 웹사이트는 어떨까. 대표적인 사이트 몇 곳을 확인해 보니 본인인증을 요청하면서 휴대폰 인증이나 아이핀 인증을 요청하는 곳은 엣지를 통해 해당 사이트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사용하기 어려웠다. 물론 단순정보조회는 가능하다.

네이버의 경우 본인인증에 휴대폰 인증, 아이핀 인증 대신 이메일 인증을 채택하고 있어 별도 모듈 설치 없이도 엣지 환경에서 해당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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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결제창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이밖에 현대카드, 삼성카드 등 주요 카드사 사이트, 티월드, 아시아나 항공 등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테스트에서 인상적인 사이트 두 곳을 꼽는다면 기차 예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레츠코레일과 경기도청 홈페이지다. 이들 사이트는 로그인이 필요한 서비스에 대해 추가적인 프로그램 설치를 요청하지 않았다. 경기도청은 전국 주요 자치단체 20곳 중 유일하게 이메일 인증이 가능해 엣지에서도 회원가입 및 로그인 기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