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스마트홈 ‘패권’을 탐하다

'그물망'으로 통합 관리 제공…IPv6 직접 연결도

일반입력 :2015/04/03 11:33    수정: 2015/04/03 11:33

이재운 기자

블루투스 기술이 스마트홈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블루투스4.2 표준이 공개되면서 와이파이와 함께 양강체제를 구축하며 다른 기술들을 따돌리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블루투스4.2 표준으로 인해 스마트홈 솔루션이 점점 더 블루투스 기반 기술을 향해 흘러가고 있다.

블루투스는 근거리 안에서 기기를 연결해주는 기술로, 초기에는 1:1 연결과 수 미터 수준의 커버리지로 사용이 제한적이었다. 사용이 조금씩 확대되던 10년 전 당시 유명 아역배우였던 문근영 양이 자신의 휴대전화와 연동한 무선 헤드셋을 광고 속에서 시연하기도 했다.

그런 블루투스가 이제 여러 대의 기기와 상호 연결(페어링) 되고, 인터넷과 직접 연결 된다. 4.2 표준은 IPv6와 직접 연결이 가능하다. 기존에 블루투스가 와이파이나 유선 인터넷을 통해서만 연결이 가능했던 것과 달리 이제 독자적으로 인터넷 직접 연결이 가능해졌다.블루투스 진영이 새로 내놓은 기술은 스마트홈 기술에 있어 블루투스의 입지를 더 강화시켜준다. 바로 ‘메시(Mesh) 네트워크’가 그것이다.

4.0 표준부터 지원을 시작한 이 기술은 가정이나 사무실 등 일정 구역 내에 위치한 기기를 통합 제어, 연동된 기기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이동하면서 거리가 멀어지면 다시 근처에 있는 같은 종류의 다른 기기와 연동해주는 기술이다. 메시라는 단어 자체가 ‘그물’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점을 알면 이해하기 쉽다.

LG전자가 개발한 스마트 오디오 제품이 이를 적용한 현재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 제품은 가정 내에 있는 스피커들을 블루투스로 연결, 사용자가 모바일 기기에서 음악 재생기능을 실행한 뒤 움직이면 가까이에 있는 스피커로 노래를 이어가며 재생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가령 거실에서 화장실을 거쳐 침실로 이동하면 우선 거실에 있는 스피커에서 음악이 재생되다가 이어 화장실에서, 그 다음에는 침실의 스피커에서 노래가 이어지는 방식이다.조명에도 이 같은 솔루션 적용이 가능해졌다. 노르딕 세미컨덕터는 기존 블루투스 기반 조명 시스템 보다 5배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자사 nRF51822 칩셋을 기반으로 설계한 이 솔루션은 유럽 조명업체인 카삼비 테크놀로지스와 공동개발한 것으로, 블루투스 스마트(4.0)와 2.4GHz 전용 듀얼 무선 프로토콜을 지원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연결해 조명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어 스마트홈 구현을 도와준다.

이에 따라 지그비 등 다른 무선통신 기술의 입지가 좁아지고, 와이파이와 블루투스의 양강체제가 강화되면서 주도권 다툼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도 다양한 표준을 모두 충족할 필요가 없어 고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상업용으로 쓰이는 블루투스 기반의 무선통신 기술 비콘(Beacon) 관련 연구개발도 활발하다. 특허청에 따르면 국내 비콘 관련 특허출원 건수는 2011년 10건, 2013년 35건에서 지난해 118건을 기록했고, 올해는 첫 2개월 동안에만 36건이 접수돼 2013년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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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는 O2O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생겨나고 있고, 애플이 아이비콘을, 삼성이 프록시미티 등의 서비스를 각각 선보이는 등 주요 대형 업체들의 사업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조명 업계 관계자는 “빛의 밝기를 조절하는 디밍 제어 표준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색온도나 컬러 등에 대한 표준화 작업도 아직 완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블루투스 메시 네트워크 기술이 확산되면 이에 대한 표준화를 바탕으로 스마트홈과 스마트 조명 분야 발전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