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을 전기로’…세계 최고 열전소재 개발

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 등 공동 개발…4일 사이언스 발표

일반입력 :2015/04/03 03:00    수정: 2015/04/03 17:50

최근 자동차의 엔진이나 배기가스에서 생기는 폐열을 전기로 바꾸거나 사람의 체온을 이용해 모바일 기기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이것이 열과 전기를 상호 변환할 수 있는 열전기술이다.

국내 연구진이 버려지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성능의 열전소재를 개발했다. 제조 방식이 간단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 차세대 친환경․재생에너지 기술의 혁신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이 성균관대, 삼성전자종합기술원과 함께 세계 최고 성능의 열전소재 비스머스 안티모니 텔루라이드를 제조해 사이언스 3일자에 발표했다. 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에서는 이영희 단장(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과 김성웅 연구위원(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이 참여했다.연구진은 대표적인 열전소재인 비스머스 안티모니 텔루라이드(Bi0.5Sb1.5Te3)를 새로운 금속공학적 방법으로 열전 성능 지수를 대폭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열전 성능 지수는 열전 소재의, 열과 전기 사이의 변환 성능을 나타나는데, 기존에 1.2 수준에 머물렀던 이 소재의 열전 성능 지수를 상온(320K, 약 47℃)에서 2.0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연구진이 비스머스 안티모니 텔루라이드의 열전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일 수 있었던 비결은 새로 개발한 액상 소결법에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압력을 가하면서 고체 분말들의 결합을 촉진시키기 위해 액상을 관여시켜 진행하는 액상 소결법을 이용했다. 소결의 첫 단계에서 비스머스 안티모니 텔루라이드 입계(결정 입자의 경계)에 액상 텔루륨(Te)이 존재하는데, 압력을 가하는 중에 액상 텔루륨이 배출되며 낮은 에너지 상태의 입계면이 형성된다. 이때 이 입계면에 선 모양의 결함(전위 배열)들이 고밀도로 형성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렇게 형성된 고밀도 전위 배열들이 물질의 열 전달에 기여하는, 중파장 영역의 포논(phonon)을 산란시키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열전도도를 물리적 한계 수준까지 낮추는 데 성공해 세계 최고 효율을 달성했다. 기존 소재는 고파장과 저파장 영역의 포논을 산란시키는 것에만 집중해 열전도도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성과는 기존 물리학, 재료학에서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전기전도도와 열전도도의 상충관계를 극복하고, 이에 따라 열전 에너지 변환 성능을 상온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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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웅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산업적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금속공학적 소결공정을 이용해 세계 최고 효율의 에너지 변환 열전소자를 구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다른 여느 열전소재에도 적용할 수 있어 앞으로 열전 에너지 기술 및 응용 분야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성과는 사람의 체온, 자동차 폐열 등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데나 미래 모바일 기기의 전원에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 실용화를 위해서는 물질의 안정도 테스트, 공정 테스트 등 공학적 측면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