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2O 스타트업, 해외 시장 본격 노크

일반입력 :2015/03/30 13:48    수정: 2015/03/30 18:13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국내 O2O(online to offline) 스타트업들이 해외 시장까지 본격 노크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에 찍는 도장'이라는 콘셉트로 O2O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원투씨엠(12CM)도 그중 하나다. 창업 1년만에 해외 사업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에선 삼성월렛, 얍(Yap), 다날, 페이뱅크 등이 원투씨엠의 스탬프 플랫폼을 활용해 O2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기업 여러 곳도 기술 제휴를 문의해 오고 있다. 원투씨엠은 일본 통신분야 IT서비스업체, 게임 퍼블리싱 업체 등 몇 군데와 계약을 마무리했다.

원투씨엠은 최근 중국 최대 인터넷 서비스 기업 텐센트가 주도하는 벤처캐피탈 캡스톤파트너스와 성장사다리펀드를 통해 약 20억을 투자 받으며 해외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여력도 마련했다.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일본법인을 세우고 해외 사업 전초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최근 만난 원투씨엠의 신성원 이사는 회사가 짧은 시간 안에 해외 진출까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을 두 가지로 요약했다. 첫 째 제휴 사업이 용이한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둘 째 파트너사에게 서비스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원투씨엠은 직접 서비스를 운영하고 마케팅까지 하는 것보다 기반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고 여러 사업자들이 이를 활용해 서비스를 펼칠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원투씨엠의 핵심 기술은 스마트폰에 찍는 스탬프에 있다. 스탬프는 정전기 입력 방식으로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에 인식이 되는 간단한 원리로 작동한다. 스탬프 마다 각 매장을 식별할 수 있는 고유 ID 정보가 담겨 있어 오프라인에서 스탬프를 찍으면 온라인에서 각종 인증을 가능해 진다. 간단하게는 음료 10잔을 마시면 1잔을 무료로 주는 오프라인 종이 적립 쿠폰을 스마트폰으로 옮겨 오는데 활용할 수 있다.

O2O 인증 방법으로 스탬프를 택한 이유는 오프라인에서 익숙한 사용자 경험이고 또 방법이 간단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뒷단에서는 스마트폰 모델 별로 화면의 DPI 값을 인식하고 어떤 방향에서 찍더라도 99.99% 인식할 수 있게 최적화하는 복잡한 기술이 돌아가고 있지만 실제 매장에서 이뤄지는 프로세스는 단순하다. 스탬프에 어떤 전자 장치도 없기 때문에 매장 직원들은 종이 쿠폰에 도장을 찍어 줬던 것처럼 단순히 고객 스마트폰에 스탬프를 찍어 주기만 하면 되고 사용자들은 연동되는 앱을 켜서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신성원 이사는 많은 인증 방법들이 있지만 비즈니스 단계까지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며 예를 들어 NFC 같은 기술도 있지만 지원이 안 되는 모델도 있고 사용자들이 NFC를 켜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는데 이런 작은 차이가 실제 서비스 확산에 있어서 굉장히 큰 차이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스탬프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개발하고 파트너사들에게 먼저 제시했다는 점도 원투씨엠의 성공 요인이다.

신 이사는 처음에는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게 모바일 적립 쿠폰 서비스를 제휴 모델로 만들었고 다음 단계로 할인 쿠폰 같은 것을 고객에게 보내주고 매장에 와서 사용했을 때 스탬프를 찍어 인증해 주는 방식으로 발전시켰다며 단계별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 점이 먹혀 들었다고 말했다. 스탬프 시스템을 한번 도입하면 다양한 고객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했다는 설명이다.

원투씨엠의 스탬프는 지금까지 약 국내 1만4천 개 오프라인 매장에 배포됐다. 하루에 승인되는 스탬프는 26만 건 정도다. 원투씨엠은 올해 하반기까진 스탬프를 사용하는 매장을 15만개로 늘리고 스탬프 발행 건수도 700만 건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 스탬프 매장을 30만개까지 늘려 1조 규모의 거래가 오가는 O2O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게 회사의 목표다. 원투씨엠 혼자 하겠다는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더 실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 이사는 우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긴 하지만 우리의 핵심은 기술을 만드는 회사라며 결국엔 파트너사와 어떻게 잘 윈윈할지가 가장 중요한 요인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에선 토종 한국 기술을 세계로 전파한 사례가 되겠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이미 일본에선 가능을 봤다. 일본 종합 가전회사인 NEC의 IT서비스 자회사 'NESIC', 일본 최대 게임퍼블리싱 업체이자 PC방 시스템 제공 업체인 '테크블러드'와는 계약을 완료했다. 이 밖에도 서비스 제휴를 논의 하고 있는 업체가 다 수 있다. 신 이사는 일본인들이 쿠폰을 워낙 좋아하고 동양권이라 인장문화를 가지고 있다. 또 스마트폰 보급률도 80~90%에 육박할 정도로 높기 때문에 우리 서비스 모델과 잘 맞아 떨어지는 조건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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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알리페이와 위챗 등의 강력한 마케팅 덕분에 QR코드가 결제 인증 수단으로 이미 자리잡은 상황이지만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스탬프를 이용한 한 두 개 서비스 모델만 정착시켜도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신 이사는 한국 기술이 세계에 나가서 제대로 확산된 적이 별로 없었는데 우리가 그런 일을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