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창업 지원 컨트롤타워 필요”

미래부 ‘벤처·창업 생태계 개선 위한 토론회’ 개최

일반입력 :2015/03/03 18:48    수정: 2015/03/05 11:26

“창업 지원은 많은데 너무 복잡하고 힘들다. 창업하기도 전에 복잡해서 포기하고 싶다는 목소리도 많다. 실패에 대한 부담감 또한 크다. 창업 전 자신의 역량을 강화시키고,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제도적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

벤처·창업 생태계 개선을 위해 여러 정부 부처와 다양한 기관과 기업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창업에 있어 제도적인 한계와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토로한 뒤, 이를 개선해 보다 발전적인 벤처·창업 생태계를 마련하자는 데 입을 모았다.

미래창조과학부가 3일 주관한 ‘벤처·창업 생태계 개선 위한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인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은 다양한 창업지원 제도를 한 곳에서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고 회장은 또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서 비전문가가 정책 결정을 하다 보니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 만들어진다는 점을 꼬집어 이직과 교체가 잦아 업무의 연속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발 시스템에 있어 창업자에 대한 평가 시간이 부족하다고 꼬집은 뒤, 이스라엘의 경우 전문가를 심사인력으로 육성해 창업자들과 1~3개월 같이 지내보고 관찰한다고 비교·설명했다. 나아가 병역특례 제도가 없어져 벤처 기업들이 인재 채용 및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법과 규제를 만들 때 ‘포지티브 시스템’을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법과 제도가 기술의 발전을 따라잡지 못하는 문제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현재 국내 벤처·창업 생태계의 다양한 문제점을 짚어낸 고영하 회장은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창업교육과 기업가 정신 교육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자유토론을 통해서는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다양한 경험들이 공유됐다.

먼저 김서준 노리 대표는 정부의 창업 지원금을 노린 검증되지 않은 벤처나 대학생들이 많고, 정부 지원 사업들이 초창기 기업에만 집중돼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또 과도한 성과주의에 스타트업들이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뿐더러, 엑시트(투자자금회수)를 위해 기업공개나 M&A를 하려해도 한국에서는 기형적으로 어렵다는 한계를 털어놨다.

박소영 페이게이트 대표는 창업가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 교육의 필요성을 어필했다. 주식회사에 대한 기본 지식이나 주주와의 관계, 회계나 재무, 개인과 회사의 자금 분리 운영 등 기본적인 소양 교육이 이뤄지면 좋다는 것. 이에 정부가 기관을 만들거나 시스템을 만들어 새로운 사업자가 나오면 교육을 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CNT테크 전화성 대표는 병역 의무에 따른 경력 단절의 문제점을 꼬집어 말했다. 아울러 규모가 애매한 기업의 경우 IPO나 M&A를 함으로써 엑시트 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부분에 있어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루180 정남이 팀장은 청년 창업 지원 담당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잦은 부서 이동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국내 게임 업계의 경우 선등록제가 시행되다 보니 해외의 좋은 게임들이 차단되고, 중국 퍼블리셔의 투자로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정 팀장은 “벤처 기업 인증 기준에 있어 국내 벤처캐피탈에 투자를 받았을 때만 인증이 가능한 것은 문제”라면서 “우수한 해외 인재 채용을 했다가 비자 문제로 떠나보내야 하는데, 벤처 기업 인증을 받은 회사의 경우 외국인 직원 채용 시 혜택을 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김광현 디캠프 센터장은 ‘우버’의 예를 들어 전통산업이 기술과 만나 혁신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런 변화의 흐름은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창업하는 데 우수한 인재들이 오도록 IPO나 M&A의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국회에서 계류 중인 클라우드 펀딩 관련 법안 등이 빠르게 통과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국회의원들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류준걸 세종벤처파트너스 대표는 “창업자는 슈퍼맨이 아니지만, 투자사는 슈퍼맨을 원한다”는 말로 투자 유치의 어려움을 ‘슈퍼맨’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창업을 하나의 마라톤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끊어서 달리고, 골인한 뒤에는 그 보상을 나눠 갖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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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대표는 “릴레이십 창업이 되도록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회수 시장이 활성화 돼야 한다”면서 “좋은 아이디어만 있어도 엑시트가 가능한 사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석준 미래부 제1차관은 “창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창업은 어렵고 힘든 게 아니라 재미있다로 창업 생태계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며 “창업 생태계를 바꾸기 위해 금융 및 제도적 지원 등을 해왔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고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역동적인 혁신경제의 차질 없는 이행과 창조경제 성과창출을 위해 현장의 의견을 앞으로도 꾸준히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