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 스크롤 하기 전에 사게하라"

김창환 오천만대표, "모바일 쇼핑 속도 중요"

일반입력 :2015/02/27 17:37    수정: 2015/02/27 18:26

오픈마켓에서 휠라 상품을 하루 최대 6~7천개씩 판매하며 성공한 김창환 오천만 대표(48세)는 모바일 쇼핑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

고객이 상품 페이지에서 손가락으로 세 번 스크롤하기 전에 사게끔 만들라는 것.

청주·부산에 물류센터를 운영할 정도로 큰 사업을 운영 중인 김대표는 PC에서 모바일로 주요 거래 플랫폼이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해 모바일 쇼퍼들의 구매 패턴을 눈여겨보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판매하는 스포츠 패션 상품은 젊은 고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아이쇼핑하다 충동 구매하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모바일이 더욱 중요하다.

같은 상품을 갖고 두 가지 페이지를 만들어 봤어요. 상품 숫자를 수십 가지 넣은 것과, 몇 가지만 넣은 것으로 실험해 봤는데 상품 개수가 더 적은 페이지에서 더 많은 매출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죠.

이때부터 김 대표는 모바일 쇼핑에 적합하도록 상품 사진 작업이나 페이지 제작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앉아서 10분 이상씩 들여다 볼 수 있는 PC와는 달리 스마트폰에서 쇼핑하면 10초 안에 눈을 사로잡아야 해요. 모바일은 일종의 백화점과 같다고 생각해요. 백화점에서도 물건을 너무 많이 쌓아 놓으면 오히려 구매의욕이 떨어져요. 팔릴 만한 상품을 골라서 전진 배치해야 빠르게 지나가는 모바일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어요.

실제로 오픈마켓 고객들은 모바일쇼핑의 개선점으로 '속도'를 꼽았다. 옥션-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3월 모바일쇼핑 경험이 있는 고객 1천590명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2%가 모바일쇼핑을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모바일쇼핑을 더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서 가장 많은 42%의 응답자는 컴퓨터 이용시간이 줄어 모바일로 쇼핑하게 됐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이 컴퓨터를 대체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같은 질문에서 32%는 모바일 결제가 PC 결제보다 더 편리하다고 답했고, 20%는 상품을 검색하기에 PC보다 모바일이 편리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설문 참여자의 80%는 모바일 쇼핑 중 불편함을 느낀다는 의견을 보였다. 24%의 응답자가 상품 페이지를 띄우는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했으며 두 번째로 20%가 상품설명이 너무 길거나 상세설명이 잘 안 보인다고 답했다.

또한 흔히 모바일 쇼핑의 맹점으로 꼽는 '결제 불편'(15%)이 뒤를 이었으며, 14.5%는 상품 사진이 너무 작거나 보기 불편하다고 답했다. PC 환경에서 쇼핑에 도움을 줬던 길고 자세한 상품 설명이 모바일 쇼핑에서는 속도를 떨어뜨리고 불편을 초래하는 셈이다.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오픈마켓에서는 모바일 쇼핑 속도를 높이고 고객들의 눈길을 붙잡는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우선 G마켓과 옥션은 모바일 최적화를 위해 새로운 상품정보 등록 가이드를 마련했다. 특히 2014년 초 3개월에 걸친 고객 사용성 조사를 통해 모바일쇼핑 불편사항을 모았는데 이 중 가장 많이 나온 지적 사항이 상품 설명이 너무 많고 길다라는 점에 주목했다.

기존의 방만한 상품정보를 규격화해 간소화하고, 옵션상품 설정에도 일부 제한을 둬 모바일 화면에서 최적화된 상품정보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옵션 상품 설정의 경우에는 상품사진과 옵션 내의 상품설명이 모바일 화면에서도 잘 매칭될 수 있게 했다. 숫자·영문 표기를 병행하는 옵션 번호 표기 방식을 통해 옵션 체계를 어려워하는 외국인 고객들의 쇼핑을 돕기 위해 노력했다.

상품 사진 내에는 가급적이면 워터마크나 텍스트 등을 삽입하지 않고 상품 사진만 잘 보이게 하는 것이 가이드라인이다. 기존의 오픈마켓 상품 이미지 중 상당수는 번쩍거리는 플래시를 사용하거나 화려한 배경을 사용한다던지, 번쩍거리는 텍스트를 사진 위에 얹어 상품 가격이나 할인율 등을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베이코리아 모바일 사용자 설문을 한 결과 이같은 상품사진의 경우 모바일 환경에서는 오히려 구매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환 대표 역시 스스로의 노력과 더불어 이베이코리아의 모바일 사용성 가이드라인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일반 중소판매자들은 개발자를 따로 두기 어려워 모바일에 최적화된 환경을 구축하기 어렵지만 이베이코리아가 모바일 사용성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자세한 부분까지 신경 쓸 필요 없이 모바일 환경에 일찍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베이코리아는 상품 사진을 모바일에서 띄우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일부 인기 상품에 한해 스크린 캡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상품설명을 캡처해 한 페이지씩 계속 펼쳐 볼 수 있게 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이 기술은 수백만개의 전체 상품에 적용할 수 없어 근본적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이에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이미지호스팅을 사용하는 판매상품에 한해 추가로 '모바일 경량화' 기술을 도입했다.

상품 이미지를 모바일 플랫폼에 맞게 경량화해 기존 파일 용량의 10~20% 수준으로 가볍게 만들었다. 상품 로딩 속도는 2배 이상 빨라지고 소모되는 모바일 데이터 바이트도 절약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베이코리아 이미지호스팅 서비스는 CDN(contents delivery network)을 활용해 모바일 이미지 로딩 속도도 현저히 개선했다. 기본적으로 지역마다 많은 서버를 갖추고 있어 구매자가 보고 있는 가장 가까운 지역의 서버로 이미지를 미리 보내 놔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자가 이미지를 로딩할 때 속도가 빨라진다.

그 이외에도 다양한 모바일 기능을 도입해 모바일 쇼퍼들의 눈길을 잡아끈다. PC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모바일과 연동이 수월할 수 있도록 상품을 강조하는 등 간결한 인터페이스를 선보였다.

모바일 앱도 새롭게 단장하며 주요 페이지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내비게이션 기능과 검색어 자동 완성, 최근 검색어, 최근 본 상품 저장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쇼핑 시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한 '스마일페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스마일페이는 최초 결제 시 카드 번호를 입력해 놓으면 이후 구매 시 휴대폰 SMS(단문메시지) 인증만으로 신속하게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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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결제 정보를 반복해서 입력할 필요가 없고, 보안 및 광고성 팝업창도 뜨지 않아 결제 시간도 단축됐다. 모바일 기기 사용자들의 쇼핑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최재홍 교수는 “모바일 쇼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상품사진, 설명 등 쇼핑 콘텐츠도 모바일 고객들의 기호에 지속적으로 맞춰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대형 쇼핑몰들은 상품콘텐츠를 모바일에 맞춰 발 빠르게 바꿔나가고 있는 만큼 소호몰 등 중소판매업체도 콘텐츠 모바일 화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