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휴대폰 주말 개통 가능해진다

"소비자 불편 해소" vs "유통점 비용 증가"

일반입력 :2015/02/25 16:40    수정: 2015/02/26 07:37

이번주 주말인 28일부터 주말에도 이동전화 가입이 가능해진다. 정부가 시장 과열 방지와 주5일제 근무제 도입으로 2011년 6월 이후 중단한 주말 휴대폰 전산 개통을 허용키로 한 것이다.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고, 불법 보조금 지급 등을 보다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되지만, 주말 전산 개통을 앞두고, 사전에 충분한 협의나 고지, 전산개통을 위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당장 28일부터 대리점 문을 열어야 하는 대리점에서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이후 고객들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주말 영업재개에 따른 경비부담은 더 늘어나는것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주말인 28일부터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운영하는 번호이동 전산시스템을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개통키로 했다.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자원정책과 관계자는 “이동통신 3사가 방송통신위원회와 한달간 논의를 거친 뒤 주말 전산 개통을 28일부터 다시 열기로 합의하고, 소관부처인 미래부에서 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이 주말에 휴대폰을 구입해도 사자마자 개통하지 못했던 불편을 덜 수 있고, 주말에 전산이 막혀 있기 때문에 시장이 과열됐을 때 모니터링을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 “대리점 판매점은 당장, 주말에 일 해라”

실제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만 전산 개통이 되지 않아 휴대폰을 구입하더라도 즉시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함이 컸다. 이같은 불편은 주말 개통 재개로 해소될 전망이다.

또한 주말 전산체크가 가능해, 과거 주말에 게리라식으로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늘려 발생했던 대란을 상당부문 개선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장점에 불구하고, 일선 유통점에서는 일방적인 주말영업 재개에 반발이 거세다. 이동통신시장의 한 축인 대리점과 판매점 등이 새로운 제도 시행 3일전까지 이같은 논의에서 완전히 배제됐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에서 통신사 대리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근무일수가 일주일에 5일에서 7일로 늘어나는데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통신사에 단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면서 “유통점은 이통사간 경쟁이 아니라 옆집과 경쟁을 하는 구도인데, 어느날 갑자기 주말에도 일하라는 명령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 단통법에 주말영업까지, 유통망 이중 피해

유통업체들은 이동통신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말영업 재개로 오히려 비용만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통점들은 주말영업 재개에 따라 늘어나는 비용이 줄잡아 30%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위탁 판매 계약을 맺은 판매점들이 영업을 하기 위해 대리점도 무조건 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최소한 통신사의 사전고지는 물론 비용 증가에 따른 책임과 판매수수료 재논의가 뒤따라야 한다는게 유통점들의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KTOA 전산 시스템이 이통3사가 만든 것이란 이유로 한달이나 진행된 논의에 빠진 것으로 안다”며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로 유통 경기가 침체돼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일선 대리점들은 주말 영업으로 인건비 등 비용 증가를 떠안게 됐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알뜰폰 사업자들도 이통3사가 구축한 KTOA 전산시스템이란 이유로 통신 자회사 알뜰폰 사업자가 아닌 이상 대부분이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다. 공식적인 발표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다. ■ 주말 전산 연다고 시장 모니터링 강화?

주말 개통으로 정부의 시장 모니터링이 강화된다는데 사실에 의문을 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주말에도 가입자 수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되지만, 현실적으로 일시적인 리베이트 상승 등을 잡아내기 힘들 것이란 지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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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2월에는 지원금이 모두 바닥으로 떨어지고 리베이트만 매일 변동되는 상황인데, 매일 개통건수를 집계 하겠다고 주말개통을 열어두면 눈에 띄는 대란만 사라질 뿐 시시각각 불법 지원금 지급 행위가 줄어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주말 개통이 유리하다는 의견에 대해, 휴대폰 판매 증가는 이통사의 공시 지원금 없이는 힘들다는 분석이 같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2월 들어 이통사의 단말기 공시 지원금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설 연휴 대목이 실종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