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핀테크 기업, 글로벌 생태계로 오라"

핀테크 디파티 행사 현장

일반입력 :2015/02/10 18:29    수정: 2015/02/10 19:05

손경호 기자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한국에서만 놀아야할까? 글로벌 생태계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9일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한국핀테크포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공동 주최한 '핀테크 디파티' 행사에서 영국 런던과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스타트업부트캠프 핀테크', 호주 시드니와 싱가포르에서 활동하는 '넥스트뱅크' 등은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들에게 글로벌 생태계에 함께할 것을 제안했다.

국내외 핀테크 스타트업 전문가들이 진행한 멘토링 행사 후 열린 핀테크 디파티에서는 마커스 그너크 스타트업부트캠프 핀테크 최고운영책임자(COO), 롭 핀들리 넥스트뱅크 창업자 등이 핀테크 스타트업 협업 모델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공유했다.

그너크 COO는 먼저 핀테크에 대한 개념정의부터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핀테크는 단순히 새로운 결제기술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다. 파괴적 혁신(Disruption),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의 맥락에서 핀테크 생태계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은행, 증권사, 카드사 등을 거치지 않고 결제, 대출, 투자 등이 이뤄지고 있다. '탈중개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개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내던 비즈니스 모델은 앞으로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 금융시스템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파괴적 혁신이 목격되고 있는 곳이 핀테크라는 것이 그너크 COO의 주장이다.

그는 스타트업부트캠프가 이끄는 생태계를 실리콘밸리 성공을 이끈 혁신의 열대우림(rainforest canvas) 모델을 빌려 설명했다. 벤처 투자자인 빅터 황, 그렉 호로윗이 고안해 낸 이 모델은 실리콘밸리를 하나의 생물학적인 시스템으로 보고 혁신적인 생태계를 이끌기 위한 필수 요소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너크 COO에 따르면 핀테크 생태계가 마치 열대우림과 같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리더 그룹, 이해당사자, 적절한 리소스, 협업을 위한 활동 등이 필요하다. 핀테크에서 잘 알려진 리더 그룹으로는 해외 송금, 환전 수수료를 대폭 줄인 P2P 방식의 서비스로 성공한 트랜스퍼와이즈와 같은 스타트업들과 함께 이러한 기업이 태생하게 된 영국 런던의 핀테크 허브 등이 꼽힌다. 바클레이뱅크 등 금융권과 규제당국, 투자자, 스타트업들의 참여가 열대우림의 한 축을 담당한다.

그는 재능있는 사람들이 핀테크 스타트업을 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권에서 4년 이상 업무를 담당했던 실무자와 새 아이디어를 가진 대학생들을 가장 이상적인 핀테크 스타트업 조합이라고 본다는 의견을 냈다. 가장 중요한 혁신요소는 바로 협업을 위한 활동 자체다. 협업을 위한 공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지원, 인큐베이터, 각종 아이디어를 제한된 시간 안에 구현해 보는 해커톤, 밋업 등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한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부트캠프 핀테크는 영국 런던, 싱가포르에 캠프를 차리고 매년 10개 핀테크 스타트업을 선정해 3개월 간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200여명 이상 멘토, 파트너들, 투자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현재 새로운 핀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한 공모기간이 진행 중이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프로그램은 5월 4일부터 가동된다.

롭 핀들리 넥스트뱅크 공동대표는 싱가포르 소재 DBS뱅크에서 실제로 은행원으로 일하다가 글로벌 핀테크 지원 커뮤니티를 차린 케이스다. 그는 아직은 서로 간 간격이 큰 기존 금융권과 핀테크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일종의 중개자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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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뱅크는 오는 5월 27일~28일 이틀 간 아시아권 핀테크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싱가포르에서 컨퍼런스를 열고, 기존 글로벌 금융회사들과 교류, 협업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는 기존 금융권과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경쟁관계에 놓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 어느 나라나 모든 은행들이 핀테크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새롭게 투자를 하고 협업 모델을 만드는 은행들이 높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는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