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바바, '모바일 마법' 통할까

스마트폰업체 메이주에 투자…"독자 OS전략 시동"

일반입력 :2015/02/09 18:10    수정: 2015/02/10 08:3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알리바바의 마법이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서도 통할까?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스마트폰 업체에 직접 투자를 단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8일(현지 시각)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가 중국 스마트폰 업체 메이주 테크놀로지에 5억9천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는 바이두, 텐센트와 함께 ‘BAT 삼총사’로 불리는 기업. 특히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절대적인 강자로 통하고 있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야심은 전자상거래 시장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난 해 초대형 기업공개(IPO)를 성공리에 끝낸 알리바바는 최근 들어선 모바일 시장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 모바일 플랫폼 '윤OS' 보급 확대 노린듯

알리바바가 모바일 시장 공략 무기로 애지중지하는 것이 바로 윤OS다. 이 제품은 원래 전자상거래 앱과 서비스를 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됐다.

하지만 시장은 알리바바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구글 안드로이드의 아성을 뚫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천하의 알리바바도 모바일 플랫폼 시장은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알리바바가 상대적으로 무명에 가까운 메이주에 투자를 감행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미 지난 해부터 메이주와 손을 잡았다. 윤OS를 탑재한 메이주 단말기를 시장에 내놓고 있었다.

다급하기는 메이주도 마찬가지다. MP3 플레이어를 생산하다가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메이주는 샤오미를 비롯한 경쟁업체들에게 멀찍이 떨어져 있다.

메이주는 올해 스마트폰 2천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3대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 레노버, 화웨이가 각각 1억 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규모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것. 존재감 미약한 메이주에게 알리바바가 내민 손길은 구원의 동앗줄이나 다름 없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제휴의 관심은 ‘알리바바의 마법’이 모바일 시장에 어느 정도나 통할 수 있을 지다. 일단 알리바바 측은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 3년 전 페이스북과 비슷한 고민

현재 알리바바가 처한 상황은 지난 2012년 페이스북과 비슷하다. 당시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업체로 화려한 IPO에 성공했던 페이스북은 곧바로 모바일 수익 부재란 비판에 시달렸다.

특히 광고 매출에 의존하는 페이스북 입장에선 모바일 쪽에서 실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었다. 이후 페이스북은 모바일 전략을 대폭 강화하면서 모바일 비중을 전체 광고 매출의 70% 선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알리바바 역시 비슷한 실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번 투자는 이런 고민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외신들에 따르면 지안 왕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메이주 투자로 알리바바 그룹의 생태계는 엄청나게 확대됐다”면서 “특히 전체 모바일 전략 면에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강조했다.

알리바바의 이번 투자는 중국 인터넷 기업의 스마트폰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타오바오와 T몰 등 알리바바의 주요 상거래 사이트는 모바일 트래픽 비중이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모바일 강자들과 연이어 손을 잡았다.

알리바바는 지난 해 8월 타오바오에는 중국판 트위터는 웨이보를 결합시켰다. 이에 따라 웨이보에서 곧바로 타오바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알리바바는 또 지난 해 중국 모바일 지도 회사인 오보내비 홀딩스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역시 모바일 비중을 대폭 늘리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 '메이주 투자' 모바일 전략 화룡정점 될까

이번에 알리바바가 단말기 업체에 투자를 단행한 것은 모바일 전략에 마지막 점을 찍기 위한 것이라고 봐도 크게 그르지 않을 것 같다.

관련기사

전자상거래 시장에선 중국 뿐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알리바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웹 플랫폼에서 얘기다. 모바일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급속하게 쏠리는 상황을 감안하면 뭔가 실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알리바바의 메이주 투자가 유독 관심을 끄는 것은 그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과연 3년 전 페이스북처럼 ‘모바일 마법’을 완성할 수 있을까? ‘BAT’의 한 축인 알리바바의 행보에 많은 시선이 쏠리는 것은 그 해답이 궁금하기 때문일 것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