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핀테크’ 열풍…"게임만으론 안돼"

급격한 변화·규제 리스크 피할 '대안'

일반입력 :2015/02/03 15:49    수정: 2015/02/03 16:10

국내 굴지의 대형 게임사들이 잇따라 전자결제 업체들과 손잡고 핀테크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나섰다.

NHN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전자결제 업계 3위 사업자인 한국사이버결제(KCP)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엔씨소프트가 업계 1위 KG이니시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면서 사업영역 확대에 나선 것.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9월 사업구조 다변화를 목적으로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인 KCP의 지분 30.15%를 642억원에 사들여 이 회사 1대 주주가 됐다.

또한 NHN엔터테인먼트는 국경없는 전자상거래 시대에 대비해 미국 B2B 패션잡화 유통업체 ‘비쓰리스타즈’·중국 온라인 유통업체 ‘에이컴메이트’·일본 쇼핑몰 호스팅업체 ‘사바웨이’·한국 쇼핑몰 호스팅업체 ‘고도몰’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과, DB보안 솔루션 업체 등에 잇따라 투자를 진행했다.

2013년 페이팔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국가간 상거래 시장 규모는 1천50억 달러(한화 113조3천억원)에 달한다. 이는 2018년까지 3천70억 달러(330조4천억원) 규모로 3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NHN엔터테인먼트는 3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 이중 1천500억원을 간편결제 사업에 투자키로 했다. 가입자 확보를 위해 560억원, 가맹점 확보에 100억원, TV광고비용으로 315억원을 사용하기로 하는 등 핀테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다.

한게임부터 게임 사업에 '올인'해 온 NHN엔터테인먼트가 PG사를 인수하고, 전자상거래 시장에 눈독을 들이게 된 원인은 최근의 급격한 게임 시장 변화와 규제여파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주력 장르인 웹보드 게임 실적이 급감하면서 신사업 발굴 및 사업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게임 콘텐츠 제작부터 판매, 그리고 보안성을 갖춘 결제에 이르기까지 게임과 비게임분야 모두를 아우르는 전자상거래 및 간편결제 시장을 모두 잡겠다는 포석으로 평가된다.

엔씨소프트도 KG이니시스에 450억원을 투자해 핀테크 사업에 진출했다.

양사는 이번 계약으로 핀테크 TFT를 발족하고 온라인 결제시장뿐 아니라 O2O·전자상거래 영역에 특화된 인터넷전문은행 등 다양한 금융 산업으로 사업을 검토,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KG이니시스 측은 ▲국내 최대 가맹점 기반과 ▲인증·승인·정산 등의 결제기술 및 고객 경험, 그리고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엔씨소프트와의 협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양사는 700조 규모의 오프라인 시장을 O2O 서비스로 연결, 이 중 20%인 140조 거래를 끌어 안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기술 및 인증·보안·단말기·소프트웨어 개발 등 인프라를 확보하고 다양한 사업 모델을 발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게임을 주력으로 해 온 엔씨소프트 역시 급격한 시장 변화가 신사업 추진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궁극적으로, 간편결제로 대표되는 핀테크 산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O2O·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전자결제 업체들 입장에서도, 대규모 자금과 글로벌 네트워크, 그리고 뛰어난 보안기술 등을 갖춘 게임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글로벌 전략을 마련하고 사업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거래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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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게임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여기에만 기댈 수 없다는 판단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라면서 “머지 않아 모든 콘텐츠 거래가 간편결제로 이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기존 게임 사업과 함께 전자상거래 및 간편결제를 위한 기반 기술을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G이니시스 측은 “R&D 기술 부문에서 엔씨소프트는 국내 최고 수준의 IT 및 인터넷, 보안 기술을 갖추고 있다”며 “KG이니시스는 독자적인 결제 서비스 노하우와 간편결제 서비스에 대한 기술 인프라를 보유한 만큼 양사의 기술적 결합을 통해 신규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핀테크 산업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