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TV, 게임 콘솔 집어 삼킬까

킬러 콘텐츠로 주목...소비자 입장에서도 유리

일반입력 :2015/01/13 11:37    수정: 2015/01/14 08:25

이재운 기자

스마트TV가 게임을 만나 진화하고 있다. 이러다가 게임 콘솔을 흡수할 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기존 스마트폰이나 PC와는 또 다른 경쟁 상대가 게임 콘솔 업계 앞에 나타난 셈이다.

반면 서로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어차피 '다 같은' 컴퓨팅 장치라는 설명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필두로 스마트TV 제조사들이 게임을 주요 콘텐츠로 육성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 스마트TV, PS4 게임을 구현하다

이달 초 삼성전자와 소니는 삼성 스마트TV에서 소니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PS)3 게임 100여종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즐길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나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향후 플레이스테이션4 게임 타이틀도 지원할 계획이다.삼성전자는 소니와의 협력은 물론 이후 지난 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15에서 유비소프트가 개발한 유명 댄스 게임 ‘저스트 댄스 나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스마트TV에 제공되는 스마트리모콘을 활용해 실제로 몸을 움직이는 게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플레이어간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빙고 홈’ 게임을 야후와 공동 개발하고, 유명 인기 모바일게임 ‘헬로히어로’도 TV에서 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스마트TV 생태계 확대를 위해 소비자를 붙잡기 위한 이른바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s)’로 게임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은 자체 특성상 흥미를 유발하고 동시에 화려한 그래픽 등 기술력을 뽐내기에도 유리하다. 여기에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과 게임 콘텐츠의 다양화 등도 결합돼 새로운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게임 업계도 러브콜...'콘솔의 종말'도 거론게임 업계도 스마트TV를 새로운 플랫폼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스마트TV 글로벌서밋 2014’에 기조연설을 맡은 장 미셸 드톡 유비소프트 스마트TV 담당 부사장은 “스마트TV가 게임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며 기존의 콘솔 기기를 TV에 연결해 사용하는 것보다 스마트TV에서 곧바로 구현하는 것이 사용자 입장에서도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드톡 부사장은 닌텐도 위(Wi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 등 새로운 기술이 비디오 게임을 보다 다양화하고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들어줬던 사례를 언급하며 스마트TV에서 이 같은 활용도가 더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게임 업계에 구애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자도구(SDK)를 배포하고, 관련 세미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특히 자체 생태계를 표방한 타이젠 운영체제(OS) 생태계로 개발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리눅스 관련 개발자 행사에 참가하고 있으며, 리눅스 진영도 타이젠의 확산을 돕기 위해 이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처럼 스마트TV에 게임을 결합하려는 시도에 다른 업체들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관련기사

중국 레노버의 경우 GPU 성능을 강조한 엔비디아 테그라K1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TV '터미네이터S9' 등을 통해 PC게임을 스마트TV에서 구현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소니의 경우 플레이스테이션 TV를 지난해 10월 출시한 데 이어 자사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TV에서 플레이스테이션 나우를 제공하는 등 게임 관련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 콘솔이 스마트TV에 흡수되는 '콘솔의 종말'도 거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폰이나 PC와 달리 스마트TV는 게임 콘솔의 필수적인 보조장치였던 TV가 직접 게임을 제공하는 형태로, 이전과 다른 상황이라며 하지만 달리 보면 콘솔 업계가 하드웨어에 집착하기 보다 새로운 기회로 만들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