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100일…"검열논란 속 혁신"

뱅크월렛 카카오택시 등 '초연결 서비스' 확대

일반입력 :2015/01/08 09:51    수정: 2015/01/08 09:54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합병을 선언하고, 공식 출범한지 오늘(8일)로 100일을 맞았다.

다음 최세훈 대표와 카카오 이석우 대표의 공동대표 체제로 틀을 갖춘 다음카카오는 지난 100일 간 사이버 검열 논란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합병 새로운 사업에 잇따라 도전하며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금융과 IT 결합인 '핀테크 시대'를 맞아 소액 송금 서비스 ‘뱅크월렛 카카오’를 출시했으며, 올 1분기 출시를 목표로 ‘카카오택시’ 개발 및 제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아가 1천억원 규모의 투자전문회사인 케이벤처그룹 설립을 준비했으며, 모바일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넓히기 위한 M&A에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작년 10월1일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다음과 카카오의 공식 합병을 알렸다. 당시 회사는 약 4개월 간 오픈 및 수평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문화적·법적 결합을 마무리했다는 소식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극대화 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음카카오가 제시한 키워드는 ‘연결’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정보,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람과 사물 등 일상 생활을 둘러싼 모든 것을 연결하며 실시간 상호 소통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 이를 위해 여러 파트너사들과 협력함으로써 더 큰 가치를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에 제공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다음카카오는 합병 비전을 채 펴 보기도 전에 전혀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였다. 바로 수사기관의 사이버 검열 논란이 ‘카톡 감청’으로 불똥이 튀면서 이용자 이탈과 불신으로 큰 곤욕을 치뤘다. 또 수사기관의 감청 요구에 이용자들의 카톡 정보를 모았다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결국 이석우 대표가 직접 공식 기자회견에서 사과한 뒤 더 이상 수사기관의 감청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에는 사법당국과 정치권에 더 큰 파장을 일으켰다. 기업이 실정법을 따르지 않겠다는 뜻과 다름 없다면서 다음카카오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이어, 이석우 대표는 아동·청소년 음란물 방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 보복수사, 표적수사 의혹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음카카오는 이용자들의 사생활 보호 약속을 이행해 나갔다. 카톡 내에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했으며 일대일 비밀 채팅 모드와 채팅방 재초대 거부 기능 등을 추가했다.

아울러 이용자 정보보호 등 사생활 정책 전반에 걸쳐 전문적 검증을 받기 위해 ‘프라이버시정책자문위원회’를 출범 시켰다. 프라이버시정책자문위는 카카오톡 등 다음카카오의 모든 서비스에서 개인정보 보호 절차 및 현황 검토는 물론, 현재 추진중인 비밀채팅 모드 적용과 투명성보고서 발간 등 프라이버시 정책 전반에 대한 전문적인 자문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영장집행 등 공공의 목적을 위한 개인 정보 제공과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나갈 방침이다.

또한 이달 중으로 이용자에 대한 감청·압수수색 영장 집행 협조 및 개인정보 제공 요청 내역을 공개하는 투명성 보고서도 발간할 예정이다.

합병 이후 서비스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지난해 11월 모바일 지갑 뱅크월렛 카카오를 출시함으로써 새로운 결제 문화를 선도했다. 16개 은행과 공동으로 선보인 뱅크월렛 카카오는 카톡 계정을 이용해 접속, 지인 간 소액을 주고 받는 서비스다. 경조사비를 부탁하거나 식사값을 지불할 때 유용하며, 하루 최대 10만원 한도 내에서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

올 1분기 중에는 콜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를 기사용과 승객용으로 나눠 2개의 앱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택시운송조합 및 한국스마트카드와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택시 서비스는 합병 이후 '새로운 연결, 새로운 세상'이라는 비전 하에 선보이는 첫 온·오프라인 연결(O2O) 서비스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신규 서비스와 함께 다음카카오는 글로벌 모바일 시장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벤쳐 생태계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투자전문회사인 케이벤처그룹(가칭) 설립도 추진 중이다. 회사는 지난 달 22일 이사회를 열고 1천억원을 투자해 법인 설립을 완료하기로 의결했다. 설립 예정일은 오는 23일이다.

케이벤처그룹은 다음카카오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찾고,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적극적인 투자 및 인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공격적 투자로 실리콘밸리 벤처 생태계와 같은 벤처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초대 수장에는 박지환 대표가 내정됐다.

다음카카오는 지분투자와 인수에도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회사는 지난 달 모바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SNS 전문 스타트업 유저스토리랩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다음카카오는 유저스토리랩의 모바일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 다양한 개발 경험, 성장 잠재력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유치원·어린이집 스마트 알림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키즈노트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키즈노트는 유치원·어린이집 교사가 PC나 스마트기기로 아이의 일상·식단·사진·기타 공지사항 등을 등록하면 실시간으로 부모가 모바일 기기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전국 유치원·어린이집의 30%에 이르는 1만4천개 기관(유치원·어린이집·기타 학원 등 영유아 기관 모두 포함)이 키즈노트에 가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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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는 키즈노트 인수를 통해 기존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강화하고 신규 서비스 영역인 O2O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카카오 합병은 지난해 국내 인터넷 업계의 화두였지만 카톡 감청 이슈로 업계가 기대했던 수준의 성과는 아직 없는 것 같다”면서도 “이석우 대표가 수차례 강조했듯 다양한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가 어떻게 창출되고,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을 지향하는 다음카카오의 새로운 서비스가 얼마나 선보여질지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히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