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투더 퓨처' 속 2015년, 미래 아닌 과거"

모바일-인터넷은 없어…하늘 나는 자동차 정도가 '미래'

일반입력 :2015/01/02 14:5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2001년이 밝을 무렵 영화 한 편이 화제가 된 적 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SF 명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였다.

1968년 개봉된 이 영화는 30여년 뒤 미래에 대한 예측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당시 언론들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속 예측이 실현된 것과 아닌 것을 분석하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2015년이 밝아오면서 또 다시 영화 한 편에 관심이 집중됐다. 마이클 J 폭스가 주연했던 영화 ‘백투더 퓨처2’가 바로 그것이다.

■ 영화 속에선 여전히 팩스가 주 통신 수단

1989년 개봉된 ‘백투더 퓨처2’의 영화 속 배경은 1985년. 하지만 이 영화는 주인공인 마티(마이클 J 폭스)가 브라운 박사(크리스토퍼 로이드)의 타임머신을 타고 2015년으로 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당시 기준으로 30년 뒤 미래 모습을 그렸던 셈이다.

애틀랜틱, 뉴스위크 등 주요 외신들은 신년을 맞아 일제히 ‘백투더 퓨처2’가 그려낸 영화 속 2015년과 현실 속 2015년을 비교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백투더 퓨처2'가 그린 2015년의 대표 아이콘은 날아다니는 자동차와 역시 하늘을 날 수 있는 호버보드. 여기에다 여성이 미국 대통령이라는 설정도 추가돼 있다.

이처럼 온갖 영화적 상상력이 동원됐지만 제작자들도 가장 중요한 기술 발전은 예측하지 못했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무선 인터넷 기술이 바로 그것. 모바일 기술을 바탕으로 한 개인맞춤형 문화 역시 예상하지 못했다.

그 뿐 아니다. 영화 '백투더 퓨처2'에는 휴대폰 자체가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 제작자들은 21세기 필수품인 인터넷의 등장도 예상하지 못했다. 영화 속 2015년에는 여전히 팩스가 주된 통신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애틀랜틱은 이런 부분에선 ‘백투더 퓨처2’는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는 영화였다고 평가했다.

■ 드론 활용한 취재는 요즘도 관심사

실제 현실과 닮은 부분도 적지 않다. 브라운 박사가 날씨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스마트 워치가 대표적이다. 주인공인 마티 맥플라이의 집에 있는 평면TV 역시 이젠 웬만한 집 거실을 차지하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얼굴 인식 기술 역시 요즘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언론사가 취재에 드론을 활용하는 부분 역시 요즘 추세와 비교적 잘 맞아 떨어진다. 영화 속에선 USA투데이가 드론으로 사건 현장을 촬영한 사진을 게재한 것으로 나온다.

애틀랜틱은 또 “영화 속에는 디지털 결제를 수행하는 기기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반면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나 호버보드는 아직은 일상 용품은 아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있긴 하지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상업용과는 거리가 먼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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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백투더 퓨처2’가 30년 전에 묘사한 2015년은 미래 같은 느낌을 주기엔 다소 부족하다고 애틀랜틱이 평가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 외에는 지금 상황에서 놀랄만한 기술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백투더 퓨처2’ 제작자들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같은 정보 혁명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요즘 다시 그 영화를 보면 미래를 다룬 SF 영화라기보다는 과거 영화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애틀랜틱이 지적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