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기억되는 게임이 있을 정도로 음악은 게임하면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해외에서는 비틀즈의 폴 메카트니같은 유명인이 FPS 게임 ‘데스티니’ 테마곡 제작에 참여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최근 게임 음악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
도마스튜디오 양승혁 게임음악감독은 “아직까지 게임음악을 단순한 효과음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최근에는 일반 음악과 게임음악의 차이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음악 감독 한스 짐머 같은 인물들이 ‘크리아시스2’ 등 게임들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할 정도”라고 말했다.
양승혁 감독이 자신을 게임음악감독 양승혁이 아닌 단순히 음악하는 양승혁으로 소개하는 이유다. 장르에 따른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음악이 담기는 매체에 따른 차이는 없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이런 생각에는 양승혁 감독의 화려한 이력도 영향을 미친다. 조수미 투어 피아니스트로 3년 간 활동했으며 유명 애니메이션 ‘뽀로로’ ‘라바’ 등의 음악 감독으로 활약했다. 그동안 음악으로 참여한 게임으로는 ‘던전 앤 파이터’ ‘리니지’ ‘킹던 언더 파이어’ 등이 있다.
양 감독은 26일 현재 그가 음악감독을 맡은 모바일 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매출 순위 탑 텐에 5개 이상 포진 되어 있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텐센트에서 선정하는 ‘2013 텐센트음악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01년 도마스튜디오 설립 때부터 함께해 업계에 몸담은 지 10년이 훌쩍 넘은 만큼 확고한 철학과 비전이 양승혁 감독이 생각하는 자신의 장점이다.
양 감독은 “테마곡이든 효과음이든 게임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게임의 스토리”라며 “게임을 충분히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한 게임의 음악을 제작하는 과정은 복잡한 듯 단순하고 단순한 듯 복잡하다.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소통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먼저 게임을 플레이 해보고 게임의 특성을 파악해 해당 게임에 어울리는 음악을 기획하고 기준점을 설정해 이를 바탕으로 개발진과 회의를 거듭하며 사운드를 완성한다.
양 감독에 따르면 이 중 개발진이 해당 게임을 통해 게임 이용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이 어떤 건지 파악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게임음악은 눈에 보이는 걸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동작 등 해당 장면이 주는 이미지를 청각으로 더욱 부각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야 거기에 맞는 음악이 나온다.
일례로 최근 양승혁 감독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더소울’은 이용자들이 영웅들의 혼을 이용해 전투를 진행하는 게임이다. 때문에 양 감독은 음악에도 영혼을 고려, 딱딱 끊기기 보다는 흐름이 풍부한 음악을 만들고자 했다. 이런 식으로 게임의 스토리와 콘셉트가 음악을 만들 때 영감이 된다.
양 감독은 “간단하게 아이템 획득 효과음을 생각하면 단순하게 ‘띵!’ 소리가 날수도 있지만 배낭에 아이템을 넣는 느낌으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날 수도 있다”며 “게임음악 제작은 이처럼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을 생각해야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500개가 넘는 게임에 참여해 음악을 제작하면서 해당 게임 개발사 대표가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는 등 기억에 남는 일도 많았다. 자신이 만든 게임음악이 우연히 들려올 때는 아직도 신기하단다.
이처럼 일에 대한 보람과 함께 인간적인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게임음악감독 일이 가진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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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감독은 “콘텐츠를 만든다는 건 사실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음악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날로그 감성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음악은 결국 삶이기에 많이 웃고, 울고, 화내면서 인간적인 삶의 감성을 놓치지 않아야 음악도 잘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오디오의 가치를 상업적인 성공으로 이끌어낼 자신이 있는 만큼 앞으로는 하나하나의 좋은 곡을 넘어 게임과 어울리는 전체적인 음악적 연출에 욕심이 있다”며 “이용자들이 음악을 통해 해당 게임의 재미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