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계 "네거티브 마케팅 도 넘었다"

소셜커머스, 배달 앱 등 경쟁사와 장외전 만연

일반입력 :2014/12/22 14:40    수정: 2014/12/26 18:02

소셜커머스, 배달 앱 등 최근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새로 부상하고 있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확실한 1등’이 부재한 시장일수록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사를 비방하거나 소송전을 벌이는 '네거티브 마케팅'이 정도를 더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오픈마켓 업계에서 시작된 경쟁사 깎아내리기 전략이 소셜커머스로 번지더니 최근에는 배달앱 시장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마켓 vs 11번가

국내에 오픈마켓 경쟁이 불붙기 시작한 시점은 SK플래닛이 11번가를 론칭한 2008년 이듬해 부터다. 이후 이베이가 2001년 옥션을 인수한 뒤 2009년 지마켓까지 사들이면서 국내 오픈마켓 시장을 장악하자, 후발주자인 11번가의 대응이 본격화되기 시작됐다.

11번가가 채택한 전략은 모회사인 SK텔레콤과의 제휴, 그리고 대규모 마케팅을 통한 인지도 높이기였다. 이와 함께 지마켓에 대한 공세도 강화했다. 지마켓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경쟁사와 거래하는 소속 판매자에게 웹페이지를 통한 홍보에 불이익을 줬다며 이를 공정위에 제소한 바 있다.

이후 지마켓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11번가는 2011년에도 경쟁제한성 이슈로 옥션과 지마켓의 합병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이에 옥션과 지마켓의 합병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늦춰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 지마켓과 11번가는 지난 2012년 네이버가 ‘샵N’이라는 이름으로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하자 대기업인 네이버가 오픈마켓까지 진출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결국 샵N은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서비스 약 2년 만에 지난 6월 문을 닫았다. 대신 네이버는 판매수수료가 없고 판매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상품 등록 플랫폼 ‘스토어팜’을 론칭했다.

■쿠팡 vs 위메프

상대편 깎아내리기 경쟁은 2010년 태동한 소셜커머스 시장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서로 업계 1위를 주장하던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급기야 경쟁사 비방 광고로 번져 소송 다툼까지 벌이게 됐다. 쿠팡이 위메프가 지난해 방영한 유튜브 광고를 문제 삼아 1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

국내 소셜커머스 선두 기업 간의 법정 공방은 위메프가 지난해 6월부터 약 반년 간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쿠팡을 희화한 광고를 게재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위메프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장·비방광고로 시정명령을 받았지만 쿠팡 측은 비방 광고로 회사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고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면서 손해배상청구 소송까지 제기했다.

현재 두 회사의 법적 공방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첫 변론이 열린 상태며, 향후 더 큰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배달의민족 vs 요기요

선두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은 올해 배달앱 시장으로 옮겨왔다. 요기요가 배달의민족이 진행한 수수료 비교 광고를 문제 삼으며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및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것.

당시 요기요 측은 자사의 수수료 범위와 상이하고, 양사의 사업 모델이 달라 이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배달의민족 광고가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요기요의 공정위 제소와 법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되자 배달의민족은 해당 비교광고 집행을 중단했지만, 아직 공정위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양사의 갈등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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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판결에 따라 쿠팡의 위메프 제소 사례처럼 요기요가 배달의민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벌일 가능성도 있지만, 요기요 측은 현재까지는 법적 다툼까지는 고려치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대부분 외국계 자본으로 이뤄져 있고 어느 한쪽이 장악한 구조가 아니다 보니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가열될 수밖에 없다”면서 “아마존 등 글로벌 공룡 기업이 국내 시장에 진출했을 때 업계 1위가 아니고서는 경쟁하기 힘들다는 절박함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쟁을 더욱 뜨겁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