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제원 대표 “요기요가 나쁘다고요?”

‘똑똑한’ 컨설팅 강점…“지마켓 같은 이커머스 구현”

일반입력 :2014/12/16 16:09    수정: 2014/12/16 20:44

배달앱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다 보니 여러 가지 추측과 오해가 많다. 배달앱 업체가 소상공인의 눈물 묻은 돈을 얌체같이 빼앗아 간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이런 논란의 중심에는 업계 2위인 ‘요기요’가 있다. 경쟁사가 만든 수수료 프레임에 갇혀 악덕 기업인양 비춰지기 때문이다.

세간의 이같은 오해에 나제원 요기요 대표는 할 말이 많다. 배달앱 3사를 두고 단순 수수료만 비교하는 경쟁사와 일부 언론들에게 갖는 ‘씁쓸한’ 감정이 적지 않기 때문. 사업 모델이 다르니 속까지 자세히 들여다 봐달라고 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겉만 핥는다. 나 대표를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요기요는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의 한국지사격인 알지피코리아의 배달앱 서비스다. 다른 앱 서비스와 달리 모든 주문이 모바일 결제로 이뤄진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메뉴 선택부터 주문까지 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다. 지마켓이나 11번가에서 물건을 고르고, 결제하는 방식과 같다.

“배달의민족이나 배달통은 전화주문과 모바일 결제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하는데 전화주문은 소비자가 실제로 주문을 완료 했는지, 또 어떤 메뉴를 얼마나 주문했는지 알 길이 없어요. 경쟁사의 경우 거래액을 노출하는데 추정치일 뿐입니다. 실제와는 상당한 격차가 있을 거고요.”

‘온리 모바일 결제’의 장점은 사용자 입장에만 있지 않다. 결국 가맹점들에 혜택이 돌아간다. 회사에서 주문수와 주문액, 주문내역 등의 정보를 축적하기 때문에 각 업소에 맞는 ‘똑똑한’ 컨설팅이 가능하다.

특히 요기요는 지난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배달 가능 지역 범위를 조정하거나, 최소 주문 가능 금액을 설정하는 것 등에 있어 점주들에게 여러 도움을 주고 있다.

추후에는 잘 판매되는 메뉴를 통계적으로 산출, 불필요한 메뉴를 줄이도록 권해주거나 상권 분석 등의 서비스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전화주문 비중이 높은 경쟁사들이 따라오기 힘든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업주분들이 요기요를 사용함으로써 추가 주문이 발생한다는 체감을 뚜렷이 하는 것이 제일 큰 목표입니다. 두 번째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컨설팅 등 부가적인 지원을 해드리는 겁니다. 전화주문 비중이 큰 경쟁사가 따라오기 힘든 부분이죠.”

요기요는 별도의 광고비 없이 발생한 매출에 대한 수수료만을 부과하고 있다. 몇 달 전부터 12.5%의 동일한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5.5~9.0%, 3위 업체인 배달통이 2.5%인 것과 비교해 다소 높아보인다.

“휴대폰 요금에 빗대볼게요. 기본료에 더해 10초당 20원 통화료까지받는 통신사와, 기본료 없이 통화료 30원만 받는 통신사랑 단순 비교가 될까요. 차이가 분명한데 기본료는 쏙 빼고 우리는 10초당 20원 받고, 쟤네는 30원 받기 때문에 우리가 싸다고 하는 주장이 논리적일까요.”

나제원 대표는 요기요의 올해 매출이 작년에 비해 7~8배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설립 이후 거의 매달 20%씩 성장을 거듭해 왔는데, 내년 역시 올해보다 3~4배 가량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나 대표는 현재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3강 구도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다음카카오가 배달앱 서비스를 준비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제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국내 배달앱 시장이 현재 1조라고 추정했을 때 내년에는 1.5조에서 2조원 까지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요기요는 지금보다 3~4배 정도 매출이 증가할 것 같고요. 현재 배달앱 3강 구도는 유지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대기업이 기존 사업자를 누르면서 이 시장까지 뛰어들기엔 평판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죠. 다음카카오 역시 마찬가지고요. 지금 분위기로는 기존 사업자와 제휴하는 게 낫다고 보는 것 같아요.”

앞으로 요기요는 사업 모델의 다각화를 고민해볼 생각이다. 다만 지금까지 광고비 없는 수수료 정책을 고수해온 데는 이유가 있다. 타사들이 광고비를 받고 해당 가맹점을 리스트 상단에 노출시킨 것을 일종의 ‘반칙’으로 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손해가 있더라도 모든 선택들이 소비자와 점주들을 향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광고는 즉각 매출 발생을 일으킬 순 있지만 소비자 만족도에서는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리스트 상단에 진짜 제대로 평가된 맛집을 보여주느냐, 아니면 광고비를 낸 곳을 보여주느냐가 저희와 타사가 구분되는 철학의 차이입니다.”

최근 배달통이 요기요의 최대주주인 딜리버리히어로에게 인수된 일이 화제가 됐다. 업계 2·3위 업체 모두 실질적인 최대주주가 하나이기 때문이다. 나제원 대표는 이미 형제가 된 배달통과 상호협력을 위한 논의를 이제 막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직개편 계획은 현재 없지만 앞으로 상호협력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배달통과 교류하는 정도입니다. 이제 막 상호협력 논의를 시작한 정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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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제원 대표는 요기요의 투자 유치 계획도 살짝 언급했다. 또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도 설명했다.

“추가 투자 유치는 본사와 논의하고 있고 조만간 발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업주분들이 추가 주문으로 인한 매출 상승을 확실히 느끼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컨설팅 등 부가적인 지원 역시 끊임 없이 할 거고요. 사용자들에게는 혁신적인 경험을 계속 제공할 생각입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어요. 지마켓 같은 이커머스의 기능을 모두 구현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