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방치 국내 기업만 혼쭐…트위터는?

외산 SNS는 단속 허술…규제 역차별 전형

일반입력 :2014/12/11 09:13    수정: 2014/12/11 09:22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의 경찰 소환을 계기로 국내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 역차별 문제가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의 음란물 단속에서도 국내 기업들만 엄격한 제재를 받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와 같은 외산 SNS의 경우 아동·청소년음란물이 무분별하게 방치되는 반면에 국내 서비스인 카카오그룹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10일 대전지방경찰철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음란물 공유 방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다음과 합병 전인 카카오 대표 재직 시 ‘카카오그룹’을 통해 유포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대해 사전에 전송을 차단하거나 삭제하는 조치를 규정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20개 정도의 음란물 유포·공유 카카오그룹을 적발했다. 또 동영상 1천800여개, 사진 수 만장이 담긴 서버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이석우 대표는 지난 달 중순 참고인 신분으로 1차 조사를 받았고, 10일에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조사에서 이 대표는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7조에 따르면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적절한 기술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법은 규정하고 있다.

■왜 국내 기업만 끌려가고 처벌 받나?

국내 SNS 기업 최초로 음란물 단속에 책임 추궁을 당한 이석우 대표 소식에 국내 인터넷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음란물 단속에 소홀했다면 책임을 져야 하지만 수사당국이 외산 기업에는 사실상 아예 손을 놓고 있다는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음란물 단속도 대표적인 규제의 역차별이란 지적이다.

특히 이번 대전경찰청이 문제 삼은 카카오그룹의 경우 폐쇄형 SNS라는 점에서 사업자가 취할 수 있는 단속 범위가 한정적이라는 데 한계가 있다. 비공개 그룹 서비스다 보니 일반적인 방법으로 음란물 단속이 어렵고, 개별 모니터링에 한계가 있음에도 수사에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 대상이다.

무엇보다 언론 등을 통해 끊임 없이 제기된 트위터 음란물에 대해서는 수사당국이 특단의 대처를 하지 않은 채 국내 기업만 털고 있다는 지적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특히 트위터에서는 이름 설정에서부터 성적 표현이 가능하고 검색 뿐만 아니라 연관검색어를 통해 아동·청소년 음란 트위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성인인증 절차가 없다보니 미성년자들도 트위터를 통해 음란한 사진을 보거나 공유되는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어 ‘음란물 관계망 서비스’란 비판이 있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검색창에 ‘음란’이라고만 입력해도 수많은 노출 사진이 검색되는데 근본적인 해결없이 음란물 유포자만 간간이 적발하는 선에만 단속이 머물고 있다. 외산 기업이란 이유로 사업자에 대한 책임 추궁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트위터 가입자가 9억명을 넘어서고 유통되는 음란물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모니터링 전담팀은 미국 본사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한국에는 음란물 모니터링 담당 인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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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SNS 등 미성년자들에게 유해한 정보의 유통이 차단되고, 사업자가 이를 사전에 차단하는 임무는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국내 기업에게는 기업의 대표를 수차례 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외산 기업의 경우는 문제가 된 이용자만 적발해 처벌하는 수준에만 그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또 “진정으로 음란물 유통과 유포를 차단하고자 한다면 국내 기업, 외산 기업 차등을 주지 않는 공정한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미 외산 서비스들은 수사당국의 단속과 관리가 허술하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악용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난 만큼 트위터와 같은 외산 SNS에 대한 관리와 단속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