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LG 스마트폰 사령탑 왜 바꿨나

폰 사업 쉽지 않은 국면으로 판단하고 있는 듯

일반입력 :2014/11/27 14:15    수정: 2014/11/28 09:57

이재운 기자

LG전자가 오랜 침체 끝에 최근 안정 궤도에 오른 스마트폰 부문의 수장을 전격적으로 교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전자는 27일 발표한 2015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모바일 기기를 담당하는 MC사업부장에 조준호 (주)LG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조 신임 사업부장은 지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LG전자 정보통신사업부문 전략담당과 북미사업부장을 거치며 당시 북미 지역에 대한 효과적인 공략을 바탕으로 LG전자 휴대폰을 글로벌 선두권 브랜드로 올려놓은 주역 중 한 명이다.

2007년 당시 LG전자는 조준호 사업부장의 전략을 바탕으로 북미 휴대전화 시장에서 19.6%에 이르는 놀라운 점유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LG가 조준호 사장의 영업·마케팅 능력을 통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스마트폰 사업을 더 공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조 사장이 그룹의 신임이 두터운 전략·마케팅 전문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큰 승부'를 위한 배치라는 분석이 많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박종석 사장은 연구개발에 강한 엔지니어 출신이고, 조준호 사장은 전략과 마케팅에서 과거 뛰어난 성과를 보인 인물”이라며 “G3를 통해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확보된 만큼 이제 영업과 마케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LG가 현재 상황을 다소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LG의 경우 이제 가까스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상태다. 그러나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삼성과 애플 2강 구도에서 샤오미 같은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자칫하면 중국 업체한테 가장 먼저 잡힐 '약한 고리'가 LG일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현재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은, 매출 기준으로 3위이지만 출하대수 기준으로는 5위권이다. 이미 판매대수 시장 점유율에서는 중국 업체들에게 뒷덜미를 잡혔다.

따라서 개선된 수익성 못잖게 점유율 확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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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유로는 박종석 현 사업부장의 건강상 사유도 있다고 LG전자는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박종석 사장이 사업부의 위기 상황에서 무리를 한 탓인지 건강 상의 이유로 출근을 못한 날도 더러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종석 사장은 내년부터 최고기술자문역(CTA)을 맡아 LG전자 사업 전반에 걸친 연구개발 자문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