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칼끝 샤오미 겨눴다…혁신도 가속

모델 줄여 원가 절감…"중저가서 붙어보자"

일반입력 :2014/11/18 11:35    수정: 2014/11/19 15:03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의 칼끝이 마침내 중국 샤오미를 겨냥했다. 모델 수를 줄여 원가를 절감해서라도 가격으로 치고 나온 샤오미와 정면으로 맞붙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한편으로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혁신을 가속화해 애플과의 전선도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갖고 회사 현황과 향후 사업 방향 등에 대해 설명했다.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Basics)는 게 캐치프레이즈인데, '마구 벌리기'보다 적에 대한 '정밀 타격'을 위해 제품 라인업을 손질하는 게 골자다.

특히 모델 수를 지금보다 3분의 1에서 4분의 1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생산원가를 낮춰 샤오미 등 중저가 중심 업체들과 맞붙음으로써 점유율을 지키겠다는 전략을 보인다.

■중저가 라인업 개편…비용 부담 줄인다

이날 행사에서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상무는 “(올해) 가격이 중요해진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없었다”며 “자원, 모델을 줄이는데 중점을 두고 2015년에는 2014년 대비 모델 수를 3분의 1이나 4분의 1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해외 스마트폰 시장, 특히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현지 업체에 1위를 내주며 위기에 직면했던 삼성전자 IM사업부가 중저가 시장에서 너무 많은 라인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지적 속에 소비자 대응도 효과적으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는 메탈 소재를 강조한 중가 라인업 ‘갤럭시A 시리즈’를 선보였다. 그 동안 하이엔드 제품에도 플라스틱을 고집하던 노선을 탈피해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다.

앞서 전문가들은 “메탈 소재를 적용하면서 생산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봤지만 삼성전자는 중저가 라인업 정비로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는 행사에서 “(모델 수를 줄이면)대량생산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세계적인 경쟁을 유지하려면 가격면에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은 계속 된다…폴더블 제품 박차

이명진 전무는 특히 “중저가 제품에서는 가격이, 고가 제품에서는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가형 시장에서는 산업을 선도할 혁신적인 제품으로 승부하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비용 절감 및 효율화와 차별화된 사용자경험(UX)을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고가형 제품에서 구현되는 새로운 UX는 시간이 지나면 중저가형 제품에도 확대 적용되기 시작하므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두가지 측면에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 개발은 늘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주요 전자부품 계열사와 협업해 새로운 하드웨어 폼 팩터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휘어진(Curved) 형태의 갤럭시 라운드, 올해 측면 디스플레이를 추가 장착한 갤럭시노트 엣지를 잇따라 선보인 데 이어 이르면 내년에는 접히는(Foldable) 형태의 스마트폰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날 IR행사에서 이창훈 삼성디스플레이 전무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다음해 말까지 제공할 계획”이라며 “마지막 완제품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상당한 수의 인력을 투입해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르면 내년 봄부터 플렉서블 OLED를 양산할 A3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혁신 시도를 통해 샤오미 등 후발 주자와의 차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줄어든 격차를 다시 벌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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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진 전무는 “(샤오미가) 어디서 수익을 창출하는 지 모르겠다”며 “(샤오미가) 인터넷으로 팔기 때문에 (비용을 낮춰) 잘하고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인터넷(판매)도 (삼성의 판매)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4분기와 관련 3분기와 유사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무는 “4분기는 3분기보다 더 악화된 것도 없지만 나아진 것도 없다”며 “갤럭시노트4는 잘 됐고 도움이 됐지만 마케팅 비용을 줄여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