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의 진짜 목표는 모바일 인터넷 정복"

[신간소개]샤오미 인사이트

일반입력 :2014/11/04 14:4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샤오미의 기세가 무섭다. 3분기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로 뛰어오르면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애플 짝퉁'으로 폄하했던 사람들이 갑자기 샤오미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그 동안 샤오미는 ‘싼 값’과 ‘인터넷 마케팅’으로 바람몰이를 하는 기업 정도로 폄하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무섭게 부상하면서 조금씩 샤오미를 보는 눈들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여름엔 구글 출신인 휴고 바라까지 영입하면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허옌이 쓴 ’샤오미 인사이트’는 샤오미의 성공 스토리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실리콘밸리가 공부하는 기업’으로 꼽히는 샤오미의 기획에서 마케팅까지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이 묘사하는 샤오미는 간단한 기업이 아니다. 그냥 애플이나 구글을 따라하는 ‘짝퉁’이 아니란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샤오미는 처음부터 온라인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샤오미의 이 같은 방침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천하의 구글도 첫 휴대폰인 넥서스원을 온라인 판매했다가 비참하게 실패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샤오미 창업자인 레이쥔의 생각은 달랐다. 이 책이 전하는 얘기를 그대로 옮겨보자.

“레이쥔은 넥서스원의 실패를 거울삼아 두 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온라인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첫째, 마케팅을 잘해 지명도를 쌓아야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제품을 산다. 둘째, 애프트서비스를 해결할 충분한 힘을 갖춰야 사람들이 안심하고 구매한다. 레이쥔이 보기에 구글이 실패한 것은 온라인에서 스마트폰을 파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21쪽)

레이쥔은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스마트폰 판매에 멋지게 성공했다. 이처럼 샤오미는 겉으로 보기엔 그냥 성공 기업들을 따라하는 것 같지만 나름의 치밀한 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샤오미의 야심은 단순히 스마트폰 판매회사가 아니다. 레이쥔이 샤오미를 만들면서 스마트폰을 선택한 것은 모바일 인터넷 정복이란 좀 더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 성격이 강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운영체제로 PC 시대의 승리자가 된 것처럼, 야후 구글 페이스북 같은 회사들이 인터넷의 입구를 장악하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린 것처럼, 모바일 인터넷의 입구를 장악하는 회사가 궁극적인 승리자가 될 것이란 고민의 결실이 바로 샤오미였단 얘기다.

이 책은 이런 관점을 토대로 샤오미의 성공 방정식과 확장 전략을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제품 기획 단계부터 고객들을 적극 참여시키고, 또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식은 샤오미가 단순히 애플을 모방하는 기업만은 아니란 사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샤오미의 고객이자 브랜드 전파의 핵심으로서 미펀은 샤오미 스마트폰 성공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미펀들은 샤오미를 성공시킨 거대한 원동력이다. 인터넷 마케팅의 선봉에 선 샤오미의 팬클럽 경제는 전통적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게 신선한 가르침을 줬다.” (136쪽)

레이쥔이 2013년 4월15일에 했다는 다음과 같은 연설은 샤오미의 야심이 어디에 있는 지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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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샤오미는 스티브 잡스가 정의한 스마트폰의 틀을 깨고 혁신을 하려 합니다. 또한 중국과 홍콩, 타이완 지역에서 이 혁신을 시험하며 정식으로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는 꿈을 실현하려 합니다.” (39쪽)

(허옌 지음/ 정호운-정세경 옮김, 예문 1만3천500원)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