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핀테크 스타트업 투자 받으려면…

일반입력 :2014/10/28 13:54

손경호 기자

국내에서 금융과 IT기술을 결합한 핀테크(Fintech)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융권과 파트너십을 통해 투자 유치에 나서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에서도 간편결제가 주목받기 시작하고, 페이팔, 알리페이 성공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에서도 금융과 IT기술을 결합해 스마트폰 결제, 송금, 대출 등을 구현하는 핀테크(Fintech) 기술 관련 스타트업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 관계자들은 초기 투자를 받을만한 마땅한 곳을 찾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스마트폰 기반 소액대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온덱(ondeck), 렌딩클럽(lending club)이 올 연말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27일 중소기업청, 핀테크 스타트업, 학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크게 단기적인 방법과 장기적인 방법이 있다.

현재 핀테크 스타트업은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시행령 제1장 제4조에 따라 대통령령이 정하는 창업에서 제외되는 업종에 속한다. 여기에는 금융 및 보험업, 부동산업, 숙박 및 음식점업, 무도장운영업, 골프장 및 스키장 운영업, 기타 개인 서비스업(산업용 세탁업 제외), 이밖에 제조업이 아닌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하는 업종으로 돼 있다.

이중 핀테크 스타트업은 금융업에 해당돼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중소기업청 창업지원과 박은주 사무관에 따르면 이 분야 투자가 제한되는 이유는 금융업이 중소기업이 진출하기에 적합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중기청은 올해 투자 제한 업종을 줄이기 위한 연구용역을 수행했으나 금융업에 대한 판단은 마찬가지로 나왔다. 핵심적인 이유는 스타트업이 금융업은 특성상 사용자들이 직접 피해를 볼 수 있으나 여기에 대한 손실을 보전해 줄만한 자격이 되는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아예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 사무관은 핀테크는 금융과 IT기술을 결합한 만큼 IT서비스업으로 분류해서 들어오게 되면 투자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 전문회사인 코인플러그는 이같은 방법으로 미래에셋벤처투자 주도로 보광창업투자, 캡스톤파트너스, DSC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25억원에 달하는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윤호성 코인플러그 이사는 우리가 금융업이 아니라는 것을 정부로부터 허가받아 투자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종에 대한 결정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기관에서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단기적인 투자를 유치할 수는 있지만 핀테크 스타트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벤처캐피털의 모태펀드라 불리는 한국벤처투자 대표를 맡았었던 서강대 경영학부 정유신 교수는 금융이 공공재적인 성격이 있다보니 금융IT(핀테크)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은행, 카드사 등 금융기관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금융업과 핀테크 스타트업이 가진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 그만큼 투자여건도 완화되고, 안정적인 자금 수혈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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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술이 발달한 영국에서는 오히려 은행들이 먼저 나서서 핀테크 스타트업들과 교류하면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고 있는 일이 늘고 있다. 전체 유럽 시장에서 영국,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매년 핀테크 시장이 50%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영한다.

이와 관련 영국에서 핀테크 스타트업을 차리기도 했던 퓨처플레이 신재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핀(Finanatial)과 테크(technology) 기업 간 파트너십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